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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용마 Dec 21. 2023

수집하고, 정리하고,
추출하고, 표현하라

요즘 꽤 흥미롭게 읽었던 책 <세컨드 브레인>에서 지식 관리 비결로 'CODE'를 설명한다. 



Capture : 공명하는 내용을 수집하라

Organize : 실행을 목표로 정리하라

Distill : 핵심을 찾아 추출하라

Express : 작업한 결과물을 표현하라


1. Capture (수집)


누구나 수집은 잘한다. 뉴스 기사를 읽다가 마음에 들면 카카오톡으로 공유하고, 사고 싶은 게 있으면 장바구니에 넣는 식으로 공명하는 내용이 있다면 사람들은 보관하고 싶어 한다.


단, 추억의 용도가 아니라면 결국 수집한 대상은 활용해야 된다. 그리고 활용되려면 수집 대상에 따라 적절한 분배가 필요한데 보통 노트에 적었다가, 아이폰 메모에 적었다가, 노션에 적었다가, 원노트에 적었다가, 다이어리에 적었다가 또 다른 괜찮은 게 있으면 계속 이동하며 적다 보니 어떤 하나의 도구에 익숙해지기 전에 수집 물들을 여기저기 퍼뜨려놓는다. 


그래서 결국엔 나중에 본인도 수집한 자료가 어디 있는지 모르는 지경까지 이른다. 수집하려고 카카오톡 나와의 채팅을 켜다가 몇 개월 전에 수집한 콘텐츠를 발견하고, 다른 사람의 노션을 보고 감명받아 비슷하게 정리하려고 작성하니, 과거에 이미 비슷한 자료가 있는 식이다.


2. Organize (정리)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리에서 막힌다. 정리하는 방법도 모르겠고. 정리하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예전에 한 번 시간을 내어 정리해 봤지만 깔끔하게 보일 뿐, 추출(Distill)이나 표현(Express)으로 이어지지 않아 효용을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수집한 정보를 '굳이' 시간을 내지 못한다.  


정리하지 않으면 온갖 문제가 찾아온다. 집에는 물건이 넘쳐나고, 핸드폰은 용량이 부족하고 아이클라우드는 스토리지가 꽉 찼으니 상위 요금제로 결제하라는 알람이 온다.


그래서 더 큰 집으로 이사 가고 싶고, 다음 아이폰을 살 땐 가장 큰 용량으로 사야지 마음먹고, 아이클라우드는 내 사진들을 보관해 주니까 비싸게 써도 괜찮다고 위로한다. 


정리가 안 되는 사람들은 정리만 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줄 안다. '정리(Organize) 방법을 알면 지금 겪고 있는 문제에서 해방되겠지' 싶지만 ODE에서 O(Organize)만 해결될 뿐이다. DE(Distill, Express)가 기다리고 있다.


C-O-D-E 4단계를 모두 알고 이제 정리는 해결됐으니 추출(D)에 집중해 보자 하는 사람과 겨우 정리를 끝내고 나니 추출 단계로 넘어온 사람의 마음가짐은 다르다. 전자는 단계를 모두 알고 있어 스테이지를 지날 때마다 성장했다고 느끼는 반면, 후자는 이제 겨우 끝내서 쉬려고 하는데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한다고 느낀다. 다시 말해 뒤에 숨어있는 단계를 보지 못한 사람은 현재 겪고 있는 고통에만 집중한다. 


3. Distill (추출)


디테일에 집중하는 만큼 전체를 보는 힘도 중요하다. 매일 전체를 볼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1년에 몇 번씩은 전체를 조망해야 한다. 지금처럼 연말이라는 시기를 이용하면 더 좋다. 


한 해를 돌아보려고 계획한 사람들은 '2023년 연말에 좀 더 쉽게 한 해를 돌아보려면 지금부터 조금씩 정리해야겠다'라고 마음먹어서 틈틈이 재료를 쌓지만, 올해가 열흘도 채 남지 않아서 불안한 마음에 한 해를 한 번 돌아볼까 싶어 지금까지 수집한 사진, 메모, 기록 등에서 고대 유물 찾듯이 '의미 있는 기록'을 찾는 사람의 결과물은 다를 수밖에 없다.


나 같은 경우 수집은 주로 Workflowy, 노션, Things, 카카오톡 나와의 채팅 등 다양한 곳에 상황에 맞게 하는 편이지만, 정리는 Workflowy에서 시작하는 편이다. 


2023년 회고도 그렇다. 올해를 돌아볼 때 테마가 '여행&워케이션, 건강, 경제, 지식'으로 나뉘는데 먼저 구역(Area)을 설정하고 지난 기록을 한 번씩 훑어본다.


지난 기록은 Workflowy 내 데일리 캘린더를 이용한다.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기록하지 않지만, 되도록 많은 기록을 이곳에 쏟고 있다. Workflowy에 정성을 쏟는 이유는 추출이 쉬운 덕분이다. 노션이나 에버노트, 다이어리 등은 정리하기 좋지만 추출이 어렵다. 내가 원하는 자료가 어디 있는지 알 때는 찾기 쉽지만, 그렇지 않으면 헤매야 하는 경우가 많아 보통 포기해 버린다.



4. Express (표현)



수집-정리-추출이 익숙한 사람은 표현에도 능하다. 표현의 다른 말은 결과물이다. 경험을 수집했다면 정리가 필요하고, 정리가 되면 그중 핵심만 추출한다. 추출한 핵심은 결과물로 표현한다. 


수집이 인풋(input)이라면 표현은 아웃풋(output)이다. 인풋이 들어와서 아웃풋이 되려면 정리와 추출의 내재화가 필요하다. 


처음엔 누구나 전체가 보이지 않는다. 이미 한 번의 사이클을 경험한 사람들은 '전체'를 보고 그 효용을 느껴 입문자에게 노하우를 알려줘도 입문자는 그 효용이 와닿지 않는 이유다. 그러나 결국 CODE라는 시스템을 내 것으로 만들려면 '전체'가 이해되지 않더라도 사이클이 한 번 돌 때까지는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사람에 따라 사이클은 몇 개월 만에 끝날 수도 있고, 수년 혹은 수십 년이 걸릴 수도 있다.


하지만 CODE가 삶에 내재화되는 순간 내가 수집한 자료가 언제든 표현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이걸 한 번 경험하고 나면 보고 듣고 느낀 것 모두를 수집하고 정리하고 추출하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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