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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스보이스 Feb 15. 2022

유스보이스가 아니었으면,
생각하지 못했을거예요.

유스보이스 교육자, 임종우



유스보이스가 아니었으면,

생각하지 못했을 거예요


인터뷰어 : 유스보이스 교육자, 임종우

인터뷰이 : 유스보이스 프로젝트 매니저, 윤성민.


유스보이스를 통해 미디어 교육의 첫 커리어를 시작했다. 자신의 예술 언어인 문자와 영화 비평을 통해 청소년을 만났다. 교육의 기획, 설계, 진행, 평가, 피드백. 모든 것을 사유하는 경험을 했고, 임종우 교육자다운 교육이 무엇인지 알고, 꾸준히 고수하는 중이다. 교육자의 삶과 경험이 커리큘럼화 되고, 자율성과 성장을 중요시하는 유스보이스의 모습은, 임종우 교육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고, 미치고 있을까. 또 어떻게 실현되고 있을까.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임종우입니다. 2018년에 처음 교육자로 함께 한 뒤, 4년째 함께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문화기획자이자, 문화연구자로 성남교육영화제 대표 프로그래머, 모두를위한극장 공정영화협동조합의 운영위원,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서 미디어 교육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 외에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임종우님.


어떻게 처음 유스보이스 함께 하게 되셨나요?

2018년 당시, 학교 졸업을 앞두고, 문화예술교육사라는 자격증을 취득하고 있었어요. 그 과정에서 라정민 선생님을 만났는데, 청소년 미디어교육 사례로 유스보이스를 소개하셨었어요. "교육자로 선정되기 어렵고, 특이하다. 그런데 도전해보면 좋겠다."라고 하신 게 기억나요. 사실 그때는 크게 관심 없었어요. 교육자의 길을 생각하고 이수하는 건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성남시 청소년재단의 김기봉 선생님께서도 유스보이스 소식을 저에게 전해주셨어요. 교육자를 모집하는데, 한번 도전해보면 좋겠다면서. 여기가 얼마나 대단하길래, 두 분이나 이런 제안을 하나 생각하고 도전해 봤던 것 같아요.


두 분은 왜 그런 추천을 했던 걸까요?

김기봉 선생님께 여쭤봤어요. 왜 저에게 추천하셨는지. 답변해주셨는데, 김기봉 선생님은 제가 이거를 어떻게 소화해내고, 해나갈지, 또 성장할지를 좋은 의미로 시험해 보고 싶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제 커리어의 첫해기도 하고, 유스보이스 경험이 저의 역량을 크게 향상시켜 줄 거라고 생각하셨대요. 아무것도 해본 적 없는 사람이 미디어센터에서 강의할 수 있는 건 아니니, 제가 무언가를 하길 바라셨고, 이거를 제가 어떻게 소화해 내는지 보고 싶었다고 하셨어요. 그렇게 유스보이스를 처음 접했습니다.



유스보이스 첫인상은 어땠어요?

장충동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솔직히 얘기하면, 초긴장 상태였어요. 왜냐하면, 서류 쓰는 것도 많았고, 앞 팀이 너무 자신 있게 하고 나가는 걸 보고, 워낙 어렵다는 얘기도 듣고, 면접도 제일 마지막이었거든요. 안될 것 같았어요. 인터뷰가 4대 1이었는데, 다대일 면접이 처음이라 바들바들 떨면서 했던 기억이 나요. 유스보이스가 저를 불편하게 한 건 없었는데, 저 혼자 긴장했었어요. 너무 더웠고, 떨렸어요.



당시 면접을 한 시간 정도 보고, 면접자 개인의 삶과 이야기를 들어보는 면접이었어요. 면접은 어땠나요?

당시는 유스보이스 면접이 첫 면접이어서 몰랐는데, 그 이후 경험했던 면접을 생각하면 많이 달랐구나 느껴요. 저를 실험하는 질문이 아니라, 말 그대로 저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으로 이루어졌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보통은 행정적인 질문이나, 이거 할 수 있느냐 없느냐 등의 질문인데. 그런 점에서 많이 달랐어요.


