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tmos May 13. 2024

[초보육아대디] 육퇴

육아에서 벗어나 며칠간 혼자가 되었다. 

1개월 전부터 육아 때문에 지방에 내려가 있으면서 가끔 서울을 올라오기 시작했다. 


장인어른, 장모님께 육아에 대한 도움을 받고, 자연친화적인 환경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싶어 지방으로 잠깐 내려갔다. 서울은 일이 있을 때만 올라오는데, 주로 하루 이틀 정도 있다가 빨리 내려가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무려 3일 이상 혼자 서울에 올라왔다.


육아를 하는 부모님들은 비슷하게 느낄 수 있지만, 육아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는 것이 참 이상한 느낌을 들게 한다. 자유라는 달콤함이 있지만, 배우자와 아이들을 보지 못해 허전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서울로 올라올 때마다 장인어른, 장모님께 죄송한 마음 한 가득이다. 그래서 최대한 빨리 내려가려고 노력했다. 오전에 서울로 급하게 올라왔다가, 저녁에 급하게 내려간 적도 한번 있다. (운전만 왕복 10시간..) 


하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있어 조금 더 길게 있는데, 미안한 마음을 좀 내려두고, 내가 처리해야 하거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려고 한다.


직장을 그만두고, 육아에 전념하다 보니 사회생활과 돈을 버는 방법에 대한 감을 잃지 않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한다. 그리고 돈을 벌려면 돈 냄새를 잘 맡아야 하는데, 그 본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주기적으로 들어오는 월급과 직장인으로 있을 때의 혜택들을 이제는 누릴 수 없기 때문에 그야말로 생존을 위해서 싸워야 하기 때문에 더 마음이 불안해질 때도 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 아내가 보내온 아이들의 사진을 보며 또 웃음을 짓는다. 


약간 다른 이야기이지만, 육아를 한다는 것 자체가 큰 노동이며, 그 자체로 내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는 생각도 들기도 한다. 지난 한 달간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잠깐 들기도 했는데,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 자체가 아주 대단한 일이고, 아이들을 돌보면서 나 자신에 대해서도 돌아보고 있다. 다행히 아직 잘 살아 있지만, 경제적인 부분에 있어서 꾸준한 수입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언젠가는 다시 돈을 벌기 위해 밖으로 나갈 계획이다.


생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전국의 부모님들 파이팅이다!

이전 15화 쌍둥이들과의 첫 산책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