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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 진영 Jun 02. 2021

좋은 투자란 무엇인가: 위험과 수익의 비율에 관하여

투자에 관해서는 특정 시점에서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온다. 일례로, ‘지금은 상가에 투자할 타이밍이다.’ ‘꼬마 빌딩의 수익률을 따라 잡을 투자자산은 없다.’ ‘미국 금리가 상승하는 시기이니 국채는 피해야 한다.’ ‘주식은 당분간 쳐다도 보지 말라.’ 기타 등등 말이다.


그런데 이 중에 단순한 이야기 말고, 여러가지 factor들을 고려한 좀 차원이 높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어떤 투자 견해에도 차원이 있다면, 좀 더 높은 차원에서 이야기한 코멘트들을 가려볼 순 없을까.


그 중 핵심적인 이야기 하나는 수익을 고려할 때 반드시 숨겨진 위험을 고려하라는 것이다.

‘옆집 순이가 100억을 빌려 101억 짜리 꼬마빌딩을 샀다. 엄청난 수익이 기대된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이 투자는 실패할 수 없다. 순이는 자산가 대열에 라섰다. 순이는 역시 천부적인 투자자다.’

‘옆집 철수가 주식으로 10억을 벌었다. 1억의 seed를 가지고 10억을 벌다니 그는 천재임에 틀림 없다.’

‘서울대학교 파생 투자 대회에서 1등을 한 파생조아 팀이 2주에 1천의 seed를 가지고 1억 3천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역시 파생이 짱이다.’


이 이야기들에서 공통적으로 간과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숨겨진 위험에 관해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험은 보이지 않고 드러나지 않기에 위험을 관리하는 일은 주목을 받지 못한다. 하지만 이는 엄청나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위 1의 사례에서 공실이 생기고 장기 공실을 버티지 못해 임대료를 1000만원에서 950만원으로 내린다면, 빌딩 전체의 자산가치에 엄청난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2의 사례에서는 올해 그는 9억을 벌었지만 내년에 같은 방식으로 플레이하다가 10억을 잃는다면 결국 원금 1억을 잃고 만다. 사례 3은 더 말할 필요도 없지만 파생조아 팀이 한탕 제대로 튀겨보겠다고 100억을 사채업자에게 빌려 (‘VC’라는 탈을 쓴 ‘사채업자’가 빌려준 ‘전환상환우선주’라는 탈을 쓴 ‘고리사채’) 60억을 잃어버린다면 -60억의 빚이 생긴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러한 위험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당장에 드러난 수익만을 쳐다보곤 한다.


수익을 볼 때는 반드시 그에 숨겨진 위험을 보라. 금융계에는 수 많은 지표들이 있지만 펀드매니저 평가지수로 샤프지수라는 것이 있다 (하도 배운지 오래되서 샤프지수 외에 바로 떠오르는 것이 없다). 대충 공식은 수익/위험 이렇게 되는데, 수익이 아무리 좋아도 분모의 위험이 크다면 그 투자건의 샤프지수는 낮아지고 이는 별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반면에 샤프지수가 높은, 한 마디로 수익은 적당하지만 위험이 거의 없거나 하나도 없는 투자건이 있다면 그 투자건은 최고의 투자건이다. 이런 투자건들로만 투자여정을 채울 수 있다면 그게 최고의 투자자다.

시장은 끊임없이 변하고 수 많은 이런 무위험차익거래에 가까운 기회들이 생겨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따라서 최고의 투자자라면 한 가지 투자수단을 고수하는 법 없이 유연하게 여러가지 상황을 동시에 고려하여 최적의 판단을 하는 법이다. 이 주제에 관해서는 수 없이 할 말이 많지만 이 포스팅에서는 여기까지만 이야기하기로 하자.


블로그 글: 좋은 투자란 무엇인가: 위험과 수익의 비율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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