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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 진영 Jun 06. 2021

횡단 사고와 종단 사고: 합리적 판단

cross-sectional vs. longitudinal


앞선 포스트에서 합리적 판단을 내리려면 어떤 판단에 수반되는 근거의 타당성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언급을 했다. 합리적 판단에 있어서 사람들이 잘 착각하는 오류 한 가지를 짚어보면, 횡단 (cross-sectional) 사고에 기반한 근거를 가지고 판단을 한다는 것이다. 이런 횡단, 종단 문제야 보건학과 보건학의 핵심 분야인 역학에서 이야기하는 가장 기본적인 이야기이고, 의과대학을 졸업한 의사라면 누구나 다 아는 내용이겠지만, 이를 현실의 다양한 판단에 적용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이 글에선 이 주제를 이야기 해 보도록 하자. 


합리적 판단은 굉장히 어려운 문제이다. 어떤 사안에 대해 합리적 판단을 내리려면 공간적으로는 그 판단을 둘러쌓고 있는 거의 모든 것들에 대한 정보를 얻어야 하며, 시간적으로는 과거에서 현재를 거쳐 미래로 이어지는 대상의 시간적 변천과 그 타임라인에서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대한 정보를 얻어야 한다. 즉 많은 정보량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습관적으로 횡단적 사고와 거기서 얻어지는 정보를 기반으로 판단하곤 한다. 습관적으로 어떤 대상에 대해 판단할 때 종단적 사고를 사용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어떤 회사에서 중요한 직군의 사람을 한 명 뽑으려고 한다. 그렇다면 지원자들을 불러 해당 직군의 일을 잘 수행할지를 알아보는 걸로 충분할까. 더 정확하게 판단하려면 그 사람의 이력서와 과거부터 현재와 미래를 포괄하는 자기소개서와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보아야 한다. 과거로부터 이 사람의 tracked record를 추적하다보면 미래가 그려지는데, 이 정보가 횡단적 정보보다 더 정확할 때가 많다. 보건학에서야 워낙 대명제 같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전문용어로는 longitudinal 한 cohort study가 cross-sectional study보다 인과추론에 있어 더 정확하다고 한다.), 이 내용을 현실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드물것이다. 


합리적 판단은 매우 중요하다. 순간적으로 횡단적으로 얻어지는 정보만을 가지고 대상을 판단하고 중요한 결정을 하는 누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대상을 정확하게 판단하려면 종단적으로 얻어지는 정보가 필수적이다. 당장 내일의 판단부터 적용해보자. 


블로그 글: 합리적 판단에는 횡단 (cross-sectional) 보다 종단 (longitudinal) 사고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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