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스보이스 TMI 프로젝트, 손유정
인터뷰어 : 유스보이스 TMI 프로젝트, 손유정
인터뷰이 : 유스보이스 프로젝트 매니저, 윤성민.
평소 의지하고 믿을 사람이 없었다. 그러던 중 전교 1등, 운동 잘하는 학생, 혼자서도 잘하는 애라는 칭찬을 들었다. 처음 받아보는 칭찬이었다. 그 칭찬의 기대를 저버리고 싶지 않아 더 열심히 했다. 학교에서 가장 공부를 잘하는 애, 자격증이 가장 많은 애 였지만, 본인의 진짜모습은 아니었다. 네모난 틀에 맞춰진 별이었다. 그러던 중 유스보이스 TMI 프로젝트를 만났다. 나다움을 발견하고, 표현하는 활동이었다. 사전 질문지의 답변부터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나다움은 무엇인지, 어떻게 표현하고 싶은지를 처음으로 고민했다.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행복을 찾아가는 것이 나다운 거라는 생각을 했다. 발견미션을 통해 행복이 일상 어디에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행복을 담은 자서전을 만들었다. TMI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표현한 손유정 티머에게 그 깊은 이야기를 들어본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전남 삼계 고등학교 부사관과에 다니며 해군 부사관으로 입영을 앞두고 있는 19살 손유정입니다. 유스보이스 TMI 프로젝트에 처음 함께 했습니다.
TMI 프로젝트로 지원서에 "나는 별모양의 사람인데, 사람들은 네모난 틀에 맞추려고 한다."라는 말이 인상 깊었어요. 어떻게 나온 말일까요?
저는 원래 공부도 못하고, 운동도 못했어요. 그냥 잘 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한 거였는데, 사람들은 저를 '원래 잘하는 애.'라고 생각하더라고요. 해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데, 처음 부사관을 선택한 것도 명예롭고 헌신적인 부분을 보고 꿈꾼 거였어요. 하지만, 사람들은 안정적인 직업을 잘 골랐다고 평가를 하는 거에요.
그 말들을 들으면서 사람마다 각자의 재능이나 성격이 다 다른데, 평가할 때는 공부를 얼마나 잘하는지와 어느 학교를 갔는지로 평가하더라고요. 물론, 변하고 있지만 아직도 남아 있다고 생각해요. 그 점이 답답해서 그렇게 표현을 했었어요.
유스보이스를 만나기 전, 유정님은 어떤 사람이었나요?
부족한 사람이었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저를 볼 때 자격증도 많고,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괜찮다고 평가하지만, 그런 평가를 들을 때마다 '내가 행복한 건가?' 헷갈리더라고요. 제 성격 자체도 항상 사람들에게 맞추는 성격이었어요. 실제 성격은 그렇지 않고 부족하다고 생각하는데, 남들이 버젓이 인정을 해주니까 더욱더 헷갈렸던 것 같아요. 자격증이 많다고 말씀 드렸는데, 물론 제가 하고 싶어서 따고, 그 과정에서 재미있는 것도 있었지만, 남들의 시선을 조금 의식해서 일부로 따기 쉬운 자격증을 많이 따는 모습도 있었던 것 같아요.
TMI 지원서에는 세 가지 미션이 있었어요. 3가지 키워드로 나를 소개하고, 내가 생각하는 나다움은 무엇인지, TMI 프로젝트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였는데, 인상 깊었던 미션이 있었나요?
솔직히 처음에 보고 엄청 당황했어요. (웃음). 한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질문이었고, 처음 해보는 고민이었어요. 이걸 어떻게 말해야 하지? 어떤 말을 해야하지? 엄청 고민했던 것 같아요.
그중에서도 '내가 생각하는 나다움이 무엇인지'적는 미션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되게 짧고 간단한 질문인데, 엄청 오랜 고민을 했거든요. 유스보이스에서 말하는 나다움이 뭘까? 내가 스스로 생각하는 나다움이 뭘까? 엄청 고민했던 것 같아요.
