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노출평가 (exposure assessment) 이다
최근 스타벅스 서머캐리백에서 포름알데히드가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되었다고 난리다. 언론에서도 난리고, 고객도 난리고, 정작 스타벅스에서도 이 사안이 얼마나 중량감이 있는지 파악을 정확히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포름알데히드가 정확히 얼마나 검출되었다는 것인지 아직 공식적으로 밝혀진 것이 없다고 알고 있다. 우선 포름알데히드는 발암물질이 맞다. IARC group 1 물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조금 생각해봐야 할 것이 우리가 살면서 포름알데히드에 전혀 노출되지 않는가 하는 점이다. 사실 종종 노출된다. 대표적인 것이 새집증후군이다. 새 집에 들어가면 접착제 냄새나 약간 휘발성 유기화합물 냄새 같은 것이 종종 난다. 새 사무실에 들어가도 마찬가지다. 이 휘발성 유기화합물 냄새가 대개는 포름알데히드인 경우가 많다. 목과 코가 따갑고, 눈이 간지럽고, 불쾌하고, 심하면 어지럽기까지 하다. 포름알데히드는 접착제에 많이 쓰이는데, 아무래도 새 집이나 사무실에는 접착제를 쓸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럼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결국 전문가들이 노출 평가 (exposure assessment)라고 부르는 ‘얼마나 실제 노출이 되었는가’를 계산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이 노출평가 결과 노출이 고농도로 오랜시간 되었으면 크게 유해하고, 저농도로 짧은 시간 되었으면 위험성은 줄어든다. 이 노출평가에 관해 예를 하나 들어보자. 최근 IARC 개정에서 소방관이라는 직업 자체가 IARC group 1이 되었다. 그러면 소방관이라는 직업 자체가 모두 1급 발암물질인가. 아니다. 화재 현장에서 직접 연기를 들이마시며 뛰는 소방관에겐 위험하겠지만, 소방관서에서 행정일만 하고 있는 소방관에게 소방관이란 직업은 위험하지 않다. 유해인자 (소방관의 경우는 소방연소물)에의 노출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 노출평가가 직업환경의학에서는 너무나 중요하다.
결국 핵심은 1. 서머캐리백에서 실제 용출되는 포름알데히드의 기중 농도가 어느 정도인가, 2. 호흡 노출만 되는지 아니면 피부노출도 함께 되는지, 3. 그래서 총 산출한 노출량이 어느정도인가, 4. 그 노출량에 빗대어 보면 서머캐리백은 실제로 위험한가, 이렇게 흘러가게 된다. 그런데 스타벅스 관계자는 내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무조건 죄송하다고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건 사실 유무를 떠나서 스타벅스 코리아라는 브랜드를 완전히 망가뜨릴 수 있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사실 다루고 싶은 것은 포름알데히드에 고농도로 직업적으로 노출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거다. 바로 해부병리사 직군이다. 병리과나 해부병리계통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모두 아주 높은 농도로 노출된다. 다음 포스팅에서 자세히 다루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