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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PD Nov 09. 2019

구글플레이는 진화가 필요하다 #4

개발자와 게이머의 동상이몽

"구글플레이는 진화가 필요하다."라는 주제로 4개의 글을 써보는 중입니다.

이번엔 네 번째 '#4 개발자와 게이머의 동상이몽'이라는 주제로 적어보겠습니다.

다른 작성글을 보시려면 아래 목록에 링크를 걸어두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 게이머 중심의 게임 큐레이션이 필요한 이유

#2 구글플레이 게이머 중심 큐레이팅 강화 제안

#3 플랫폼사업자의 오해와 진실

#4 개발자와 게이머의 동상이몽




#4 개발자와 게이머의 동상이몽


지난 4월 바이오웨어의 '앤썸'이라는 게임을 통해 개발자와 게이머는 생산자와 소비자 입장에서 서로의 괴리가 얼마나 심한지 그리고 그런 괴리가 현재 시장을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였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된 기사를 통해 볼 수 있다.


왜 우리가 당신들 사정까지 신경 써야 합니까?


“앤썸은 어떻게 망가졌는가?” 바이오웨어, 논쟁에 휘말리다
왜 우리가 당신들 사정까지 신경 써야 합니까?
게이머이자 소비자로서 '개발사 사정'을 신경 써야 한다

이 문제를 잘 살펴보면 개발자, 게이머, 그리고 개발자와 게이머의 가교 역할을 하는 게임 웹진이 그동안 얼마나 파트너십이 없었나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우선 인벤의 기사 '왜 우리가 당신들 사정까지 신경 써야 됩니까?'가 얼마나 방향을 잘 못 잡았는지를 이야기해보려 한다. '앤썸'이라는 게임은 출시 전부터 게이머들의 관심작이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서도 많은 게이머들이 투자를 하였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전달했다. 이 게이머들이 개발사의 사정을 신경 쓰지 않은 게이머들 같은가? 오히려 그 반대다. 엄청나게 '능동적으로 팬덤을 생성해 나가는 게이머들'이었다는 얘기다. 그런데 인벤의 기사는 이 핵심을 간과하고 게임을 공산품과 비교해버리는 자본주의 논리를 펼치며 그동안 '한국 게임의 현실을 외면하고 철저하게 자본주의적 게임을 소비한 게이머들을 대변'한다. 우리가 모든 상품의 질과 가격만으로 제품을 구입한다면, 우리는 왜 농심라면을 안 먹고 오뚜기 라면을 고르며 남양유업 제품에 손이 안 가고 그 맛있는 아사히 맥주를 안 사 먹고 있겠는가. 이 모든 건 소비자가 공익적 관점의 기업의 가치관을 기반한 소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자본이 지배하는 자본주의 시장이 아직까지 온전하게 돌아가는 가장 큰 이유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게임은 게임을 만드는 게임 디자이너들도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의 70%를 온전하게 구현하지 못한다. 개발자 내부에서도 의견도 분분하지만 퍼블리셔와의 협업 또한 쉽지 않은 난관이다. 그리고 더군다나 이렇게 팬덤이 생성되고 적극적인 의견들이 올라온다면 매일매일이 브레인스토밍이 되어버리고 3개월마다 쓰레기들을 폐기하는데 골머리를 써야 하는 지경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결국 데드라인에 다다른 '앤썸'은 디버깅이 완벽하게 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출시를 하게 되었고 결과는 참담했다. 이 부분은 '앤썸'의 개발사 바이오웨이와 퍼블리셔 EA의 전적인 책임이다. 결국 대부분의 게임이 소비자 100%를 만족하는 게임은 절대 나오지 않는다. 자신의 원하는 방향으로 게임이 나오지 않았다고 게임 개발자들을 비난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인벤 기자는 자신이 말한 대중이 원하는 재미라는 기준이 얼마나 모호하고 어려운 것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 이런 이슈를 바라보며 스티브 잡스가 했던 한마디를 꺼내본다.


소비자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것을 물은 다음에 그것을 만들어 줄 수는 없습니다.
당신이 제품을 완성할 즈음, 이미 소비자들은 새로운 제품을 원할 것입니다.



무과금 사용자를 위한 게임은 없다.


구글플레이가 진화하기 위해서는 게임을 제공하는 개발자와 게임을 플레이하는 게이머도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야 한다. 아래는 금일 11월 9일 자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 상위 게임들이다. 11월 7일 출시한 V4가 별점 2.2점을 받고 최고 매출 3위를 달성한 게 눈에 띈다. 최근 리니지M과 같은 #1에서도 언급되었듯이 '현금화를 중심으로 하는 매출 순환 구조'의 게임들이 출시와 동시에 계속해서 매출 상위 순위권으로 올라오고 있다. 대부분 달빛 조각사를 제외하면 기존 PC시장에서 이름을 알렸던 1,2세대 MMORPG IP가 많다. 조만간 A3도 넷마블을 통해 나온다고 하고 거상M도 나온다고 하니 거의 대부분의 MMORPG IP가 모바일로 넘어온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이 18세 등급을 받는다. 이는 유저간 거래를 위한 경매장이 존재한다는 의미이고 그것은 현금거래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는 대기업들에 의해 이런 게임들로 장악되고 있다.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 (2019년 11월 9일 기준)