유정님의 답은 무엇이었나요?
제가 생각하는 나다움은 진짜 제가 원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정말 다른 사람 눈치를 많이 보는 성격이에요.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되는데, 그때마다 내가 뭘 원하는지 먼저 고민하는게 아니라, 내가 한 선택을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볼까?를 생각했어요. 주위의 평판을 신경쓰고, 주위의 영향을 신경쓰고. 그게 제 선택의 기준이 됐어요.
그러다 우연히 다른 이유 없이 단순히 해보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여러 시도를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어요. 그 사람이 갑자기 떠오르더라고요. 정말 내가 하고 싶다는 단순한 이유만으로 내 앞의 갈림길을 직접 선택하고, 나아가는 모습이 정말 멋지고 부러웠어요.
그렇게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선택하는 게 아니라, 내 앞의 기로에서 내가 정말 원하는 걸 선택하고, 그렇게 살아가는게 진짜 나다움 아닐까? 라고 생각해서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하는 것.'이 나다움이라고 답변을 했어요.
세가지 미션 중에 마지막에 '어떤 걸 하고 싶은가요' 했을 때 행복에 대해서 이야기를 자서전으로 나누고 싶다고 하셨어요.
이 부분은 제가 TMI 프로젝트에 지원했던 계기와 맞물려요. 학교 친구가 하늘로 떠났을 때, 정말 아무것도 못했거든요. 아무것도 못했다고 자책하고. 그런 제 모습을 보면서 학교 선생님도 집으로 귀가 시키고, 공부도 잘 안되고. 그 과정에서 시간이 조금 생겼는데, 주위 사람들이 "너가 하고 싶은 걸 해봐라, 힐링을 해봐라."라고 하시는데, 제가 언제 행복한지를 모르겠더라고요.
앞서 나다움이 '내가 원하는 것을 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렸는데, 나다운 삶이라는 건 '내가 원하는 것을 하면서, 행복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연장선에서 나다움을 고민하고, 내가 언제 행복한지를 찾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찾은 행복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서 자서전을 만들고 싶다고 답변 했었어요.
TMI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면서 많은 과정을 거쳤어요. 씨앗키우기부터 시작했는데, 직접 키워보니까 어땠나요?
제가 사실은 살면서 무언가를 키워 본 적이 없어요. (웃음). 애완동물을 키워도 보통 가족이 키우고, 제가 주도해서 해본 적은 없어요. 그런데, 씨앗을 키우면서 이참에 잘해보자, 열심히 해보자고 생각하고 열심히 했어요. 씨앗을 받은 날 바로 학교 화단에 심고, 나중에 다 자라면 선생님이나 친구들한테 나눠주기도 했거든요.(웃음).
그렇게 키우다 보니까, 제 생각보다 챙겨야 할 게 많더라고요. (웃음). 수시로 신경 써줘야 하고. 그러면서 든 생각이 '이렇게 작은 걸 키우는데도 이렇게 많은 관심이 필요한데, 왜 나 자신에게는 관심을 주지 않았을까?'였어요. 씨앗을 키우면서 저 자신을 성찰하게 된 것 같아요. 그 점이 씨앗을 키우면서 인상 깊었고, 평소에 공부를 해야된다는 강박이 있는데 그 강박에서도 자유롭게 벗어난 계기였어요.
씨앗을 키우고 발견 미션을 진행했어요. 어떤 미션이었는지와 어떻게 수행했고,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소개해주세요.
첫 번째 미션은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을 만나서 인터뷰 하기.'였어요. 처음부터 막막했어요. 당장 행복이 뭔지도 모르겠는데, 행복하게 사는 사람을 만나서 인터뷰 하라니까. (웃음). 미션 한번은 패스할 수 있어서, 그냥 패스할까 고민도 하고.
