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사업자의 오해와 진실
"구글플레이는 진화가 필요하다."라는 주제로 4개의 글을 써보는 중입니다.
이번엔 세 번째 '#3 플랫폼사업자의 오해와 진실'이라는 주제로 적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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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플랫폼사업자의 오해와 진실
모바일 게임 시장을 구성하는 3축 플랫폼사업자, 개발자, 게이머가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들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사실 이익을 창출하는 시장은 구성원이 많다 보니 다양하고 복합적인 욕구와 이해관계가 서로 뒤엉켜있다. 관련된 정보와 기사들을 분석하는 부분에서 글쓴이의 지극히 주관적인 주장이 있을 수 있음을 알린다. 작년 2018년 공정위는 구글플레이를 플랫폼사업자의 중립성 의무를 지키지 않고 시장지배력 남용하여 독과점을 하고 있다며 현장조사 등을 진행했다. 하지만 글쓴이는 이러한 조치가 달갑지만은 않았다. 사실 이런 압력을 가하는 중요한 배경에는 구글과 관계를 가지는 국내 단말기 제조업, 이동통신사 등 대기업들의 이권이 개입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결국 언론을 통해 '구글 갑질'이라는 여론을 형성해서 구글을 욕보이고 이권을 챙기려는 속셈이 너무 뻔히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여론몰이에 일부 개발자들도 가세하여 '구글플레이 단독 출시 강요'와 '과도한 수수료 비율'같은 내용들로 언론에 동조하는 '뒤틀린 애국자 정신'을 발휘하게 되었다. 우리는 언제나 1등이 되고 싶어 하지만 결국 1등을 시기한다. 'Don't Be Evil' 구글의 모토였던 이 말을 우리는 거울을 보며 각자 해야 할 때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다음 'Do the right thing'을 가슴에 담아보자.
Don't Be Evil
Do the right thing
우선 개인적인 경험으로부터 구글플레이를 이야기해보려 한다. 진행하던 프로젝트의 구글피처드 협의를 위하여 수차례 구글플레이를 방문해서 담당자들과 논의를 해보면 마음으로 전달되는 힘이 있다. 그것이 지금의 구글플레이가 만족을 못 시켜주더라도 그들의 게임에 대한 개발자들에 대한 존경을 가지고 있었고 건강한 플랫폼이 되기 위한 준비들, 생각보다 빠른 의견 수용 등 많이 놀랬던 기억이 난다. 특히 인디게임 섹션과 사전등록 적용이 그랬다. 그리고 그때 당시 구글플레이에서 개발사 지원에 중점을 두고 있었던 부분들을 보면 아래와 같다.
1. 글로벌 원빌드 적극 지원
2. 구글플레이 베타테스트 강화
3. 사전등록으로 진성유저 모집을 극대화
4. 대중성 있는 IP를 적극적으로 활용 유도
그리고 최고 매출 랭킹 알고리즘도 계속해서 글로벌 원빌드의 영향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 중이었다. 특히나 사전 등록의 의미가 있었던 부분은 구글플레이에서 검색을 하여 유입되는 방향이었다. 구글플레이에서 게이머들이 자주 검색하는 단어들을 사용해서 유입을 충분히 늘릴 수 있다는 취지였다. 앱 다운로드 유입의 70% 이상이 검색으로 들어오는 시절이었다. 이러한 구글플레이를 불공정행위와 갑질 논란으로 가두어 '구글 압박 전략'으로 활용된 프레임은 크게 3가지다.
1. 구글플레이 단독 출시 강요
2. 과도한 플랫폼수수료 30%
3. 탈구글 움직임
공정위 ‘구글 갑질’ 감시…게임업계 ‘탈 구글’ 나설까
탈 구글·애플…게임업계, “유통 플랫폼 독점 벗어나자”
우선 '구글플레이 단독 출시 강요'에 대한 부분부터 오해를 풀어보자. 많은 업체분들이 구글피처드를 위하여 구글플레이와 의견을 나누기 위해 미팅을 가게 된다. 첫 미팅을 가게 되는 업계 대분의 사람들은 플랫폼사업자와 입점 심사라는 관계에서 굉장히 위축되기 마련이다. 글쓴이도 첫 미팅에서 물론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서비스 주체의 전략 측면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과제이다. 구글플레이가 그렇게 하라고 해서 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 단편적인 부분이 바로 인기 순위와 최고 매출 순위의 상위 노출이다. 결국 이용자를 한 곳으로 몰지 않으면 그 효과가 떨어져 어느한곳에서도 이득을 못 보게 되는 경우가 될 수 있었다. 특히 예전에는 원스토어의 하드코어 고과금러들을 무시할 수 없었던 수준이었다. 원스토어 선런칭을 할 경우 구글플레이 초반 매출이 영향받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에서 구글플레이 프로모션이나 마케팅 지원을 원스토어 선런칭한 게임에 투자할 명분이 없어지는 것이다. 물론 원스토어를 선런칭하는 개발사들도 많다. 이런 전략 또한 원스토어의 지원을 받기 위한 선택일 뿐이다. 서로에게 다른 잣대를 들이밀 이유가 없다.
