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살을 통해 느끼는 희로애락
2년 넘게 꾸준히 풋살에 열정적으로 매진하는 나를 보면서 지인들이 하나같이 묻는 질문이 있다.
풋살이 왜 좋아?
아직도 이 질문을 들으면 말문이 막힌다. 그럴듯하게 준비된 대답은 없다.
그냥 너무 좋아
길게 설명할 필요 없이 나는 풋살이 그냥 너무 좋다. 직사각형의 잔디구장에서 공을 드리블하며 움직이고, 패스를 하고, 슈팅을 때리는 그 순간이 너무 재밌다.
풋살이 활동적인 스포츠라는 점도 한몫하는 것 같다. 풋살은 2시간 동안 쉬지 않고 뛰면 약 8~900Kcal를 소비하고, 심박수는 최대 180~190 BPM을 찍을 정도로 역동적이다. 반대로 요가나 골프처럼 정적인 운동은 별로 땡기지 않는다.
또한,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럿이 함께하는 팀 스포츠라는 것도 내 마음을 움직이는 요소 중의 하나다. 상대를 이기고 싶어 하는 승부욕이 발동하고, 팀에서 합을 잘 맞추는 과정을 통해 골이 들어가면 어찌나 짜릿하던지!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은 풋살을 더 열심히 하게 되는 동기가 된다.
풋살은 단순 취미 활동 이상으로 내 감정을 들었다 놨다 한다. 보통 토요일 오전에 풋살을 하는데, 그날의 내 플레이가 괜찮고, 칭찬을 받으면 하루종일 기분이 좋다. 반대로 그날의 플레이가 미흡하면 하루종일 그 찝찝함과 아쉬움이 지속되기도 한다.
그날의 패스, 도움, 득점 등 퍼포먼스가 만족스러우면 기쁘고, 친선 매치에서 패배하면 분노하고, 좋아하는 마음만큼 실력이 따라주지 않으면 슬프고, 여럿이 함께 뛰면서 땀을 흘리니 즐겁고. 풋살에 희로애락이 가득할 줄이야.
풋살의 중독적인 매력에 빠져 2번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보냈다. 뜨거운 태양의 햇살을 그대로 받으며 강렬하게 보냈던 시간은 내 몸에도 깊은 자국을 남겼다.양말 자국 그대로 살이 타버린 바람에 발목 아래의 흰 살갗과 햇빛에 노출된 구릿빛 피부색 차이가 선명하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계절을 풋살과 함께할 수 있을까?
열정이 가득했던 풋린이 시절에는 나중에 아이를 낳고 아줌마가 되어서도 풋살을 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얼마 전 한 번의 풋태기를 겪으며 마음이 멀어져 본 경험도 있고 하니, 과연 언제까지 이 마음을 유지하며 지속할 수 있을지, 미래를 확신하지는 못하겠다.
그래도 아직은 풋살과 작별하기에는 이르다. 몸이 멀쩡하게 받쳐주는 한, 잘하고 싶은 열정이 타오르는 한, 당장의 내 마음에만 집중하며 풋살을 계속 즐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