저도 경력이 조금 차고, 누군가를 심사해야 하는 자리가 생겨요. 그럴 때 어떻게 질문을 할까, 어떤 에너지를 주고, 응원해야 할까를 고민하는데, 그때 유스보이스 면접의 공기나 호기심 어린 눈빛들을 많이 생각하게 돼요. 그만큼 신선한 경험이었어요. 반면, 그 이후에도 수많은 경험을 했는데 유스보이스 경험이 여전히 신선한 건 안타까운 일 같아요.


"영화를 통해 제 이야기를 하는 게 비평이라고 생각해요.
조금 내성적이고, 소심하면서 아싸적인 예술 언어예요."


그렇게 면접을 보고, 교육자가 되셨어요. 영화비평으로 교육하셨는데, 비평을 선택한 특별히 이유가 있었나요?

예술을 공부했지만, 실기 창작이 아닌 이론을 공부한 거예요. 창작하는 예술가는 아닌 거죠. 당시 제 표현의 언어는 문자와 비평이었어요. 평론가가 되고 싶었고, 당연하게 가르칠 수 있는 것도 평론이어서 비평을 선택했어요.


적절한 표현인지 모르겠지만, 영화나 다큐, 브이로그 등을 창작하는 건 굉장히 인싸적인 행위예요. 그게 저한테는 안 맞았어요. 저는 제 생각을 창작으로 표현하기보다, 다른 매체를 경유해서 표현하는 사람이에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해주는 영화를 통해서, 제 이야기를 하는 게 비평이라고 생각해요. 조금 내성적이고, 소심하면서 아싸적인 예술 언어예요.


랩도 좋고, 그림도 좋고, 그렇게 표현하는 걸 즐기는 청소년도 있지만, 저 같은 청소년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직설적으로 내 말 하는 걸 어려워하고, 조금 더 차분하게 작품을 경유해서 내 이야기를 하는 미디어도 있다는 걸 청소년에게 알려주고 싶었어요. 또, 저를 닮은 청소년을 만나고 싶었고. 그게 정말 솔직한 마음이에요.



종우님의 영화비평 교육은 어떻게 진행됐었나요?

2018년 여름에 '누구나 할 수 있는 영화비평 워크숍'을 진행했어요. 8회 차로 구성했었고, 앞부분에는 제가 생각하는 좋은 영화 2~3편을 보여줬어요. 그걸 같이 보고 비평하는 연습을 했고, 어려운 영화, 이상한 영화 안 보여주고, 비평이라고 어렵지 않을 테니 저를 믿어달라는 말을 많이 했었어요. 저의 감각을 믿어보고, 제가 보여주는 영화를 함께 봐달라고. 뒷부분부터는 각자 자신이 쓰고 싶은 영화를 골라서, 쓰고 싶은 대로 쓰게 했었어요.


당시 교육에서는 어떤 의도를 가지고 계셨나요?

그 당시에는 오로지 내가 느끼는 대로 말해보자에 초점을 맞췄어요. 창작자의 의도와 일치하지 않아도 되니, 내가 무엇을 느끼는지 찾아보라고. 초반에 학생들이 쓴 비평을 보면, 수능이나 대학 논술이 요구하는 답변들이었어요. 그게 되게 경직되어있다고 느꼈고, 본인의 진짜 생각일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대학이나 평가자들이 원하는 단어를 가져온 것일 수도 있겠다' 생각돼서, 그걸 먼저 해소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내가 무엇을 느끼고, 어떤 감정이 들었는지를 꺼내는 작업에 집중했어요. 



영화비평 워크숍 교육 중 블라인드 필름 감상


당시 오재형 감독의 <블라인드 필름>이라는 영화를 보여줬는데, 자막도 대사도 없는 애니메이션 실험영화예요. 총 세 번을 보여주고 처음에는 메모하지 않고 보기, 두 번째는 메모하며 보기, 세 번째는 창작자의 작품 소개와 평론가의 비평을 보고 새롭게 알게 된 점을 적는 방향으로 진행했어요. 세 번의 감상 후 글 쓰는 작업을 했는데, 이 회차가 경직된 감상 태도나, 방식을 해소시켜주는 부분에서 제게 가장 중요한 회차였어요. 