‘구글플레이 쏠림 현상’ 이유 있었네
두 번째 오해는 '과도한 플랫폼수수료 30%'다. 이 부분을 풀려면 구글플레이의 거래수수료의 사용처를 알아야 한다. 공식적인 안내는 구글플레이 콘솔 고객센터에 '서비스 수수료' 항목에 간단하게 '게재 파트너에게 전달되거나 운영 수수료'로 사용된다고 적혀있다. 이 부분을 언론이나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유추해 보면 과연 구글플레이의 갑질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구글플레이 초창기에는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단말기 보급이 굉장히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때 구글은 30% 수수료 중 대부분인 90%를 이동통신사(게재 파트너)에게 지급했었다. 이 정도면 구글은 운영비용이나 기타 R&D 비용을 감안하면 마이너스 수준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동통신사는 이 수수료를 단말기 제조사를 위한 단말 보조금 지원이나 4G LTE 망사업에 들어간 비용들을 충당했을 것이다. 이후 2013년 6월 구글플레이는 파트너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를 기존 90%에서 50%로 변경하겠다고 선언한다. 이동통신사나 단말기 제조사 입장에서는 펄쩍 뛸 일이었을 것이다. 이런 서로 간의 타협은 2014년 10월 단통법으로 귀결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사실 이러한 구글의 요구는 정당하다고 본다. 이제까지 안드로이드 OS 배포를 위한 파트너사들의 BEP는 충분히 채워줬을 거라 생각되고 이제 플랫폼사업자로서 본인들의 BEP를 맞추려면 수수료 조정은 필연적인 순서였을 것이다. 그래야 개발자들을 위한 플랫폼 수수료 인하라는 파격적인 이벤트를 할 수 있었을 테니 참 안타까운 일이다. 개발자들도 이 시기 언론을 통해 구글플레이가 수수료를 인하한다는 루머를 많이 접하게 되었지만 결국 수수료 협의는 기존 90%에서 65~70% 선에서 타협하지 않았을까 예상한다. 그리고 개발자들의 실망을 추스리기 위하여 정액제 앱 수수료 15% 인하를 발표한 후 결국 구글플레이 수수료 인하는 없다고 공식 발표가 된다. 그리고 이러한 수수료 인하로 이슈로 실망한 개발자들을 위해 구글플레이는 '구글플레이 포인트'를 도입하게 된다. 하지만 아직 실효성에 대해서는 장담하지 못하는 상태이다. 1 천원당 1포인트(한화가치 10원)라는 적립비율과 포인트를 이용한 구매 시 40~60% 할인가를 적용해야 하는 부담이 개발사의 기대가치를 올리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이후 앱·게임 설치 시 포인트를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통해 사용자 확보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부분은 굉장히 흥미롭고 매력적인 부분이다.
구글플레이, 정액제 앱 수수료 15%로 인하
구글 플레이스토어 수수료 인하 안 한다...구글 CEO 언급
수수료 인하 대신 적립 보상…’구글플레이 포인트’ 출시
이러한 이해관계를 모두 정리하면 구글플레이 수수료 인하는 필연적인 결과가 될 것이다. 아래 구글플레이와 크롬 웹스토어의 거래 수수료를 동시에 나열하고 있는 구글플레이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마지막 세 번째 오해는 '탈플랫폼 움직임'이다. 사실 이런 탈구글 이슈는 앱 마켓 혁신의 관성이 떨어지는 모멘텀의 문제이지 독점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구글플레이, 앱스토어는 오픈마켓의 순기능을 지키려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마케팅 자본 앞에서 양면성을 유지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현상 속에서 대기업들은 비용의 효율성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앱 마켓을 이탈하는 임계점이 오게 될 것이고 이러한 모멘텀은 종국에 '앱 마켓의 '종말에 가까운 회귀'를 만들 것으로 생각된다. 한마디로 최초의 마켓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모멘텀이 온다면 동일한 앱 마켓으로 이동이 아니라 전혀 다른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게 글쓴이의 생각이다. 하지만 업계에서 대안으로 떠오르는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HTML5 게임 플랫폼 등은 아직 준비가 너무 미흡하다고 본다. 결국 대부분의 게임들은 종국까지 구글플레이에 머물게 될 것이다.
