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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 진영 Aug 17. 2022

조직 안에서의 협력과 경쟁, 전투

자원의 공유

우리가 사는 사회의 여러 크고 작은 조직들을 구분하는 용어는 매우 많다. 가족, 학교, 직장, 친구그룹, 학원, 골프장 회원모임, 수영장 회원모임 등등. 그러나 이런 피상적인 구분 말고 필자는 다른 분류방식을 사용한다. 바로 (1) 자원의 공유여부 및 (2) 구성원 개개인이 어떤 전략을 사용하느냐이다.


자원을 공유하지 않는 모임은 우선 친목 목적의 모임에서 가장 적합하다. 자원을 공유하지 않으면 다툴 일이 없다. 즉 친밀함 그 자체에 따라 모이거나 헤어질 수 있다.


그러나 자원을 공유하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때부터는 게임의 영역이다. 구성원 개개인이 그 자원을 나누어서 세력전략을 사용하면 다툴 일이 적다. 즉 각자가 세력전략을 사용하면서 개개인의 영역을 외부로 넓히려고 하면 그 모임 전체의 세력이 커지고 산출물이 늘어난다. 하지만 구성원 개개인이 생존전략을 사용하여 현재 모아놓은 자원을 서로 많이 차지하여 나누어 먹으려고만 하면 문제가 생긴다.


즉 요약하면 자원을 공유하는 모임에서 과도한 경쟁이나 싸움이 일어나지 않으려면 외부의 배후지를 향해 나아가는 세력전략을 구성원 개개인이 구사해야 싸움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필자가 모임을 구분하는 방식은 이렇다. (1) 자원을 공유하지 않는 집단, (2) 자원을 공유한다면 세력전략을 사용하는 집단, (3) 자원을 공유하는데도 생존전략을 사용하는 집단. 가족이든 친구든 동기모임이든 그 무엇이든 이 (1), (2), (3)의 범주를 벗어나기 어렵다.


가족이라면 필자가 생각하기엔 (2)가 되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재벌가에서 형제들끼리 서로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해 과도하게 다투는 것을 보면 대개 (3)으로 귀결이 되는 것 같다. (1)은 필자가 보기에 친구관계나 동료관계에서 가장 적합하다. 그래서 차라리 (3)으로 귀결되는 가족관계보다 차라리 (1)로 귀결되는 친구나 동료관계가 더 친목 목적으로는 나을 수 있다.


직장에서도 (2)가 되면 가장 좋다. 그런데 (3)이 되면 그 직장은 전쟁터가 된다. 대개 뉴욕이나 서울에 위치한 화이트칼라 직장인들이 일하는 오피스에서의 업무환경이 대개 (3)과 (2)가 적절히 뒤섞여 있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오히려 블루칼라 직장쪽으로 갈 수록 (3)보다 (2)나 (1)의 비중이 커지는 것을 느꼈다. 블루칼라 직장이 아무래도 몸을 써서 일하다 보니 개인별로 성과가 명확히 드러나고 (3)이 아니라 (1)에 가까워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인데도 (3)에 가깝다면 친목을 위해서는 차라리 (1)에 속하는 친구나 동료가 낫다. 피상적 범주에 속지말고 본질을 명확히 보자. 본질은 자원의 공유 여부 및 어떤 전략을 사용하느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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