그러다 수행을 했는데, 제 친구 중에 엄청난 재능이나 명확한 꿈이 있는 건 아니지만, 엄청 행복해 보이는 친구가 있었어요. 그때 제가 공부하면서 힘들어할 땐데, 상담할 겸 미션할 겸 전화를 해서 수행했었어요. 행복이 뭔지에 대해서 물었는데, 그냥 매일 맛있는 거 먹는 것도 행복이다, 사소한 행복이 있다는 걸 그 친구가 알려줬어요. 그걸 정리해서 첫 번째 미션을 수행했고.
두번째 미션은 '지도 등록'이었어요. 동네 맛집이나 자주가는 장소 중에 지도에 등록되지 않은 곳을 찾아가서 등록하는 거였어요. 솔직히 처음에는 '이 미션이 의미가 있나?' 이런 생각을 했는데, 막상 제가 즐겨가는 맛집에 직접 찾아가서 포장하고, 메뉴판까지 찍어서 등록하니까 재밌더라고요.
세 번째는 '고 워킹 플레이스'라고, 가고 싶은 곳을 생각하고 왜 가고 싶은지 적는 거였어요. 초등학교 때 그리스 산토리니가 바다와 흰 건물이 어울려져 있는 걸 보고 바다를 좋아하게 됐거든요. 그게 문득 생각나서 그림도 직접 그렸던 기억이 있어요.
네 번째는 '셀프 인터뷰'였어요. 나 자신을 인터뷰하는 미션이었는데, 유튜브에서 검색해서 질문지를 직접 작성하고, 파우치에 넣은 다음에 랜덤으로 뽑고 답변했었어요. 저조차도 어떤 질문이 나올지 모르고, 조금 신박하게 해보고 싶어서 그렇게 진행을 했는데, 다양한 질문들 속에서 나 자신을 한번 더 돌아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섯번 째 미션이 '숨던 책' 이라고 한번도 읽지 않은 책을 읽는 미션이었어요. 제가 책을 굉장히 좋아해서, 정말 한 권 한 권 고를 때 신중하게 골라요. 리뷰도 찾아보고, 내용도 보면서 구매를 해요. 그렇게 신중하게 고른 책 중 읽지 않은 책이 있을까? 싶었는데 있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틈틈이 책을 일고, 내가 이런 책을 좋아했구나 싶었던 것 같아요.
마지막 미션이 '오늘은 요리왕'이라고, 내가 좋아하는 재료를 가지고 나만의 요리를 하는 거였어요. 이 미션을 할 때 학교에 있었는데, 영양사 선생님이랑 친해서 재료랑 식기구를 빌리고, 마트에 가서 재료도 사와서 학교에서 간소하게 떡볶이를 만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웃음)
미션하면서 어떤 점이 인상 깊었고, 좋았나요?
제 기준에서 묵직한 미션도 있었고, 가벼운 미션도 있었다고 생각해요. 묵직한 미션은 나 자신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어서 좋았고, 가벼운 미션은 처음에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제가 안해본 것들이 많더라고요. 특히 지도 등록은 한번도 제가 직접 등록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지도를 등록하면서 다른 사람이 내가 등록한 걸 보고, 이곳을 찾는다고 생각하니까 뿌듯하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새로운 경험도 됐고, 신선해서 좋았던 것 같아요.
다른 티머들과 함께 미션 공유도 했었어요. 다른 티머의 미션 중 인상 깊었던 게 있었나요?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는 미션이었어요. 미션을 하고 종점에서 내린 뒤 사진을 찍었다는 걸 발표하셨던 게 기억나요. 제가 성격이 급한데, 한번은 버스에서 졸다가 종점까지 간 적이 있어요. 정말 엄청 화를 냈었는데, 그 분은 너무 여유롭게 잘 다녀왔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때 '아, 여유가 주위를 둘러볼 수 있게 하는구나.' 생각해본 것 같아요.
유정님에게 가장 의미있었던 미션은 뭐였어요?
