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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 진영 Jun 29. 2021

버블의 효용: 인프라의 건설

자산 가격의 버블이 아무 쓸모가 없는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이는 대단히 잘못된 생각으로서 버블이야말로 인류 문명 (자본주의 이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지금부터 설명해 보겠다.


버블의 역사는 매우 오래되었다 (자본주의 이후로는 500년 정도 되는 것 같다). 관련된 책자가 워낙 많아서 조금만 찾아보아도 알 수 있다. (니얼 퍼거슨 금융의 지배나 금융투기의 역사 등) 버블의 1차 효용은 사회를 구성하는 개인들이 모두 팽팽히 긴장된 상태에서 해당 자산의 가격을 주시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여러가지 파생 효과를 낳는데 예를 들면 1차 코인 붐에서 수 많은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이 생겨난 것을 들 수 있다. 사실상 블록체인 기술을 둘러싼 하나의 금융 생태계가 생겨났다가 많이 사라졌는데, 아직 잔존하고 있는 암호화폐 은행이나 analyst 등이 이에 해당한다.


버블이 없으면, 이렇게 모두가 주목을 하고 관련된 생태계와 인프라가 발달할 수 있을까? 아니, 불가능하다. 버블이 있기에 모두가 팽팽히 긴장되어서 주시하고 무언가 액션을 취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해당 기술이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는 핵심 기술들이 개발된다. (사실 이전에도 돈만 퍼붓고 박사, 교수급 공학자들 붙이면 가능한 것들이 많은데 이전까지는 경제성이 안 맞아서 하지 않았던 것 뿐이다.) 그리고 한 동안 버블 파티 속에서 이런 기술들은 미래의 총아 취급을 받으며 관련 생태계가 우후죽순 일어선다 (어떤 기술을 둘러싼 산업 생태계). 


즉 버블은 마치 정치에서 49대 51로 막판에 승부가 결정되는 것처럼, 그 자체로 사회 구성원이 팽팽하게 긴장된 상태로 중앙을 주시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그 상태에서 여러 혁신과 발전이 일어나게 된다. 이게 버블의 본질이다. 버블이 버블이 아니고, 버블이 바로 이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정치도 막판에는 51대 49로 가야 모두가 주목하게 되고, 긴장하게 되고, 관여하게 되고, 사회가 발달하게 된다.) 


따라서 버블은 무조건 나쁜 것이고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면 이는 약간 핀트가 안 맞는 생각이다. 버블을 장려하고 한 동안 버블위에서 '비트코인으로 100억 벌었어요'하는 사람들도 나와줘야 사회가 긴장하고 주목하는 것이다. 따라서 비트코인으로 100억 벌었다는 사람을 미워하지 말자. 버블 위에서 즐겁게 노니는 사람들도 미워하지 말자. 그들 모두가 기술의 발전과 사회의 성장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p.s. 코로나 시기에 필로시스 헬스케어라는 테마주가 상한가를 여러 번 맞은 바 있다. 이것도 일종의 버블이었는데, 무조건 욕할 것이 아니다. 이 주가를 보고 수 많은 생물학과 교수들이 진단기기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그리고 벤처캐피털들도 이런 스타트업에 거액을 순식간에 꽂아 주었다. 이렇게 버블은 사회 혁신과 기술 발전을 촉진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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