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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성 Feb 03. 2016

당신은 진심으로 진지합니까?

<마음> 나쓰메 소세키

"나는 죽기 전에 단 한 사람이라도 좋으니 다른 사람을 신용하고 죽고 싶습니다. 당신은 그 단 사람이 되어줄 수 있습니까. 되어줄 수 있습니까? 당신은 진심으로 진지합니까"


나쓰메 소세키에 대해 알게 된 것은 강상중 교수의 '고민하는 힘'을 통해서이다. 거기서 소세키의 '마음'에 나오는 이 대사는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나는 곧바로 소세키의 '마음;을 읽었다. 소설의 줄거리는 '나'가 선생이라는 사람을 만나 그에 대해 친근감을 느끼고 그를 따른다. 선생의 마음에는 무엇인가 비밀을 숨기고 있고 나는 어느날 자신의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것을 알고 고향으로 내려간다. 그때 선생은 나에게 전보를 보내 자신을 만나달라고 하지만 나는 아버지가 위독해 그 요청을 거부한다. 나중에 나에게 소포가 하나 오는데 바로 선생의 소포였다. 선생은 자살을 했고 선생의 과거를 보여주는 편지를 보낸다.

편지의 내용은 선생이 젊은 시절 동경에 왔을 때, 자신의 작은 아버지가 자신의 유산을 가로채고 자신은 학생의 신분으로 홀로 동경에서 살게 된다. 이때 그는 K라는 친구를 만나게 되는데 선생은 하숙집의 미망인의 딸을 사랑했다. K 또한 딸을 사랑했던 것 같다. 선생은 질투를 느끼고 미망인에게 말을 하여 미망인의 딸과 결혼을 할 것을 약속하고 그것을 안 K는 자살을 하게 된다. 이 편지를 읽은 나는 선생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다.



냉소적으로 변한 선생


선생이라는 캐릭터는 재미있는 인물이다. 그가 냉소적으로 변한 것에는 나름의 인과과정이 있는데 그 결과는 바로 세상과 자신에 대한 혐오였다. 첫번째로 그가 세상을 믿지 않게 된 것은 바로 자신의 작은 아버지 때문이었다. 요즘도 기사를 보고 주위를 둘러보면 재산 싸움이 우리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인간을 짐승으로 만든다. 사람들은 돈을 주머니에 넣고 많이 가지고 있을 때 하나의 권력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느낀다. 그렇기 떄문에 사람들은 돈에 목숨을 건다. 어린 선생에게 이런 모습은 살아있는 지옥이었다. 그때부터 선생은 타인을 믿지 않게 되었던 것 같다. 어린시절의 그런 기억은 자기자신만이 믿을 수 있는 존재라고 선생을 만든다. K와의 관계를 통해 선생은 자지자신까지 믿지 못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선생이 K를 사랑때문에 배신을 했기 때문이다. 선생은 이때부터 허무주의에 빠지게 되고 세상의 그 누구도 믿지 못하게 된다.



숨을 쉬는 선생은 이미 죽어 있으니


선생이 죽은 시점에 대해 생각을 해보면 신체적으로 노인이 되어 죽게 되었지만 그는 K가 자살했을 때 이미 선생은 정신적으로 죽어있었던 것이다. 그는 K가 죽었을 때 이미 자기자신을 잃어버렸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끊게 된다. 하지만 그가 정신적으로 죽었지만 그는 자신의 마음 속에 있는 속죄를 하고 싶었다. 그 속죄는 바로 자신의 과거를 타인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고 밝히는 것이었다. 그는 나를 만나면서 나를 신용하게 되었다. 그것은 정신적으로 죽어있던 선생이 유일하게 숨쉬고 살아있던 시점이었다. 선생은 자신의 과거를 대면하고 그 대면한 것은 타인에게 선포함으로써 그는 과거로부터 자유로워진 것이다. 마치, 만화나 영화에서 보면 유령이 세상에서 자신의 한을 풀고 나면 저승으로 떠나는 것처럼 선생은 자신을 속죄하고 편하게 눈을 감을 수 있었던 것이다.


마음으로 삶을 살다


세상을 살다보면 우리는 쉽게 마음을 열기 힘들다. 그것은 과거의 아픈 상처 때문일수도 있고, 타인을 믿지 못하는 불신때문일 수도 있다. 그렇다. 세상은 이처럼 각박하다. 하지만 우리가 적어도 이 세상에 살면서 해야할 일은 진심으로 자신의 삶에 대해 진지한 태도를 가지고 진실을 이야기할 수 있는 딱 한 사람을 만나야 하는 것이다. 지금의 현대 사회는 사람들을 트랜스포머같은 사람이 되라고 한다. 언제나 강해야 하고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약자의 모습이라고 한다. 이런 모습을 100년전에 예측한 소세키의 이런 통찰력은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우리가 이 세상 속에서 나름의 가치있는 삶을 산다는 것은 타인을 사랑하고 그 사람을 신용하고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았건 그 사람을 존재 그 자체로 받아드리는 모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단 한 명의 사람을 만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죽기 전까지 마음과 마음으로 서로를 사랑해줄 사람을 찾아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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