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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시월 Jan 31. 2019

프릳츠 도화점 퍼블릭 커핑

커피 공간


공덕역 근처에 위치한 프릳츠 도화점은 꽤 큰 2층 건물이다. 주택을 개조한 공간으로 보인다.

창덕궁 옆에 있는 프릳츠 원서점이 테라스가 실내공간 정도 규모라면, 도화점은 실내공간이 훨씬 넓다.

추운 겨울에는 아무래도 원서점보다 도화점이 아늑하고 편안했다.







도화점의 컨셉이 조명인지 스테인드글라스부터 한지 조명까지 다양한 조명이 목조로 이루어진 실내공간을 아름답게 비추어주고 있었다. 나는 시멘트 마감이 그대로 보이는 인테리어보다 깔끔한 마감의 공간이 더 좋다.


프릳츠는 의자가 편해 보이지 않는데 막상 앉으면 편해서 오래 있게 되는 묘한 공간이다.

아침에 가서 저녁에 오고 싶은 최애 공간이지만 남의 영업장에서 그래서는 안 되니까... 그러지 않기로 한다.


도화점은 나무로 만든 견고해 보이는 테이블들이 많고 콘센트도 여러 곳에 배치되어 있다. 원서점은 콘센트 찾기가 힘들었다... 잘 없는 것...



프릳츠커피 인스타그램에서 퍼블릭 커핑에 대한 안내글을 몇 번 봤었는데 커핑을 보러 일부러 가지지는 않았었다.


내 입맛에 맞는 게 최고지 뭐~ 마인드의 소유자라 홍차도, 커피도 그냥 내 입맛에 맞는 걸 찾는 것 정도로 만족하는 편이다.


이날은 일행이 커피를 매우 좋아해서 커핑에 가보고 싶다고 해서 가게 되었다.


프릳츠 도화점에서는 매주 수요일 저녁 7시에 퍼블릭 커핑이 있다고 한다.






커피와 빵을 먹으면서 기다리면-빵은 안 먹어도 되지만... 너무 맛이 있다...-7시 조금 전에

바리스타분이 손님들에게 커핑이 있다고 알려주시고 안내방송도 한다고 한다.



커핑이 무엇이냐면... 네이버 지식백과에서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커피의 맛을 감별하는 것을 커피 커핑(Coffee Cupping)이라고 한다. 커피에는 무려 1,200가지 이상의 화학분자가 있고, 전문 감별사들은 커피 한잔에서 수십 가지의 맛을 찾아낸다. 또한 원두가 지닌 고유의 풍미를 읽어냄으로써 불순물이 섞여 있는지, 맛은 얼마나 풍부하지 등을 분석해 등급을 매기기도 한다.

커핑 방법은 첫째, 샘플 할 커피들을 갈아서 각각 2스푼씩 커피 잔에 넣는다.

둘째, 물이 끓기 바로 직전에 불에서 내려, 잔 윗부분이 조금 남을 때까지 잔에 붓는다. 물을 많이 끓이면 산소 함유량이 낮아진다.

셋째, 잔 위에 올라온 거품을 터뜨려 냄새를 맡아본다.

넷째, 커피 가루가 침전하기를 1~2분 정도 기다렸다가 한 스푼 입안에 떠 넣은 후, 혀에 골고루 묻힌다. 이어 후루룩 소리를 내며 맛을 본다.

다섯째, 뱉어낸다(너무 많은 커피를 마시지 않기 위해서). 커피의 종류, 생산지, 배전 정도, 날짜 등을 기재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커핑 [Cupping] (와인&커피 용어해설, 2009., 허용덕, 허경택)




그러쿠나... 커피 맛을 감별하는 게 커핑이었다. 커피 마시면서 늘 하는 것 아닌가?! 뭐가 다르지... 하고 생각했는데 확실히 달랐다.


프릳츠 커피는 블렌딩 원두와 함께 주기적으로 바뀌는 싱글 오리진 원두를 드립으로 판매한다.


