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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성 Jan 13. 2017

<아Q정전> 루쉰은 빅피처를 꿈꿨다.

<아Q정전> 루쉰


그러나 우리의 아Q는 그렇게 무능하지 않다. 그는 영원히 만족해 할 것이다. 이건 어쩌면 중국의 정신문명이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하나의 중거일지도 모른다.

(p133 루쉰 소설 전집, 루쉰 지음 김시준 옮김, 을유문화사)


루쉰의 우리를 서문으로 낚아 버리다.


아Q정전을 읽으면 서문은 정말 중요하다. 첫번째로 루쉰은 아Q의 이야기를 열전, 자전, 내전, 외전, 별전, 가전, 소전으로 쓸까 고민을 한다. 하지만 위의 쓰임 방식은 위대한 사람들에게 쓰이는 방식이다. 그리하여 정전체를 선택하는데 정전을 선택했다는 것은 아Q가 위대한 인물도 아니고 보통 사람을 상정한다고 볼 수 있다. 그 다음으로 아Q의 이름에 대한 고민을 한다. 아Q라는 이름은 정확히 아Q 본인을 지칭하는지 알 수 없다. 오히려 이런 이름의 모호함을 통해 아Q라는 이름은 아Q 본인을 뜻하지만 도리어 다양한 사람들로 확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Q라는 글자는 루쉰의 천재적인 면모를 보인다. 먼저 Q의 형태를 잘 보아야 한다. Q라는 것을 그림으로 생각하면 생각하는 것이 없는가? 바로 변발이다. 황비홍 머리 말이다. 이것은 또한 아Q가 당시의 청나라 사람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그와 더불어 Q는 영어 알파벳이다. 즉 아Q라는 이름은 중국인인 동시에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이는 혼란스러운 개인을 보여주는 이름이다. 즉, 아Q라는 인물은 우리 자신이라고 루쉰은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Q의 찌질한 모습을 비웃은 우리는 아Q와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다. 루쉰은 그의 서문에서 일종에 빅픽처를 그려낸 사람이다.


정신승리법 : 강자에게 아부하고, 약자를 혐오하고, 종국에는 자신까지 혐오하는 정신법


아Q라는 인물을 간략히 살펴보면 집이 없어서 사당에서 살고 있고, 날품 팔이를 하며, 자신의 부스럼에 대해 컴플랙스가 있고 자존심은 엄청나게 강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배타적이며 도박을 하는 사람이다. 아Q는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싶어한다. 그래서 괜히 불량배와 싸움을 걸지만 두들겨 맞는다. 그는 신체적으로 폭력을 당하지만 그는 자신의 왜곡된 정신승리법으로 승리를 상상하며 그것을 믿어 버린다. 즉 세상을 자기합리화시켜 버리는 것이다. 정신승리법은 아Q가 살아가는 유일한 방법이다. 자오 나으리 집에서 야단을 맞거나 두들겨 맞더라도 그는 그 앞에서 약자지만 정신으로는 자신이 그의 아버지라고 생각을 하며 맞아 주었다고 믿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가 자기합리화를 통해 일종에 현실의 질서를 부셔버린다는 것이다. 현실의 질서를 부수었기 때문에 아Q는 괴로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수암의 비구니는 어떠한가? 아Q는 화가나면 정수암의 비구니에게 화풀이를 한다. 그 당시 비구니라는 존재는 사회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유교 전통에 의해 최고 약자이다. 아Q는 그녀를 희롱하면서 기쁨을 느낀다. 이런 모습을 볼 때 당시 중국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중국의 크기는 정말 컸는데 자신보다 작은 외국에 지배를 받던 시기를 가만하면 자존심이 구겨졌지만 그 자존심을 합리화시키는 중국인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그런데 이 자존심이라는 것이 과연 확고한 것에 대해서는 제고해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책에는 아Q의 도플갱어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름이 바로 샤오D이다. 샤오D는 아Q의 날품팔이를 빼앗고 아Q의 밥줄을 끊어 먹으려고 한다. 소설을 보다보면 아Q와 샤오D의 모습은 비슷하다. 둘이 싸우는 부분에서 결판이 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고 알 수 있다. 즉, 아Q는 종국에는 자기자신까지 혐오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Q의 최대 컴플랙스는 바로 그의 머리에 있는 부스럼이었다. 샤오D의 D는 부스럼을 그림처럼 보여주는 것이다. 아Q는 자존심을 지킨다고 했지만 자기자신까지도 혐오했던 것이다.


아Q의 정신승리법은 일종에 현실을 도피하는 것이고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핟여 무관심을 표하는 것이다. 무관심을 표한다는 것은 일종에 약자의 저항 방법이다.


