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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도르 May 17. 2018

식사도 업무의 연장입니까?

먹는것도 내맘대로 못 해




회사원인 나는 점심때 밥 한끼를 먹는게 불편했다. 나와 함께 밥을 먹는 늙거나 혹은 젊은 꼰대들은 타인의 삶을 '보통'의 잣대로 평가하고 판단하는것이 최대의 기쁨 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라도 하게 되면 번번이 실패였다. 점심시간에 혼자 먹는 도시락 때문에 직장동료와 밥을 먹지 않는 아웃사이더로 낙인 찍히거나 회식을 매번 거절한다는 이유로 예의가 없는 부류로 취급 당하곤 했다.





퇴사 후 내맘대로 먹는 점심식사

회사원으로 15년, 나도 회식을 업무의 연장이라 생각하고 살아온 시간이 10년 가까이나 되지만 돌이켜보니 그 시간동안 수많은 회식을 통해 과연 정말 업무적 발전이 있었는지, 하다못해 동료들간에 정이라도 더 쌓인 적이 있었는지 의문이 생겼다. 나는 왠지 회식을 통한 좋은 기억보다는 안좋은 기억만 차곡차곡 쌓인것 같았다.


 회사원 약 9년차 즈음 나는 팀장이 되었다. 태생이 오지라퍼인 나는 좋은 팀장이 되고 싶은 마음에 사비로 술도 사주며 팀원 들과 잘지내려고 노력했지만 나만의 오지랖 이었는지 술은 술이고 업무는 업무, 팀원들이 나에게 바라는건 사람 좋은 회식 따위가 아니라는걸 팀장 2년차에 알게 되었다.


그렇게 회사원 11년차가 되던 해에 나는 이제야 효율적인 회사생활을 하는 방법을 터득했다고 생각했다.


직장 동료들과 불편하지 않게 잘 지내되 사적으로는 너무 깊어지지 말것

도움을 원할때에 도움을 주되, 거절은 확실하게

내가 맡은 일은 최선을 다하되 절대 너무 잘하지 않게 

오지랖은 넣어둘것 


  

회사원으로 지내며 나름대로 결론내린, 나만의 회상생활 처방전이라고 생각했고, 상처받지 않고 상처주지 않기 위한 건강한 회사생활 수칙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역시 인생은 언제나 나에게 고비와 시련을 던지는법. 다이어트 때문에 따로 먹는 점심 하나로 손쉽게 직장 동료들과 어울리지 않는 아웃사이더가 되었고  회식을 거절하여 ‘거절하는 여자’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일과는 상관없이 내 마지막 회사생활을 ‘왕따’로 마무리 짓게 되었다. 


처음엔 나에게 이런일이 생기다니! 이렇게 회사를 마무리 짓다니, 자존심이 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쉽게 자신들의 기준으로 남을 판단하는 사람들과 일을 함께 하고 생활을 한다는게 어떻게 보면 불행 그 자체였다는 생각이다. 나는 그 분들과 철저히 ‘다른’ 덕분에 '젊은 꼰대' 같은 사람들과 이별하게 되었다. 


오늘 문득 운동을 끝내고 작업실에서 마음 편히 다이어트 식단을 즐기며 불과 1년전 회사원으로 눈치를 보며 점심을 먹던 내가 떠올랐다. 다이어트도 스트레스 받지 않아야 성공할 수 있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지금 아주 건강하게 살이 빠지고 있다. 다이어트든 어떤 결심이든 자신을 위한 결심, 월급을 받는다 해서 포기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나를 위한 결정이나 행동에 대한 판단은 오로지 나의 의견이 100% 여야만 한다. 


회사에서 먹는 점심 밥한끼 조차도 나의 기준, 군중의 잣대로 함부로 남을 평가하고 결론내리는 사람들은 아마 엄청 피곤할 거라고 생각한다. 남을 평가하는 만큼 본인도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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