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건축사 자격시험 준비물
1. 휴지, 소독용 에탄올:
매 과제가 끝날 때마다 제도판, 삼각자, 그리고 손을 꼭 깨끗이 닦으면 도면의 오염을 줄일 수 있다.
2. 도면걸이:
30센치 스틸자에 자석으로 시험지를 고정하면 편하다.
수직대에는 큰 집게를 찝어 계산기를 붙여놓았다.
3. 트레이싱지:
평소 숙제 풀이를 위한 여분의 롤트레이싱지.
실전용으로 쓰는 트레이싱지는 좀 더 두께가 있고 빳빳한 낱장이며 학원에서 판매하기도 한다.
4. 각도삼각자:
수직 변에 얇은 네임펜으로 3교시 단면에서 자주 등장하는 층고 치수를 표시했다.
5. 무선삼각자:
긴 세로선 및 가선을 그을 때 쓴다.
6. 중형 삼각자:
2교시 평면에서 사선 패턴을 그을 때 썼다. 손잡이가 있고 가벼워 가동성이 좋다. 스테들러 제품.
7. 소형 각도삼각자:
가동성이 좋아 있으면 매우 유용하다. 여기엔 1교시 배치에 사용할 스케일 별 주차면 치수를 표시해놨다.
8. 컴퍼스:
쓰는 횟수가 적어서 어린이용을 사봤다.(제품명도 꼬마또래…)
그러나 더 좋은 제품을 쓰는 것을 추천한다.
9. 스테플러 리무버:
스테플러로 찝어 나눠주는 학원 유인물 때문에 항상 지참하고 다녔다.
사실 시험장에는 필요 없다.
10. 스카치 재접착 테이프:
매직테이프보다 탈부착성이 훨씬 좋아 시험 답안지를 떼는 도중에 종이가 찢어지는 일이 없다.
무슨 이유인지 요새는 구매 경로가 더 줄어들었다.
11. 스케일 자:
사무용 파일 홀더를 잘라 끼워놓으면 자가 굴러다니지 않아 쓸 때마다 필요 스케일을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된다. 각 과제가 시작되기 전에 스케일을 확인하고 미리 홀더를 끼워놓으면 편하다.
12. 데스크 오거나이저:
손이 도구를 찾아 왔다갔다 하는 범위를 줄이기 위해서, 기다란 것이 아닌 뚱뚱한 것을 마련했다.
13. 빗자루:
학생 때부터 쓰던 스테들러 제품.
14. 계산기:
학생 때부터 쓰던 공학용 계산기. 자석집게를 집어놓아 도면걸이에 탈착하며 썼다. 1교시 면적 계산할 때 히스토리 저장 기능을 가끔 활용했다. 루트 계산만 되면 일반계산기도 상관 없을 것 같다.
15. 집게:
그냥 갖고 다녔다.
16. 전동지우개:
어쩌다 요긴하게 구원받을 때가 있다. 그래도 지우개는 되도록이면 많이 쓰지 않는 편이 좋긴 하다만 그게 마음처럼 되나.
17. 스톱워치:
모닝글로리 제품. 제일 기능이 간단하고 직관적이다. 만일을 위해 시험 때 아날로그 시계도 지참하는 것을 권한다. 시험장에 시계가 없는 곳도 있기 때문이다.
18. 수정액:
트레이싱지에 답안 정리할 때 썼다. 있으면 꽤 쓰게 된다.
19. 연필:
끝이 뭉툭하고 납작하다. 1교시 배치 콘타선이나 건물 그림자를 그릴 때 썼다.
20. 샤프:
선을 그리는 0.7mm(B심)과 작은 글씨를 쓰는 0.5mm(HB심) 두 가지만 썼다.
두꺼운 선 표현을 위해 0.9mm를 따로 사지 않았는데, 도구를 바꾸는 시간이 아깝기도 하고 정신도 없기 때문이다. 0.7mm로 모든 선을 다 표현하기 위해 초반에 선긋기 연습을 많이 했다.
마음 먹고 가장 비싼 펜텔 그래프1000 제도 샤프를 써보았으나, 쓰다보니 손잡이가 회전이 풀리고 자꾸 헐거워져서 스카치 테이프로 둘러 고정시켜야 했다.
21. 형광펜:
4~5가지 색을 지참했다. 시험지 중요 지문에 표기하거나,
트레이싱지 위 조닝을 보기 좋게 표현할 때 썼다.
파스텔 톤의 Mildliner 제품
22. 3색 볼펜:
보통 트레이싱지 답안 정리할 때 모나미 싸인펜을 쓰는데, 심이 금방 닳아 뭉툭해지는 것이 맘에 안 들어 대신 즐겨 쓴 것이다. 얇은 네임펜, 펜텔 Tradio, 이름을 알 수 없는 기타 비싼 해외 제품 등 다양한 종류의 펜을 테스트 했지만, 트레이싱지와 궁합이 아주 딱 맞는 녀석은 발견하지 못했다.
제트스트림 0.38mm 제품
23. 싸인펜:
검은색, 파란색, 빨간색. 만일을 위해 여분으로 대비한다.
신형 모나미 플러스펜.
24. 지우개:
더스트프리 지우개로 파버카스텔이나 아인 제품 모두 괜찮았다.
시험장에는 무조건 새 것을 가져간다.
25. 샤프심:
스테들러, 제노, 파일럿 등의 제품을 썼다.
도구세트는 처음부터 완성되기 보다는 시간에 따라 나한테 맞게 진화해간다. 마치 캐드나 모델링 등의 프로그램을 오래 사용하면서 나만의 템플릿과 팔레트가 점점 최적화되어 가는 것처럼. 나는 작도 도중에 도구를 바꾸는 횟수를 최대한 줄이고 싶어서, 가능하면 도구의 개수를 줄이려고 노력했다. 선을 세밀하게 지울 때 쓰는 지우개판이나 여러 도형을 깔끔하게 그릴 수 있는 템플렛 자는 사용하지 않았다. (도형을 꼭 그려야 한다면 프리핸드로 했다.) 기본적으로 2, 4, 5, 10, 11, 14, 20, 21, 23, 24는 구비하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나머지는 자신의 성향과 작도 스타일 등에 따라서 천천히 완성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잔소리하는 나는 수험표를 안 가져왔다는 사실을 비록 시험장에 도착하고 나서야 알아차렸지만 말이다. (집에 돌아와보니 책상 위에 고이 모셔져 있었다.) 만약 깜빡하고 지참하지 못하는 일이 생긴다면, 감독관이나 스태프의 안내를 받아 임시 수험표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하면 된다. 절대 긴장하거나 당황해하거나 혹은 머리를 쥐어뜯으며 자책하지 말자. 시험 전 경직된 몸에 혈액을 구석구석 원활히 순환시킬 수 있다는 그런 즐거운 마음으로 겁나게 뛰어갔다 오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