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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 진영 Jul 29. 2024

고도화에서 얻어진 마진 vs 레버리지에서 얻어진 마진

고도화에서 얻어진 수익은 변동이 더 작고 robust하다.

어느 분야든 고도화를 하면 이익이 얻어진다. 일본처럼 지나치게 고도화만 추구해도 문제지만 (사실 남들이 문제라고 하는거지 필자는 전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잠자는 공룡이라 생각), 고도화를 경시하고 레버리지만 휘두르면서 이익을 얻으려 해도 문제가 생긴다. 


레버리지로 인한 이익의 반대를 필자는 고도화로 인한 이익이라고 정의하는데, 고도화를 지속하다보면 어느 순간부터 이익이 얻어진다. 예를 들면 전문직이 그렇다. 공학박사가 그렇다. 고도화를 계속 하다보면 제도적이던 자연적이던 남들이 쉽게 진입할 수 없는 영역으로 들어가게 되고, 거기에서 경제적 해자, 즉 수익에서 비용을 빼고도 마진이 남는 구간이 나온다. 필자는 이렇게 고도화를 통해 얻는 이익이 장기적으로 옳다고 본다. 이런 이익은 레버리지를 풀로 쓴 것보다 변동성이 현저하게 적고, 따라서 상황이 바뀜에 따라서 노출되는 위험도 적다. 지속적으로 오랜기간 어쩌면 죽을 때까지 수익이 얻어진다.


필자가 레버리지를 집요하게 공격하는 이유는 한 가지다. 레버리지는 상황이 바뀌면 정말 한 순간에 그 개인의, 가정의, 나라의 경제를 거덜 낼 수 있어서 주의에 주의를 주고자 하는 것이다. (하나 기억나는게 2008년에 중국 및 홍콩 지수가 치솟자 중국은 영원하다면서 풀 레버리지를 땡겨서 중국 및 홍콩 지수를 사서 30년 롤오버하면 100배 돈 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지금 어떠한가? 중국 증시는 심지어 지수 자체가 의미 없을 정도로 기업의 내재가치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평이 있다. 즉 국가가 기업의 이익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의 주가와 지수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지금은 국제투기자본의 놀이터가 되어있다.)


콘스탄티노플의 3중 성벽과 해자는 오랜세월 콘스탄티노플을 외세에게 함락당하지 않는 난공불락의 요새로 만들었다 (위 사진은 콘스탄티노플의 해자는 아니며, 경제적 해자를 비유함)


하나 확실히 하고 싶은게 이 고도화라는 것은 사실상 해당 분야의 전문대학원, 자격증 등 정규 교육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얻기 어렵다. 일례로, 혼자 투자를 공부했다는 자칭 전문가들이 펼치는 논리를 단행본 등 서적에서 보면 금융전공의 대학원을 졸업했을 뿐인 필자가 보기에도 어설프거나 정확치 않은 논리의 전개가 종종 보인다. 즉 본인은 그런 역량들이 고도화라고 생각했겠지만, 정규 교육 과정의 입장에서 보면 빈틈이 많고 군데군데 구멍이 많다는 것이다. 꼭 큰 사고는 그런 구멍에서 발생한다.


그래서 조금 극단적 경향이 있지만 필자는 어떤 분야의 고도화는 해당 분야의 전문대학원이나 자격증 등 정규 과정을 거쳐야만 얻어지는 것으로 판단한다. 그 외엔 완전히 습득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없다고 단언하다니 너무 극단적인 것 아닌가?) 그런데 없다. 개인이 혼자 하는 공부는 반드시 빈틈이 생기게 되고, coverage가 완전할 수가 없다.


그렇게 고도화를 지속하다보면 해당 분야에서 경제적 해자가 생기면서 마진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몇 개 분야에서 이익과 현금의 파이프라인이 생기기 시작하는게 시작점이라 본다. 해자를 더 깊고 넓게 만들면 그만큼 얻어지는 마진이 커진다. (물론 한계는 있다.)


레버리지를 이용한 수익은 벌릴 때는 벌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잃을 때는 크게 잃어버린다. 남들에게 이야기할 때는 번 에피소드만 이야기하고 잃어버린 에피소드는 숨긴다. 그러니 사람들은 착각한다. 벌었다는 절대 금액이 아니라 그 뒤에 숨겨진 변동성을 봐야한다. 게임을 계속 하다보면 그 숨겨진 변동성이 반드시 수면으로 드러나고, 그로 인해 큰 손실을 입게 된다. 레버리지로 인한 수익보다는 고도화로 인한 수익이 오래가고 지속되는 수익이다. 레버리지로 인한 수익의 반대는 고도화로 인한 수익이다. 이 말만 기억해도 스스로 정진하는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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