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뺏는 사랑>을 읽고 *스포주의*
하루하루를 평범하게 살고 있던 남자 주인공 조지는 단골 술집에서 첫사랑을 만나게 된다. 20년 전 그랬던 것처럼 그는 매력적인 리아나에게 빠져들게 된다. 불길한 예감을 뒤로 한 채 그녀의 부탁을 들어주게 되고 단순한 심부름인 줄 알았던 일을 처리한 후 그는 한 살인 사건에 연루되게 되는데...
<아낌없이 뺏는 사랑>은 독서모임 아그레아블의 서평 독서모임에서 읽게 된 책으로 "사랑을 이용하면 안 되는 걸까? 당신이 믿고 싶었던 도덕을 흔드는 이야기" 라는 카피에 꽂혀 신청하게 되었다. 순탄하게 진행되던 앞부분에 비해 조지가 리아나 때문에 살인사건에 연루되면서 뒤로 갈수록 극적인 상황이 연출된다. 불안한 궁금증을 유발하는 스릴러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읽기가 힘들었다. 내용 자체는 흥미로워서 묘사가 장황한 문장은 스킵하며 읽었더니 책장은 후다닥 넘어갔다. 딱 킬링타임용 영화로 만들어지기 좋은 책이다.
조지는 리아나에게 계속 속는다. 살인 용의자인 데다가 남의 행세를 하며 살아온 과거가 있고 말로는 믿어달라고 수없이 말하면서 믿음직스러운 모습이라고는 하나도 보여주지 않는 리아나의 부탁을 조지는 끝없이 들어준다.책을 읽는 내내 속수무책으로 리아나에게 당하는 조지의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면서 공감이 됐다. 좋아하는 사람의 말이 갖는 힘은 얼마나 큰가. 하나도 타당 없는 말을 지껄여도 반짝이는 눈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객관성을 잃게 된다.
리아나에게 끝없이 당하기만 하던 조지도 마지막에는 정신을 차리고 자신에게 일어난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하지만 그는 다시 리아나를 찾으러 떠난다. 그녀에게 더 이상 휘둘리고 싶지 않다는 뉘앙스를 풍기지만 굳이 찾으러 가는 것은 아직 마음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감정이라는 것은 거창한 이유로 생겨나지 않고 또 쉽게 사라지지도 않는다. 어느 날 문득 아침에 눈을 떴는데 그 사람도 일어났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제 더는 궁금해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도 아직 마음 한 켠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런 자연스러운 감정을 막는다고 막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아무리 냉철하고 객관적인 사람일지라도 말이다.
그렇게까지 매력 있어 보이지 않는 리아나에게 빠져버린 조지의 모습이 개연성이 없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매력 있는 사람이 나에게는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을 수 있고,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매력이 나에게는 보일 수 있기에 누군가의 매력은 제 3자가 평가할 수 없다. 단 한 사람만 알아주면 되는 것이다.
*2017.06.11에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