신해혁명과 아Q


아Q는 혁명이 일어난다고 하여, 혁명단 행세를 한다. 그는 혁명의 내용도 모르고 자신이 자오 나으리 위에 설 수 있다는 욕망을 통해서 혁명에 가담하려고 했다. 그러니까 짭퉁 혁명가가 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아이러니가 발생하게 된다. 그는 혁명단 행세를 하면서 혁명단 행위를 한다. 오히려 그가 잘한 행동은 아니지만 혁명가 다운 모습을 보인다. 비록 그가 건달들에게 시비를 걸고 물건을 훔치면서 관심을 받으려고 하고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지만 적어도 그는 자신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움직이지 않는다. 단지, 사람을 비웃고 가만히 있을 뿐이다. 그는 가짜 혁명가였지만 그의 행동을 통해서 혁명가의 모습 즉 행동하며 변화하려는 모습을 보이는데서 혁명가의 모습이 보인다. 아이러니다. 그런데 그가 죽음을 당하는 모습은 뭔가, 혁명가스럽다. 왜냐하면 그는 세상에서 비천한 존재이고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미천한 존재였지만 그 사이에서 왜곡된 시각으로 자신의 존재를 찾으려고 했다. 그러나 세상과의 싸움에서 그는 패배했고 세상에서 너는 조용히 살아라는 명령에 패배하며 죽음을 맞이한다. 반항이라는 것은 행위만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행위와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은 반항이 끝이나는 것이다. 이런 모습에서 아Q는 혁명가가 아니지만 혁명가가 되었다.




아Q의 죽음과 군중


아Q는 자오 나으리네 집을 털었다는 혐의를 받으며 취조를 받는다. 아Q는 자신이 글자를 쓸 줄 모른다고 하여서 동그라미를 치는 부분이 있는데 동그라미는 아Q의 죽음이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아Q는 사형장으로 가는데 끝까지 자신이 처한 현실을 바라보지 못한다. 오히려 그는 자신의 죽음에 환호를 보내는 민중에게 무관심할 뿐이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동등하다. 아Q는 자신에게 야유를 보내는 민중이나 자신이 같다고 생각했다. 그가 죽음을 받아들이는 태도는 일반적이지는 않다. 그렇지만 그는 오히려 죽음에도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며 초월을 꿈꾼다. 마치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리는 모습을 연상하게 만든다. 민중이 사형한 것은 아Q이자 자신들을 사형한 것이다. 그리고 루쉰 자신도 그곳에서 아Q와 함께 죽은 것이다. 이를 통해서 느낄 수 있는 것은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희생양을 만든다. 희생양을 만들어서 그 사람을 욕하면서 자신은 도덕적으로 그 사람보다 한 수 위라는 착각에 빠지는 것이다. 그러나 타인을 마녀사냥하는 심리 안에는 자신도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있으며 그 자리에 자신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루쉰은 중국인과 자신의 모습 자체를 비판했던 것이며 희생양을 만드려는 노예근성의 모든 사람 존재를 비판한 것이다.


아래는 목차입니다!!!!!!!!!


오늘 대통령이 탄핵되었다. 어쩌면 어제였나, 나는 모르겠다. 

서울 속에서 나를 바라보며 
12 압구정동 :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는 중입니다 
22 강남대성학원 : 답을 잘 찍는 사람이야말로 승자다 
30 N타워 : 나는 죽지만… 너는 살아… 왜냐하면… 
38 신촌 : 아프니까 왜 청춘이냐 
46 강남역 : 아침에는 영어 학원으로 
54 경복궁 : 설현은 안중근 의사를 몰라서 눈물을 흘렸어 
61 대학로 : 김제동의 농담 
68 한국은행 : IMF 이후 한국에 등장한 근대적 인간들 
75 KBS 방송국 : 셀카 찍는 사람들의 고독 
83 광화문 교보문고 : 1년에 한권도 읽기 힘든 당신에게 

서울 속의 우리에 관하여 
94 강남역 : 무차별 살인 사건을 바라보는 우리의 자세 
102 K-Star Road : 대중들은 아이돌을 고르느라 샤샤샤 
109 종로 3가 : 어느 개저씨의 죽음 
116 잠실 롯데월드 : 헬리콥터 맘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124 쉑쉑버거 강남역점 : 힐링사회의 그늘 
132 청담동 유흥업소들 : 강남패치와 희생양 
140 홍익대학교 : 홍대 앞에 나타난 거대한 일베 조각상 
147 서울시립미술관 : 이게 미술이냐 
153 선릉역 : 결국엔 무엇이 남을까 
162 광화문 광장 : 광화문 광장에서 희망을 보다 

서울을 넘어 대한민국을 바라보며 
174 서울대학교 : 대학은 학문하는 사람을 키우는 곳이다 
181 구룡마을 : 인생을 포기하게 만드는 나라 
188 삼성동 한전 부지 :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지킬 권리가 있다 
195 JTBC 방송국 : 직업으로서의 기자, 소명으로서의 기자 
202 여의도 국회 의사당 : 시인이 정치인이 되는 사회 
209 여의도 증권가 : 한국형 블랙프라이데이가 망할 수밖에 없는 이유 
217 서초동 사랑의 교회 : 사랑의 그 무게 
225 서초동 대법원 : 나의 위선의 가면이 진실된 가면이 되길 
232 신림동 : 국민을 광인이라고 배제시키지 말라 
240 서울시청 앞 광장 : 나에겐…… 우리에겐 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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