자신의 시각으로 영화를 보고, 자기 생각을 담은 글을 쓰는 게 청소년 시기에 왜 중요할까요?

유스보이스가 추구하는 것 중 하나는 '나다움'이예요. 나다움을 찾는다, 라는 표현이 틀린 표현이 아니지만, 저는 내 안으로 들어와서 찾기보다는 바깥과의 접촉을 통해 만들어 간다는 느낌이 강해요. 영화를 '세상을 보는 창'이라고 하잖아요? 저에겐 진짜 그랬어요. 영화를 보며 내가 직접 못 만난 사람, 장소, 세계를 만났다고 생각해요. 바깥에 있는 것과 만나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 간다는 건, 본질적으로 영화비평이 가지고 있는 파워풀한 점이에요. 그게 영화 비평의 힘이고, 청소년에게 분명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를 닮은 교육이어서 좋았다, 라고 해주셨어요. 두고두고 곱씹게 되더라고요.



교육 중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당시 교육을 진행하면서 페이스북 그룹에 교육 현장 사진을 올렸었어요. 그러면 타 지역 선생님들 교육도 불 수 있으니까. 항상 꾸준히 올렸는데, 다른 랩 교실, 연기교실을 보면 너무 즐거워 보이는 거예요 청소년들이. 반면, 제 사진은 다 고개 숙이고, 표정도 잘 안 보이고, 어둡고. 그때 약간 위축됐었어요. 참여자들이 교육자를 잘못 만나서 즐거운 교육을 못하는 건 아닐까 생각도 들고.


2018 영화비평 워크숍 교육 현장


그런데 그때, 이혜린 선생님이 제 슈퍼바이저셨는데, 하루는 참관을 오셨어요. 교육이 끝나고 어떠셨냐고, 떨면서 물어보니까 "저를 닮은 교육이어서 좋았다."라고 해주셨어요. 사실 제 수업이 재밌는 수업은 아니에요. 고요하고, 조용한 분위기 수업인데, 이게 청소년 교육 평가체계에서는 안 좋은 것일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저를 닮은 수업이어서 좋았다고 평가해 주시니, 두고두고 곱씹게 되더라고요. 그 순간 페이스북 그룹을 보면서 위축되기보다, '아 그래, 나 같은 교육도 있어야지.', '나 같은 교육자도 있어야지.', '노잼 교육이라고 하지만, 노잼 교육도 있어야지.' 라면서 나 같은 사람도 있어야 하고 필요하다 생각하게 됐어요. 자신감을 얻고, 그 이후부터 교육자로서의 나를 중요시하려고 노력했어요.



"유스보이스를 겪지 않았다면, 이런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거에요."

나를 중요시한다는 점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요?

작년부터 대학교에서 미디어 교육 개발을 가르치고 있어요. 코멘트를 줄 일들이 있는데,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각자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모습을 지켜주려고 노력해요. 그런 고유한 모습을 지켜주면서, 동시에 어떻게 실현될 수 있을까가, 제가 교수 지도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에요. 이런 생각의 시작점이 유스보이스였어요. 미디어 교육이나, 문화예술 기획을 할 때, 많은 부분에서 유스보이스의 영향을 받았어요.


과거 한 인터뷰에서 교육자는 즐거웠고, 성장했고, 행복했는지 여부에도 신경 쓰는 교육 생태계가 됐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유스보이스의 경험은 즐거웠고, 성장했고, 행복했나요?

제 주변 미디어 교육자에게 하고 싶은 말인데, 교육자들이 조금 이기적이었으면 좋겠어요. 교육자가 너무 을같고, 사업 중심적이고 참여자 중심적이에요. '안 좋은 평가가 있으면 어떡하지?, 나를 다시 안 써주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들이 교육자에게 아예 체화되어 있다고 할까요.