모바일 게임 전체 사용자 중 '과금사용자 비율은 4.7%'로 추정된다. 이중 10만 원 이하 결재 사용자가 75.8%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리고 전체 사용자 중 100만 원 이상 결재하는 '고과금사용자 비율은 0.15%'로 전체 매출의 41%를 담당하며 '1% 사용자가 전체 매출 90%'를 발생시킨다. 결국 이렇게 구글플레이는 1% 게이머가 핵심 소비자가 된다. 그리고 자본주의 대기업의 철저한 이윤 추구를 위해 개발사들은 1%의 소비자를 위하여 게임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99% 게이머들은 왜 자기들이 재미를 위한 게임을 만들지 않냐고 1%의 소비자를 위해 만들어진 게임의 평점에 1점을 준다. 이렇게 99% 사용자들은 광고 수익화 게임을 즐기거나 게임노동자(현금화를 위한 재화 생산을 하는 게이머)가 된다. 자 그럼 이런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벤 기자가 범했던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로 살짝 비꼬아 보겠다.


왜 우리가 무과금 게이머들 사정까지 신경 써야 합니까?


하지만 언제나 시장은 그렇게 흘러가지 않았다. 그 가장 큰 이유는 대부분의 개발자가 생산자이면서 소비자였기 때문이다. 그런 개발자들의 인디 정신이 시장을 정화해 왔고 오늘도 주말을 반납하고 자신이 추구하는 재미를 게임에 녹이고 있을지 모른다. 이런 인고의 고통 속에서 인디 개발자들은 자신들이 창조한 재미에 공감하는 1%의 게이머를 찾아내기 위하여 끝을 알 수 없는 항해를 1개의 별자리만 바라보고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수많은 개발자들이 이 넓은 바다에서 조난당하지 않고 당신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게이머가 개발자의 사정을 신경 써야 하는 이유다. 그리고 '플랫폼사업자는 이들이 서로 만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장담하건대 시장이 붕괴되고 살아남는 건 인디가 될 것이다.


이런 폭풍 속의 바다를 항해하고 있는 인디 개발자들은 지금 어떤 생각일까? 몇 년 동안 주변의 수많은 개발사들이 사라지고 다시 만들어지고를 반복했다. 대부분의 인디 개발사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결국 흥행에 성공한 대형 개발사의 게임의 일부를 카피캣하거나 확률형 뽑기를 과도하게 적용하는 것을 보아왔다. 하지만 이렇게 제작된 게임이 흥행에 성공할 확률을 기대한다면 더 힘든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유는 성공한 대형 개발사의 카피캣은 그 일부만으로 콘텐츠의 효과가 발휘되지 않고 확률형 뽑기의 경우 뽑기에 등장하는 아이템의 베리에이션 규모와 상대적인 과금 경쟁을 기반으로 하지 않으면 효과를 얻을 수 없다. 결국 이런 콘텐츠의 만족을 구현하려면 더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글로벌 시장을 고려했을 때 개인의 만족에 포커싱 되는 과금 모델을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런 힘든 인디 개발의 상황이 인디게임 시장이 포화되서일까? 우선 인디의 이념에 대하여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을 수 있으니 글쓴이가 생각하는 인디게임의 정의를 기존 작성했던 글로 올려본다.

인디게임의 정의


인디게임 시장의 붕괴가 시작됐다.
'인디포칼립스(Indiepocalypse)'


며칠 전 인디 기획 기사를 하나 보게 되었다. 인디게임 시장이 과포화 상태의 '레드오션'이 된 지 오래고 인디게임 시장의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는 3부작의 기사였다. 플랫폼사업자, 개발사, 게이머 모두 한 번씩 일어볼 만한 좋은 기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몇 가지 접근에는 동의할 수 없었다.

[인디기획 #1]과포화 상태 도달한 국내 인디게임 시장, '인디포칼립스'가 시작됐다
[인디기획#2]왜 인디게임은 '방치형' 아니면 '로그라이크'인가? 인디게임 몰락 가속화 시키는 몰개성화
[인디기획#3]"제 2의 '아타리 쇼크' 올 수도..."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말하는 '인디포칼립스'

체급 싸움은 사실 메이저 시장에서나 통하는 것이다. 이런 체급 싸움을 할 수 있는 인디 개발사들은 극히 소수다. 대부분의 인디 개발사들에게 체급 싸움은 핑계일 뿐이다. 그리고 원래 인디 개발사의 성공은 희박했다. 지금이 더 희박해졌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리고 인디아포칼립스?라는게 와서 인디시장이 죽는다? 장담하건대 시장이 붕괴되고 살아남는 건 인디가 될 것이다. 인디는 99%의 대중에게서 멀어지고 1%의 대중에게 어필하는 것이 전략이다. 이런 전략을 내수시장만으로 성공시키는 국가가 몇 개안된다. 게임인구가 뒷받침돼야 1%가 흥행과 수익성을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나라 같은 개발환경에서는 글로벌은 필수다. 1%를 100개 국가에서 모아야만 흥행을 할 수 있다. 결국 지금과 같은 플랫폼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는 플랫폼사업자의 큐레이팅 혁신이나 매출 순위 중심의 평가 제거가 아닌 이상 사용자를 모으는 건 굉장히 힘들다. 그리고 마케팅 자체도 힘들기 때문에 매칭 될 수 있는 채널이 너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인디 개발자들이 도전정신이 부족했다며 십자가를 짊어지게 하지 말았으면 한다. 그리고 아타리 쇼크는 과포화 상태의 시장을 이야기하면서 인용하기에는 적절하지가 않다.