저는 첫 번째 미션이요. 행복한 사람을 인터뷰하는 미션이 나 자신을 아는데 큰 영향을 줬다고 생각해요. 그 미션을 하기 전까지, 행복은 거창한 거라고 생각했어요. 성공해야 행복할 수 있는거고, 죽을 때까지 행복하지 않은 사람도 있는 거라고. 그렇게 생각했는데, 친구가 이렇게 이야기 하더라고요. 되게 짧고 굵은 말이었어요.
"행복을 왜 그렇게 크게 생각해? 생각보다 별거 아닌걸로 매일 행복할 수 있는 거 아니야?" 라고.
그 이후 유심히 제 주변을 보니까, 공부하다 오트밀 하나 까먹는 것도 행복하고, 밥먹을 때 제가 좋아하는 게 나오면 행복하고, 유튜브로 드라마 보는 것도 행복하더라고요. 이 미션을 계기로 하루의 사소한 행복을 알게된 것 같아요.
작품 제목이 '바다를 보며 멍때리고 싶은 날.'이에요. 이 작품에 유정님의 행복이 어떻게 녹아 있을까요?
제목을 쉽게 말하면 물멍이긴한데, 제가 힐링하는 방법이 물멍 때리기예요. TMI 프로젝트 작품을 만들면서 혼자 부산에 여유롭게 다녀온 적이 있어요. 그냥 바다를 보면서 멍 때리는 게 저는 너무 행복하더라고요. (웃음).
평소에도 생각이 많다보니까, 멍 때리면서 생각 정리도 되고, 바다가 잔잔할 때도 있지만 파도가 크게 밀려올 때도 있잖아요? 오글거릴 수도 있지만, 그 모습이 사람이랑 닮아 있는 것 같아서 인상도 많이 남고 힐링도 많이 됐어요.
그래서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겪었던 일들을 시기별로 작성해서 적었고, 그 순간순간 마다 소소하게 제가 행복했던 순간들을 같이 담았어요.
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솔직히 창작을 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다 힘들었어요. (웃음) 저한테는 한번도 해보지 않은 도전이었는데, 다른 사람이 읽기 편한 글을 쓰기도 힘들어서 계속 쓰고 지우고를 반복 했었어요. 글의 내용도 제가 힘들었던 시절을 담는 거니까, 그 현실을 다시 마주하는 것도 힘들었거든요. 울면서 작업했어요.
표지 디자인도 심플하게 만드는 게 어려웠고, 인쇄 맡길 때도 어떤 용지를 쓸지, 몇g 용지를 쓸지, 용지 크기는 어떻게 할지. 사소한 것 하나까지 신경써야 되서 어려웠던 것 같아요. 그래도 뿌듯했던 게 친구에게 주고, 주변에 보여주니까 잘 읽었다고, 감동도 많이 받고 대견하다고 해주셨는데, 많이 뿌듯하더라고요.
친구는 유정님의 자서전을 읽고 어떤 말을 해줬나요?
한 친구가 저랑 놀고 밤에 헤어질 때 제가 책을 줬었어요. 그 친구가 밤에 집가서 읽었나 봐요. 새벽에 SNS로 장문의 글이 왔었어요. '너가 이렇게 까지 힘들게 살았는지 몰랐다고, 이렇게 버텨낸지도 몰랐다. 나였으면 못버텼을 텐데, 정말 씩씩하게 잘 이겨내줘서 고맙고 대견하다.'라고 해줬어요. 그걸 아침에 읽고 막 펑펑 울었어요.
작품 중에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어디예요?
좋아하는 부분은 세 번째 파트인 제 고등학교 시절이에요. 고등학교 시절이 정말 힘들었어요. 1학년 때는 선배들 눈치보느라 힘들고, 2학년 때는 시험에서 계속 떨어져서 힘들고, 3학년 때는 친구일 때문에 힘들고. 그렇게 힘든 시절만 있는 줄 알았는데, 막상 돌아보니까 잘살았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세번째 부분이 마음에 들어요.
