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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 진영 Jun 11. 2021

담배와 폐암 그리고 리스크 관리: 확률과 양자역학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

굉장히 기본적인 이야기지만, 사업장에 금연교육을 나가면 흡연의 해로움이나 금연의 이익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을 발견하게 된다. 왜 그럴까. 이유를 캐물어보면 '어차피 확률인데, 나는 담배를 피워도 폐암에 걸리지 않을 것 같거든요.' 라고 이야기한다.


'어차피 확률인데.' 라는 말은 확률에 대해서 피상적인 결정론적 관점에서나 이해하는 발언이다. 아인슈타인이 태어난지가 벌써 100년이 넘게 흘렀는데, 아직도 세상을 결정론으로 이해하는가? 양자역학은 뒀다 국 끓여먹을 건가.


세상을 결정론으로 이해하면 흡연으로 인한 폐암은 all or none이다. 하지만 양자역학으로 이해하면 두 가지 상태가 공존하고 있다. 평상시에 공존하고 있다가 확률에 따라 어느 한쪽이 현실세계에서 구현화되는 것이다. 그럼 구현화되기 이전에 30년 된 흡연자에게는 폐암이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양자역학적으로 이야기하면 "그렇지 않다". 이 흡연자의 폐에는 폐암이 확률적으로 존재하고 있으나 (물리적으론 존재하지 않는다), 관측자에게 관측이 되지 않는 것일 뿐이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는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떠올리고, 누구는 코펜하겐 해석을 떠올릴것이다. 이 이야기는 단지 흡연의 해로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을 보는 방식을 바꾸는 것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논의는 환경보건, 산업보건, 투자 분야에서 리스크 관리와 연결이 되는데, 추후에 기회가 된다면 길게 이야기를 해 보겠다.


블로그 글: 담배와 폐암 그리고 리스크 관리: 확률과 양자역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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