구글플레이의 인디의 가치를 유지하려는 노력과 친개발자 성향은 우리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구글플레이의 인디의 가치를 유지하려는 노력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수수료 인하는 필연적인 결과다. 내년에는 이야기가 나와주거나 계획이 잡히길 희망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수수료 반값' 이런 것보다는 조금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하려고 한다. 최근 이러한 플랫폼 수수료 인하 이슈로 화재를 모은 건 PC 게이밍 ESD업체들이었다. 바로 에픽 스토어와 디스코드다. 각각 에픽 스토어는 12%, 디스코드는 10%까지 인하했다. 정말 파격적인 인하였고 많은 게이머들은 스팀의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스팀 같은 큰 규모의 ESD업체의 경우 많은 서드파티 마켓에 ESD Key를 유통한다. 해당 서드파티 마켓에서 구매한 ESD Key는 스팀에서 수수료를 챙기지 않지만 스팀의 기능들을 사용할 수 있도록 처리된다. 즉 스팀 같은 경우 전체적인 수수료 이윤은 30% 이하로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스팀, 진짜로 30%를 받나?
결국 불문율의 플랫폼 수수료 30%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스팀은 작년에는 최대 20%까지 인하되는 조건을 제시했다. 게임별 매출에 따라 차등 적용하겠다는 방침인데 매출을 많이 낼수록 수수료가 인하되는 형태다. 스팀의 이 같은 전략은 매출이 잘 나오는 개발사나 퍼블리셔의 다른 경쟁사들로 이탈을 방지하고자 쓴 고육지책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큰 손해보지 않으면서 생색낼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우리의 구글플레이는 이런 대형 개발사나 퍼블리셔를 위한 인하 전략은 쓰지 않을 거라 기대한다. 그럼 최대한 행복 회로를 가동하여 많은 개발자들이 만족할 수수료 인하 방안을 제안해보도록 하겠다.
월 매출 기준 차등 인하 방안
월 매출 기준 0 ~ 44,999 USD (한화 약 5,200만 원) 이하는 10% 적용
월 매출 기준 45,000 ~ 119,999 USD (한화 약 1억 3,900만 원) 이하는 20% 적용
월 매출 기준 120,000 ~ 299,999 USD (한화 약 3억 4,700만 원) 이하는 25% 적용
월 매출 기준 300,000 USD (한화 약 34,700만 원) 이상은 기존 30% 적용
독창성, 작품성 기준 추가 인하 (월 매출 기준과는 별도로 추가 적용 최대 5%)
심사를 거쳐 피처드 기준에 준하는 오직 독창성이나 작품성을 갖춘 게임을 선정 3% 인하 적용
사전등록이나 CBT 사전평가를 기준으로 평점 4.5 이상일 경우 2% 인하 적용
월 매출 기준 차등 인하와 추가 인하를 모두 적용할 경우 최대 5%의 수수료라면 많은 인디 개발사들의 창작욕구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5%면 위에서 언급된 크롬 웹 스토어 기준 수수료와 동일하다. 이러한 매출별 수수료 인하는 기존 카카오게임센터가 '애드플러스'를 적용할 당시 적용되었던 모델이다. 당시 많은 입점사들이 환영을 했던 모델이었다. 그 당시 월평균 3000만 원 이하는 수수료를 받지 않는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물론 당시의 카카오게임센터는 폭발력을 잃은 지 오래였지만 작은 개발사들에게는 가뭄의 단비 같은 수수료 인하였다.
다음 글 '#4 개발자와 게이머의 동상이몽'에서는 개발자와 게이머가 게임 시장을 바라보는 괴리와 BM, 카피켓, 현금거래 등의 주제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부족한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원래는 3편으로 마무리하려 했는데 어쩌다 보니 구글플레이를 변호하는 글이 길어졌네요. 평소 구글플레이의 친개발자 정신을 높게 평가하다 보니 애정이 조금 담기게 되었나 봅니다. 그럼 마지막 글 '#4 개발자와 게이머의 동상이몽'은 11월 9일(토)까지 작성해서 올려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렇게 취미로 글을 쓰는 것도 마감일에 대한 부담이 있네요. 직업으로 글 쓰시는 분들의 마감일 압박이 어떨지 상상이 안 가네요. 자기 계발 차원에서 요즘 글쓰기에 취미를 좀 붙이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