또 사진의 경우는 다 좋은데 모래사장에 발만 있는 사진이 있어요. 그걸 정말 좋아해요. 약간 붉은 색을 띄는데, 그게 필름문제임에도 나름 낭만 있더라고요. (웃음). 제가 잔꽃무늬있는 옷을 엄청 좋아하는데, 빼꼼 나온 잔꽃무늬치마도 일부로 나오게 의도한 거거든요. 의도대로 잘 나온 것 같아서 좋아요.
TMI 프로젝트를 모두 끝내고 소감이 듣고 싶어요.
진짜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TMI 프로젝트가 아니었다면, 언제 또 이런 여유를 즐겼을까 싶어요. 사실 TMI 프로젝트를 하면서 "너 이거 왜 하냐, 공부 안하냐." 이런 말도 들었거든요. 공부해야 되는데 갑자기 책 읽고 있고, 씨앗 심고 그러니까. (웃음). 그럴때마다 대외활동에서 하는 프로젝트가 있어서 이거 꼭 해야 된다고 말했는데, 그런 핑계로라도 여유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어요.
거창한 걸 한 건 아니지만, 사소하게 여러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았고, 무엇보다 저 자신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처음 인 것 같아요. 저의 19년을 많이 돌아봤는데, 이전까진 왜 힘든 일이 나한테만 오고, 다른 사람들은 행복해 보이는데 나는 왜 이러지? 하며 의문을 가졌는데, 돌아보니 제가 잘 살았고, 나름 매일이 행복했다는 걸 알게되서 엄청 값지다고 생각해요.
청소년기에 내가 누군지 발견하는 경험이 왜 필요할까요?
저는 청소년기가 많은 변화를 겪고, 그 변화가 자리잡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제 경우도 9살 때의 경험이 아직까지도 제 성격에 자리잡고 있어요. 10대 막바지가 되니까, 조금이라도 어릴 때 나를 발견하는 경험을 하고, 그 경험이 정말 '나'로 자리 잡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내가 누군지 알아가는 경험은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면서 나와 맞는것, 맞지 않는 것, 재밌는 것, 그렇지 않은 것을 알아가야 되는 것 같아요. 성인이 될수록 그 시행착오에 책임을 져야 하니까 여건이 점점 어려울 것 같아요. 그런 차원에서도 조금 더 어린 청소년기에 나를 발견하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TMI 프로젝트가 앞으로 유정님께 어떤 힘을 줄까요?
TMI 프로젝트를 하면서 중간에 코로나에 걸린 적이 있어요. 예전 같으면 또 자책만 했을 거예요, 우울해 하고. 하지만 TMI 프로젝트를 하면서 조금 긍정적으로 보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물론 그게 완벽하게 제 생각대로 되진 않지만, '이런 경험을 하면서 내 멘탈도 단단해지는 거지.'라고 생각하는 제 모습을 발견했거든요. 그렇게 긍정적인 면을 찾으려고 하는 제 모습이 신기했고, 격리하는 동안에도 '작업할 시간 있어서 좋네.' 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런 영향을 꾸준히 받을 것 같고, 제가 만든 책을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이 많이 떠오를 것 같아요.
앞으로 유스보이스는 어떻게 청소년을 만나야 할까요? 혹은 어떤 경험을 줘야 할까요?
우선 유스보이스에게 감사한 마음이 많이 남을 것 같아요. 부모님이나 선생님 조차도 잘하는 것은 칭찬해 줬지만, 제가 뭐할때 행복한지 물어봐 주진 않았어요. 제 자신에 대해서 물어봐 준 어른은 유스보이스가 처음이어서, 엄청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또 지금처럼 작고 사소한 경험을 많이 주셨으면 좋겠어요. 꼭 거창한 경험을 해야 되는 것 같진 않아요. 작지만 색다른 경험을 주고, 그런 것들이 쌓이게 해주신다면 청소년이 내가 원하는 것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그런 작고 사소한 다양한 경험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