인디가 1%의 팬덤을 만나는 조건


1%를 계속 모으려면 팬덤이 생성되어야 한다. 그 팬덤을 잘 가꾸면 그들이 바이럴 하고 계속 1%를 모으게 된다.

그래서 인디의 성공 여부는 지구력에 영향을 받는다. 혜성처럼 나타난 인디 개발사들은 그리 많이 않다. 그리고 인디 개발자에게 본인도 재미없어하는 게임 만들지 말라고 하는 이유는 게임에 빠져들게 하는 재미라는 임계점을 구축하려면 본인이 그 임계점에 도달해보지 않으면 그 심도를 느낄 수 없다. 결국 그런 게임을 가장 좋아하는 1%들이 그걸 모를 것 같은가? 바로 티가 난다. 그럼 당신의 게임은 그 1%들에게 뼈까지 물어 뜯긴다. 나머지 99%는 그 게임에 관심도 없다. 인디게임이 실패하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이것이다. 그러니 본인이 재미있는 게임 만드시라.



현금화를 중심으로 하는 매출 순환 구조


우리가 경계해야 되고 막아야 하는 것은 '현금화를 중심으로 하는 매출 순환 구조'를 가진 게임들이 시장을 지배하는 것이다. 이미 최고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리니지M은 일 최고 매출 130억이라는 기록을 세웠고 2017년 6월 출시 이후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아래 그래프는 2019년 상반기 모바일 게임 매출을 비교한 것이다. 2위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차이다.

2019년 상반기 모바일 게임 매출 비교

이러한 게임들이 결국 조장하는 건 게임의 재미가 아닌 '사행성'이다. 결국 플레이의 재미가 아닌 고난이도 던전에서 드롭되는 아이템을 획득하여 고가로 판매하기 위한 기대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이미 예전부터 확률형 아이템(랜덤박스)으로 인하여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이 사행성이라는 조건을 만족하기 위한 '환가 가능'이라는 조건 즉 재산상 이익 또는 손실이 있냐 없냐에 의해 규정된다. 현재 현금거래는 이런 환가 가능을 충족한다. 이것은 업계가 변명할 수 없는 현실이다.

확률형 아이템의 실질적 문제점과 해결방안
“이틀 만에 2000만 원 결제” 리니지M 사행성 논란

그리고 리니지M을 벤치마킹한 게임들이 기존 PC MMORPG들의 IP를 가지고 계속해서 매출 순위를 장악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이런 진행이라면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논란은 강제규제로 바뀌게 되는 건 시간문제이다. 우리는 2006년 당시 게임업계를 빙하기로 몰아넣은 '바다이야기'를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인들이 의학계 여론을 형성하여 게임과몰입 등으로 게임업계를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행성은 누구도 막지 못할 트리거가 될 수 있다.



인디게임이 사랑받는 시장이 가장 건강한 시장이다.


새로운 재미를 찾아내고 그 재미를 다른 게이머와 공유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신념만큼 순수한 게 있을까? 글쓴이는 이런 이들이 시장에서 인정받고 경제적으로 여유를 갖고 더 새로운 재미를 찾아주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그들의 항해가 항상 즐거웠으면 좋겠다. 그리고 구글플레이가 이런 상황을 좀 더 적극적으로 변화시켜 줬으면 좋겠다. #1에서 이야기했던 '게이머 중심의 게임 큐레이션'이 필요한 이유는 인디 개발자들이 넓은 바다에서 조난당하지 않게 하기 위한 가장 안전한 방안이다. 그리고 지금의 매출 기반의 순위를 제거하거나 매출이 아닌 다른 조건으로 구성하여 게임 플레이의 인식을 전환해야 된다. 이렇게 되면 게이머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이 재미있어하는 게임에 귀를 기울이고 개발자와 게이머는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발전할 것이며 게이머들은 그들의 게임에 지갑을 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4편의 글을 마무리하게 되었네요. 글을 쓰다 보니 하고 싶은 얘기를 단단하게 문단화 시키는 게 참 어렵네요. 뭔가 주제를 벗어나 중구난방이 되는 거 같기도 하고요. 다음에는 좀 더 단단하게 작성해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업계분들 모두가 행복한 건강한 모바일 게임 시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 시간에도 묵묵히 신념을 가지고 오롯이 자신의 게임을 개발하시는 인디 개발자 여러분 존경합니다. 분명 게임을 사랑하는 게이머들을 만나게 되실 겁니다. 여러분들의 즐거운 항해를 기원하며 이 글을 바칩니다. 부족한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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