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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 진영 Jun 18. 2021

아시아는 자본이 없다.

아시아는 축적된 자본이 많이 없다. 일본 정도가 세계 열강에 고개를 들이밀 수 있을 정도이며, 나머지는 솔직히 자본주의 입장에서 별 볼일 없다. 세계지도를 한 번 보자. 어째 유라시아 대륙의 아시아쪽은 전부 다 붉은 색이다 (공산주의 혹은 사회주의). 이거 우연일까? 왜 남베트남도 북베트남에게 흡수되었고 한국만 남아있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는 대만, 일본, 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뭐 이 정도다. 애치슨 라인이랑도 일치한다. 한 번 생각해 보자. 


자본주의는 자본이 주인공인 제도다. 따라서 자본을 많이 축적한 사람들이 모여서 세력을 이루고, 국가라는 탈을 뒤집어 쓰고 개발도상국과 후진국에 들어가 자본을 증식시키는데 열중한다. (증식에는 여러 방법이 있다.) 식민지 건설과 약탈을 통해 자본을 축적한 유럽의 자본가들은 자본주의의 중심이 되었고 이들 중 대부분이 높아지는 세율과 규제를 피해 아메리카 대륙 (섬나라다 사실.)으로 건너갔다. 그리고 미국을 세웠다. 한 마디로 미국은 자본이 중심이 되는 나라라는 거다. 


근데 아시아는 자본이 있나? 없다. 식민지로서 약탈을 실컷 당했고 일본정도가 식민지를 점령하고 자본을 축적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일본의 노무라 등 일본 금융세력은 미국 자본 입장에서도 상당히 껄끄러운 상대라고 한다. 나머지 아시아는 전부 식민지 시대에 수탈을 당했고 축적된 자본이 많이 없으며 (서양에 비하면 조족지혈) 따라서 자본주의에서 뒤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사실 중국, 베트남 등 대부분이 공산화된 국가인지도 모른다. 아랍은 오일이라도 있었고, 인도는 영국이 실효 지배하기라도 했지 동아시아는 사실 내세울게 없었다. 

자본이 없기 때문에 소련을 위시한 사회주의 물결에 영향을 쉽게 받았던 것이 역사의 흐름으로 보면 당연했을지도 모른다. 물론 지금이야 자본주의가 답인 걸 알고 경제 체제에 있어 중국, 베트남 모두 부분적으로 자본주의를 도입했지만, 결국 축적된 자본이 열세인 것은 사실이다. 


이렇게 역사를 파악할 때 전반적 background와 흐름으로 파악하면 왜 이렇게 역사가 흘러왔는지 이해가 된다. 유럽은 식민지 이후에 사민주의 비슷하게 사회가 흘러가버려서 복지국가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이 복지국가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높은 세율을 피하기 위해 대규모 자본이 미국으로 건너갔다. 결국 유라시아 대륙은 복지국가 또는 자본주의를 부분적으로 도입한 사회주의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게 우연일까? 필자는 우연이 아니라고 본다. 


결국 우리 인류의 역사가 미래로 흘러갈수록 완전한 자본의 지배, 신자유주의의 득세, 자본만이 최고인 세상은 구현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민주주의라는 정치 제도가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 두질 않기 때문이다. 결국 유럽 선진국들과 비슷하게 복지국가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미국만이 홀로 막강한 자본력으로 이를 커버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제노동기구 (ILO) 조약의 비준상황을 보면 한 눈에 이해가 되는데 (필자의 박사학위 논문의 한 파트에서 이 데이터를 사용하였다.) 미국은 선진국 중 거의 유일하게 이래도 되겠나 싶은 정도로 ILO 조약을 비준하지 않았다. 그런데 유럽 국가들은 하나같이 다 메이저 ILO 조약을 거의 다 비준하고 있다. 여기서 보이는 것이 결국 같은 서양 국가라도 사회의 기반이 되는 체제가 다르다는 것이다. 미국은 오로지 자본이 최강인 국가이고, 유럽은 또 약간 복지국가 (사민주의) 색채가 짙다. 


ILO 조약 비준에 대해 왈가왈부 말이 많은 것을 안다. 하지만 ILO 조약 비준 상황을 ILO 홈페이지에서 보면 미국만 선진국 중 유일하게 무풍지대이고 유럽 선진국들은 예외없이 대부분 조약을 비준했다. 너무 언론 보도만 보지 말고 한 번 객관적으로 상황을 보자는 것이다. 


결국 인류 최후의 체제가 무엇이 될지는 모르지만 순수한 신자유주의는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유럽의 선진국들이 유라시아 대륙에 속한 국가들의 귀결점이 되리라고 본다. 자본 자체가 부족한 background 환경을 생각하면 그렇다. 지구의 중심을 너무 미국으로만 생각하고 모든 걸 미국을 따라갈 생각을 하는 것은 좀 치우친 견해가 아닌가 싶다. 


블로그 글: 아시아는 자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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