참여자도 중요하고, 교육자가 참여자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중요하지만, 그전에 나의 삶을 이끌어가는 당사자로서, 내 삶을 이끌어가는 직업이 교육이라면 교육자로서 어떤 성장과 변화가 있었는지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 교육을 하면서 나는 성장했나? 성찰했나? 변화했나? 이런 걸 스스로 점검했으면 좋겠고, 일정 부분 시스템화됐으면 좋겠어요.


유스보이스를 겪지 않았다면, 이런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거예요. 다행히, 너무 운이 좋게도 유스보이스에서 처음 미디어 교육을 시작했어요. 당시 교육자로 시작하면서 내가 내 교육을 기획하고, 설계하고, 셋팅하고, 교육자에 대한 슈퍼비전이 이루어지고, 교육자의 이야기와 고민을 들어주고, 결과를 공유하고, 내가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까지 계속 질문해 주셨어요. 그렇게 특별했기 때문에 지금의 교육 시스템이 체질적으로 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고, 제 프로젝트를 할 때 적용하고 있어요.


어떻게 적용되고 있을까요?

프로젝트를 여러 개 한다고 했잖아요? 저는 제가 기획한 것만 가르쳐요. 다른 사람이 틀을 다 만들고, 주문한 거 하지 않고, 요청을 받아도 제가 온전히 기획할 수 있는 강의만 해요. 찍어내듯이 반복하는 교육은 안 하려하고. 교육 프로그램도 저한테는 또 하나의 작품이에요. 지금도 그렇게 임하고 있고, 그게 제가 반드시 지키는 원칙이기도 해요. '어디 파견 가듯이 하지 않겠다, 내가 기획한 것, 내가 온전히 책임질 수 있는 것만 하겠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 원칙을 세우는 데 유스보이스 경험이 컸죠.


사진제공, 임종우.


교육자의 성장과 성찰, 자기다움이 왜 중요할까요?

제 경험에서는 교육 전반을 기획하고, 조정하고, 종합적으로 사유할 수 있는 기회가 현실적으로 유스보이스 외에는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아요. 장소, 강사료, 시간, 대상이 정해져 있죠. 그런 조건을 자유롭게 설계하면서, 교육을 사유할 수 있는 경험이 없어요. 저는 이게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유연성이 있다고 할까요. 여러 환경이 닥쳤을 때, 그것을 유연하게 사유하고, 돌파해가는 게 유연성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유연성은 정말 유연하게 무언가를 해봐야 생겨요.


올해와 작년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게 바뀌었어요. 그런 큰 변화 속에서 가장 먼저 무너지는 사람은 그런 유연성이 없는 사람 같았어요. 그런 큰 변화에서 완벽하진 않더라도, 자기 사업을 끝까지 통과해가는 사람은 유연한 사람들이었어요. 이런 대응 능력은 자신의 교육을 처음부터 끝까지, 사유하는 경험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는데, 유스보이스 교육자 양성이 그런 점을 길러준 것 같아요.



그런 사유의 경험이 청소년을 만났을 때 어떻게 나타날까요?

그렇게 자유롭게 기획했을 때 교육자가 보이는 자신감이 다른 것 같아요. 내가 내 교육을 기획하지 않으면, 교육에 대한 확신이 없잖아요? 그 확신 없음이 참여자와 청소년 눈에 다 보일 거라 생각해요. 유연하게 기획하고, 종합적으로 사유할 수 있다면, 교육현장에 나갔을 때 교육자의 모습과 표정, 태도에 나타날 거예요. 청소년들이 봤을 때 교육자가 떳떳하고, 자신감 있고, 자긍심을 가지고 있으면 청소년이 더 신뢰하고, 적극 참여할 거예요. 그런 점에서 청소년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아요.


유스보이스 교육자 양성을 통해 느끼고, 실현하시는 게 많은 것 같아요. 처음에 나를 닮은 청소년을 만나고 싶다고 하셨는데, 그건 이루어졌나요?

