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창문을 열어두고 4월의 봄바람이 마음껏 불어 들어오게 두었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적당하고 싱싱한 바람이 불어 들어왔다 사무실을 한 바퀴 돌아 다시 불어 나간다. 햇살은 강렬하진 않지만 바람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날씨를 만들기에 충분하다. 이 건물이 남향이었던가, 아닌가?
날은 좋은데 지난주부터 아팠던 몸이 회복되지 않는다.... 더디다..... 입맛이 없어 잘 먹어주지 않으니 회복도 더딘 것을 아는데..... 음식을 맛이 아닌 의무감에 먹는 것이 곤혹스럽다. 그래도 덕분에 월요일, 화요일 일을 좀 놓고 쉬고 있다. 출근은 하는데... 그냥..... 쉬고 있다. 일을 할 수 없다는 표현이 맞겠다. 힘이 없고 일이 손에 잡히질 않고, 자꾸 딴생각만 든다. 그래서 오늘은 혼자 있을 수 있는 곳으로 왔다. 창문을 열었다. 바람과 햇살과 봄 공기가 들어오도록.... 그것들이 신비의 묘약이 되어 내일 짠~ 하고 씩씩해졌으면 좋겠다.
연초록 잎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살랑살랑 엉덩이춤을 춘다. 귀여운 저들도 곧 여름 햇살과 더불어 진초록 옷으로 갈아입고 어른이 되어가겠지? 해가 가린다. 구름이 지나가나 보다. 큰 녀석인가... 한 동안 흐릿한 게 잔잔하던 봄바람이 순간 매서 웁게 들어와 나는 어깨를 움츠린다. 하늘이며 구름이며 바람, 나뭇잎사귀 하나하나 저렇게 바쁘게 움직이는데 창문에 걸린 일상은 평화롭고 조용하다. 이런 날은 시간도 더디다. 머물다 지나갈 것 같았던 구름이 자리를 잡은 듯 바람이 세차지고 잎사귀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햇살도 모습을 감추고,,,, 창문을 닫아야 하나? 그냥 둘까? 구름 좀 머물러 있다고 바람길 막아 창문 닫는다니 괘씸하기라고 했을까? 세차게 펄럭이는 소리에 깜짝 놀라 바라보니 태극기가 우악스럽게 춤을 춘다. 좀 봐주거라... 난 아직 회복이 덜 됐단 말이야..... 조금은 차가워진 바람에 한기라도 느끼고 또 아프면 어쩌란 말이야.....
사람들이 던지는 "괜찮아?" 한마디가 그렇게 서럽다. 그냥 괜찮아요~ 웃으면서 대답하는 나도 그렇고... 그냥 꼭 짜인 공식대로 말하고 답하는 기계처럼.... 그들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건 아니지만.... 그냥 나보다 더 나를 걱정해주는 누군가의 따뜻한 말과 따뜻한 위로와 보살핌이 필요한가 봐....... 애처럼 투정 부리고 싶은지, 떼쓰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다. 투정 부리고 떼쓸 나이는 아니잖아? 하고 나의 이성이 나를 붙드는 것인지, 상대 봐 가며 해야 한다는 보이지 않는 사회적 품위 유지에 대한 압박인지..... 오늘도 "괜찮아요~"를 수십 번 내뱉으며 안 괜찮게 자리 지키고 있다.
괜찮아요........... 괜찮아........... 좋아............ 빨리 꼭 그렇게 되길... 내일부터는 밝고 재미있는 글이 써지거라~~~~~ 꼭 그러거라.....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