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결심이라고 생각했다..... 한 사람을 사랑한다고 느끼면 사랑하기로 결심하는 것.... 그 사람을 사랑한다고 생각하도록 내 생각과 의지를 바꾸는 것이라고... 그래서 사람들이 말하는 사랑의 유통기한조차 나에게는 무의미한 것이라고 믿었다. 결심만 하고 그 결심을 지지해주기 위한 충분한 의지만 있으면 내 사랑의 유통기한은 무한대라고 생각했다.
사랑이 결심이라니..... 너무 별로인가? 사랑이 시들 해질 때쯤... 사람들이 말하는 콩깍지가 벗겨질 때쯤 나는 나의 결심만 다지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믿었다. 나의 결심으로 다시 한번 사랑이 피어나고 문제가 되었던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렇게 지내왔다고 믿었다. 한 번 한 결심은 흔들릴 수도 있고, 나의 결심만으로 사랑을 붙잡을 수 없다는 것을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왜 난 늘 성공만 가정하여 실패를 대비하지 않는 건지....
결심하고, 결심하고, 결심하고,,,,, 내가 소모되고 있는지도, 나의 영혼을 갉아먹으면서 결심을 위한 심장을 짜내고 있는 것도, 결심을 위해 필요한 무엇과 무엇과 무엇과 무엇이 모두 내 안에 있는 것들이고 그 무엇과 무엇과 무엇과 무엇들을 하나 둘 무너뜨려 결심과 결심으로 바꾸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했다. 사람들이 말하는 사랑은 절대적인 것이고 치유의 상징으로 생각했으니까..... 다시 살아난 사랑이 나를 소생시키고 나의 결심으로 인해 상처 받고 무너졌던 내 안의 것들이 다시 다져질 거라고 믿었으니까...... 하지만 결심으로 탄생한 사랑은 희생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결심을 지키기 위해 나 스스로에게 강요한 희생은 결심으로 소생한 사랑으로 치유하기엔 역부족이었나 보다. 희생은 나의 존재를 느슨하게 만들었다. 나는 늘 희생해야 했고, 희생과 결심을 혼돈했으며 결심으로 만들어진 사랑은 나의 희생을 본체만체했다. 그렇게 나의 결심은 내 속에 감수해야 할 수많은 응어리와 감내해야 할 상처로 남았다.
사랑과 의지는 전혀 다른 것.... 사람은 사랑해야 할 대상이지 의지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결심은 그저 결심일 뿐... 사랑이 아니라는 것.... 그렇다면 사랑이 무엇이냐는 것....... 단지 롤러코스터처럼 불분명한 무수한 감정 중 결코 정의 내릴 수 없는 그 무엇일까..
수천, 수만, 수백만 가지의 감정의 결 속에 그나마 말랑말랑하고 달콤할 것처럼 매혹적이고 솜사탕처럼 매력적이지만 혀 끝에서 녹아 순식간에 없어지는 허무맹랑한 것일까.... 정의 내릴 수 없다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 그저 사람들의 환상과 착각 속에 기생하며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전염병 같은 것일지도.....
문득 거대한 꿈의 파도에 밀려 잠을 깼다. 자주 이렇게 잠 속을 뚫고 나오는 쓰나미 같은 감정에 불쑥불쑥 일어나곤 한다. 그리고 다시 잠에 이르지 못한다. 오늘도 그렇다. 어떤 꿈이었는지, 고민의 끝자락이었는지, 또는 피곤한 몸이 잠을 오롯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불면증이라고 명명된 병리적인 현상인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돌아온 정신이 잠을 청하지 못하고 갑자기 끼어든 사랑에 대한 상념이 자판을 두드리게 만들고 있다. 이렇게 손 끝을 통해 내 안의 것들을 토해내면 잠이라는 녀석이 다시 찾아올지도 모르겠다....
사랑에 대한 상념인지, 불면증에 대한 발악인지, 피곤한 몸 뉘이고 싶은 간절함인지.... 손가락은 모른다. 지금까지 어떻게 써내려 왔고,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도,,,, 지금은 또 어떤 글을 갈겨써 내려가고 있는지도 의식에 없는 듯... 손가락은 움직인다..... 잠은 깼는데 의식은 몽롱하고.... 정신은 없는데 머릿속은 복잡하다.... 아무튼 사랑이란 복잡한 녀석이야.....
결심하면 사랑할 수 있으리라 믿었던 내가 어리석었을까? 그들의 또는 그녀들의 사랑은 무엇일까? 사람들에게 물었었다...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냐고... 서슴없이 말하는 이도 있었고, 한참을 생각하고 대답하는 이도 있었다. 여전히 모르겠다는 사람도 물론 있었다. 그들에게 사랑은 희생이고, 편안함이고, 순수한 것이고, 절대적이며, 그들 최고의 가치이기도 했다. 어느 하나 대답이 아닌 것이 없고, 모두 정답인 것만 같았다. 그들 표정으로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사랑은 결심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