몇 명은 저를 닮았고, 몇 명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아니었던 친구들은 저를 조금 신기해했어요. '이런 교육자가 있나?' 했던 것 같고, 자랑할만한 점은 당시 제 교육을 들었던 청소년이 성인이 되어서 저와 함께하는 동료가 됐어요. 2020년에 제가 지역에서 작은 영화제를 시험하는 청년사업을 했는데, 그때 동료가 되서 2020년 1년을 함께 했어요. 성남청년영화제를 기획해보자는 목표를 가지고, <로컬 시네마를 위한 조건들> 독립영화 기획전을 함께 했고, 2010년대에 성남시 청소년들이 만들었던 다큐 60편 정도를 찾고, 그 시절에 청소년이었던 우리의 시각으로 다시 보고, 비평을 쓰고, 온라인으로 상영하는 아카이브 전시회를 함께 했어요. 이런 경험이 되게 재밌어요. 이상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그 친구와 저 자신 모두가 대견했어요. 



유스보이스는 청소년이 나다움을 찾고, 표현하도록 돕고 있는데, 나다움을 찾고 표현하는 게 왜 중요할까요?

나다움은 나이가 들어도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치열하게 추적하고, 샅샅이 뒤져야 나오는 게 나다움 같아요. 청소년 시기는 청년기로 넘어가는 전환기이기도 해요. 그런 노력하는 연습이 청소년 시기에 이루어지면, 청년이 되어서도 덜 힘들 것 같다는 마음이 있어요. 


또 나다움은 MBTI나 혈액형처럼 내재되어 있는 게 아니라, 세상을 경험하면서 구성해 나가는 것이라 생각해요. 타인과의 접점과 교류, 커뮤니케이션으로 만들어지는 거라면, 표현해야 되잖아요? 내 고민을 알려야 피드백이 오니까. 그런 가운데 나다움이 만들어지는 것이라 생각해요. 미디어는 결국 내 이야기를 하는 도구예요. 영상, 음악, 사진, 글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하고 교류하면서 나다움을 빚어가는 것 같아요. 내 옆에 항상 두고, 내가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될 때 찾아보는 지도 같은 역할을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유스보이스에서의 경험이 현재의 종우님께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유스보이스에서 했던 참여자 공간 설정, 예산 구성,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 평가의 과정이 문화기획에도 필요한 역량이에요. 이런 전반적인 역량들을 키울 수 있는 계기였고, 다 설계해 본 경험이었어요. 일하다 보면 무언가 싸한 기분이 들 때가 있어요. 잘 못 되고 있는 거 아닌가?, 느껴질 때 원인을 찾는데 큰 도움이 돼요. '아, 내가 이걸 놓치고 있었구나', '지금 뭔가 아닌 것 같다.' 생각하는 평가의 기준이 유스보이스에서 형성됐어요. 이렇게 내가 하고자 하는 걸 실천할 때, 점검하는 좋은 브레이크가 되고 있습니다. 좋은 역량들을 저한테 선물해 주셨어요.


앞으로의 유스보이스는 어떤 걸 놓치지 않고, 가져가야 할까요?

교육이 너무 천편일률적이고, 교육자도 마찬가지인 걸 자주 봐요. 이건 교육의 다양성에도 위배되고, 교육자의 다양성에도 위배돼요. 가르치는 것도 비슷하고, 가르치는 사람도 비슷하다면, 그게 좋은 걸까요? 지금이 다시 다양성을 회복시켜줘야 하는 시점 같아요. 유스보이스가 그런 다양성 회복에 드라이브를 만들어 줬으면 좋겠고, 20년을 통과한 만큼 미디어 교육자들의 신뢰가 있어요. 그 신뢰를 바탕으로 다양성의 필요성을 제시하면, 20년 뒤 미디어 교육에서 과연 어떤 변화와 성장이 나타날지 기대돼요.


교육자들이 각자의 나다움을 갖고, 독창적이고 독보적인 유스보이스다움을 가진 사업이나 프로그램을 보여주면, 앞으로 미디어 교육자나 단체에 좋은 영감과 레퍼런스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스보이스만의 자기 원칙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 역시도 내년부터는 다시 저의 원칙을 점검하고, 타협하지 않고 해보려고 해요. 그렇게 해나가다 보면, 그 너머에 더 많은 것들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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