퍼블릭 커핑에서는 이날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던 싱글 오리진 원두와 기본적인 블렌딩 원두 세 가지를 선보였다.


바리스타분의 설명에 따라 지식백과에 나온 순서처럼 커핑을 해보게 되었다.



프릳츠 커핑 스푼은 넘나 귀엽다...

그 커핑 스푼을 이용해서 커핑을 한다.


나는 이날 싱글 오리진 원두 한 가지를 드립으로 마셔봤는데 커핑을 하면서 같은 원두를 맛보았더니 비슷하면서도 조금 달랐다.

원두의 향을 맡았을 때와, 원두에 물을 부은 뒤 올라오는 향, 직접 마셔볼 때 느껴지는 향이 조금씩 달라져서 싱기방기했다.

물론 미묘한 차이를 가려내기에는 내 후각이 좀 미흡하고, 퍼블릭 커핑 참여 인원이 많아 북적대고 있어서 환경적으로도 어렵기는 하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해보면 좋을 즐거운 경험이었다.


그런데 잔에 조금씩 따라서 시음을 하는 게 아니라 여러 명이 뜨거운 물에 담갔던 스푼으로 커피를 맛보는 방식이라서...

나같이 예민한 분들은 그 점을 고려해보셔야 할 것 같다. 모르는 사람들과 초면에 같이 숟가락을 담그고 찌개를 떠먹는 기분이었다.  

뭐 향만 맡아도 되니까. 커핑을 제대로 즐기려면 맛도 봐야겠지만... 내가 즐길 수 있는 데까지 해야 즐거운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프릳츠 도화점에는 커피에 대한 파일을 만들 수 있게 요렇게

만들어져 있는 종이가 있다. 이 종이를 읽는 법도 가르쳐주셨다.

싱글 오리진은 블렌딩 하지 않은 단일 원두를 뜻한다.

라스 라하스는 이 원두가 생산된 농장 이름이다.

농장 이름 바로 아래에 있는 옐로우 허니는 원두 가공 방식이다.

워시드 가공방식이 커피의 원료인 커피체리를 깨끗하게 씻어내고 씨앗인 커피콩으로만 원두를 만드는 것이고,

허니는 커피체리 과육? 점액질?  덜 씻어내고 커피콩으로 가공하는 방식이다. 허니는 화이트 허니부터 블랙허니에 이르는 다양한 가공방식이 있다고 한다.

커피체리 가공 방식은 복잡하게만 느껴지는데 내가 마시는 커피 원두가 가공되는 방식을 상상해보면 재밌기도 하다. 매우 힘들 것 같긴 하지만...  


국가별로 원두를 먼저 소개하는 까페가 많은데 프릳츠는 농장 이름을 크게 먼저 쓰고 그다음에 작게 국가명을 쓰고 있다.

농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서라고 한다.


그다음으로 원두를 생산한 농부 이름과 커피체리 품종 이름이 쓰여 있다.

마지막으로 테이스팅 노트에 원두가 가지고 있는 향을 적어 놓았다.



프릳츠에서 사용하는 맛 표현 툴도 있었다.

    


프릳츠는 요즘 많이 생긴 대규모 까페들을 생각해볼 때 직원 숫자도 많지 않고 지점 숫자도 많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또는 그래서인지 커피와 베이커리, 원두 매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서 직원 양성과 시스템 운영이 체계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자세한 건 거기 직원이 되어야만 알 수 있겠지만...



리뷰를 쓰다 보니 프릳츠의 맛있는 커피가 먹고 싶다...

난 신상 본능이 있어서 늘 바뀌는 싱글 오리진을 마시는 편인데, 프릳츠의 하우스 블렌드들도 커핑을 해보니 향과 맛이 좋았다.

즐거운 시간을 준비해준 프릳츠 바리스타님들께 감사드린다.

함께 가자고 한 일행에게도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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