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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석사 완수하기 (2)

#WesternSydneyUniversity 석사 후 박사 준비

지난 월요일 나는 석사과정의 마지막 수업을 마쳤다. 각 수업이 종료될 때마다 교수님들과 아쉬운 작별의 인사를 나누었다. 잔정이 많은 터라 헤어짐을 힘들어하는 편인데, 역시나 이번에도 교수님들, 동기들과 그동안의 느꼈던 소감과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나중에 다시 보자는 말도 잊지 않았다.


3년. 중간에 휴학을 1년 하고 나니 2년이 언제 이렇게 지나간 거지 싶다. 3년이 긴 것 같아도 체감상 빠르다. 아직 에세이와 통번역 final 시험들이 남았지만 이 아쉬움이란..


생각해 보면 나는 10년을 1로 봤을 때 4분의 3은 학업에 끈을 대고 있었다. 그 와중에 다양한 사회활동 및 생업활동도 병행했지만 계속해서 학문을 정규 교육 기관에서 배우고 있었던 것이다. 생업의 일부경험은 교육기관에서 쌓았으니 굉장히 교육과 밀접했다고도 볼 수 있겠다. 학사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전에는 동양미술을 학사로 전공했었다. 정확히는 동양화라고 칭한다. 동양화는 물감을 풀어쓰지만 먹을 갈아서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뭔가 더 절도 있고 오묘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 같았다. 그림을 그리다 중단하고 유학길에 오르긴 했지만 언제나 그림에 대한 애정의 감정은 간직하고 있으며, 가장 좋아하는 장소도 과천 서울랜드 박물관이다.


Anyway,.. 다시 돌아와서 석사를 호주에서 하게 될 거란 생각은 사실 꿈에도 꾸지 않았고 한국에서 석사를 마무리하게 될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호주로 나왔다 싶었던 자신이 부끄러울 정도로 너무 잘 왔다는 생각을 지금은 수도 없이 하고 있다. 혹시라도 호주로 학업이건 워홀이건 나올 생각이 있는 젊은이라면 나는 적극 추천하겠다. 호주는 영국의 시스템을 옮겨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터라, 학업 시스템 또한 영국방식을 많이 닮아있었다. 들어오는 것도 뭐 쉽진 않지만(영어점수) 일단 들어오면 점수를 잘 받거나, 졸업하는 건 내 맘대로 할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한국은 그저 요건만 잘 맞추면 3.0 이상은 주지만 여기선 pass만 해도 잘한 거라 한다. H.D나 D가 최고 좋은 점수인 줄 모르고 D를 받았다고 엄청 속상해서 한국에 연락해 학업을 그만둬야 하는 거 아닌지 고민하기도 했었다. 교수님들께 상의를 하니, 다 같이 반응이 "D를 받았다니 너무 축하한다고 하셔서 첨엔 영문을 모르고 나를 놀리시는 거냐며 울먹거림.. ㅠㅜ


그러자 코디네이터 교수님께서 장문의 글로 호주 대학은 점수를 잘 주지 않는다고 하시며 한국처럼 조금만 열심히 해도 4.0 이상 받는 일이 흔하지 않다고 하셨다. D(Distinction)은 매우 좋은 점수라고 기뻐하라고 하셨다. 솔직히 석사가 끝나가는 시점인데 점수에 연연하지 않기로 한 이번 학기지만, D라는 알파벳 하나가 참 사람 마음을 이상하게 만든다.


호주에서 계속 공부하고 싶어진 것이다.


아직 proposal을 완료하지도 제출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신기한 일은, 내가 박사과정에 지원한다고 교수님께 말한 게 전부인데 며칠 전에, 맥쿼리 대학에서 박사 과정에 관심 있으면 지원하라며 Dear OOO OOOOO, Kim 호칭을 붙여서 메일이 왔다. (내 이름은 어떻게 안 것인가?) 좀 놀라긴 했다. 왜냐하면 나는 단 한 번도 맥쿼리 대학에 무엇이건 문의한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호주에서 박사 하기 전에 Master of Research 과정을 먼저 밟게 되는 수순인데, (이것은 무조건 누구나 해야 하는 A must 과정임-2년 + 박사 3년) 내가 Proposal을 제출했을 때 호주 소재 대학 중에서 나에게 더 적합한 과정이나 지도교수님을 찾아준다고 적힌 내용을 보긴 했다. 그러니까 내가 아무리 A교수님께 지도받고 싶다고 요청해도 내가 넓히고자 하는 영역이 타 대학의 B교수님이 더 적합하다고 보면 추천해 준다는 말인 듯한다.


그래서 소문이 난 건지 뜬금없이 맥쿼리 대학에서 이런 메일을 받으니 의외였다.

나에게 더 많은 옵션 option이 주어진 것으로 이해하고 일단 keep~ 해두었다.


일단 지금은 그래서 박사 과정 준비와 남은 에세이, 그리고 placement journal을 다 써서 제출하고 final시험들을 치면 정말로 이 과정은 끝인 것이다. 지금 새벽 내내 그 준비를 하고 브런치 글을 쓴 다음 이제 체비를 하여 호주 District 법원으로 가야 한다. 남은 저널들을 써야 하기 때문에..


거의 밤잠을 포기하다시피 살았다.


밤을 새는 일은 통번역을 하는 분들은 이 업계에 발을 들이는 순간 매일의 루틴이 됨을 미리 말씀드리고 싶다. 하지만, 그래도 정말 매력 있는 직업이 아닐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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