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18.언어의 진정한 의미

실무 현장에서 경험을 통한 고찰 (1)


저는 필리핀에서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한 이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필리핀에서 6년을 거주했죠. 그리고 호주를 포함하여 네팔, 일본 등 다른 국가에서 거주한 기간도 꽤 있습니다. 제가 왜 이 이야기를 꺼내냐면, 한국, 일본을 제외하고 호주, 미국, 필리핀 등에는 다양한 인종들이 잘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다인종들의 이민을 허용한 지 오래되었고, 다문화(multi-cuturalism)가 자리 잡은 지 오래되어, 이제는 그들도 낯선 이들이 아닌 우리로 수용되어 살아갑니다. 중국인, 인도인들은 세계 각 곳에 고루 퍼져 있기에 어디를 가도 만날 수 있고, 호주, 미국 같은 곳은 다문화 국가이니까 역시 다양한 인종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죠.


문제는 한국과 일본처럼 다문화가 형성되었고, 취업이나 결혼, 이민 등을 허용은 하나 물과 기름처럼 그 나라 민족과 섞이지 못하는 문화도 있습니다. 한국은 다문화 인종들에게 택시나 버스 운전을 시키지 않고, 그들은 대부분 식당이나 공장, 회사 등에 분포되어 있죠.


영, 미권 취업자는 회사에 많이 분포되어 있고 영어 지도 강사 업에 많이 분포되는 거 같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출산율이 저조하고 일할 인구가 계속 감소하는 국가일수록 사실 다문화를 좀 더 널리 받아들여야 하는데도, 그들을 외지인 취급하고, 수용하는 데 불편함을 가지는 시민 의식은 한국인이 바꿔야 하는 태도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제가 호주를 가서 너무나 놀랐던 부분은, 호주 어디를 가도 어렵지 않게 다양한 인종들을 만날 수 있고, 그들이 양지에서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우버, 택시, 버스 운전기사뿐 아니라 대학이니까 대학 안에서도 다양한 인종들이 모든 직종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호주의 백인 인종은 거의 보지 못했을 정도로 이것이 진정한 다문화 국가의 모습이라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인터넷, 플랫폼의 발달로 세계는 거의 하나처럼 연결된 지금, 우리는 타 인종을 이해하고 좀 더 수용하는 태도로 전환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들에게 우리 한국이 인정받기를 원하는 것처럼요. 그리고 이제는 그들과의 소통이 필수가 된 시대이기에 함께 사용하는 세계 공용어 영어를 잘해야 하는 것은 이제는 필수 조건이 되었습니다.


예전부터 영어는 정규 교육의 한 과목이고 사교육에 제일 많이 차지하는 목록이지만, 한국인의 영어는 잘하는 영어가 아닙니다.


그리고 한국인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편견은, 미국, 영국 영어만 영어다.라는 인식입니다.

그리고 미국영어, 영국 영어를 해야만 음, 영어 잘하네. 이렇게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저는, 서양, 중남미, 중동, 동남아시아 등 세계 여러 문화권의 영어를 구사합니다. 그 이유는 먼저, 해외거주 10년 남짓 경험과 그외도 다양한 방식으로 (커뮤니티활동, 일상 생활, 교육, 생업 등에서) 직접 교류를 오래 하였고, 그들을 오래 20년을 겪다 보니 저절로 그들의 문화를 흡입했고 각 인종마다 한국의 콩글리쉬처럼 그들만의 영어를 구사하고 있다는 특성을 발견한 것이죠.


영어를 영미권 국가 인종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실은 최근에 의료, 병원 통역( 커뮤니티 통역)에 지원하고 실무에 투입되어 며칠 일을 했습니다. 한국의 의료야 실력으로 인정받았기에 세계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고 계셨습니다. 그러므로 통역의 중요성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언어는 달라도 대부분 공용어인 영어로 상대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영어 통역이 더 어려운 겁니다.


그 나라 언어로 통역을 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어, 일어처럼) mother tongue 이 아닌 남의 언어로 second language로 소통을 해야 하니까요.


그러면 영어-한국어 통역사는 더 어렵습니다.

한국사람들이 힘들게 영어로 소통을 하는 것처럼, 타국가 인들도 힘들게 영어로 소통을 해야 하니까요. 듣다 보면 영어를 어휘도, 문맥도 안 맞고, 문장구성도 엉망이며, 이게 질문인지 평서문인지도 헷갈리게 말씀하시는 분들도 더러 있습니다.


통역을 할 때 제가 제일 두려워 하는 순간은 바로, 한국, 일본 분들이 영어를 하는 순간과, 중국분이 한국어 하실 때입니다. 통역사라고 발화하는 언어가 한국어 이고, 영어라고 다 알아들을 수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한 상황이 오면 어찌 되었든 통역사는 열심히 듣고 이 사람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를 간파해야 하는데, 제대로 의사 표현도 못하는 언어를 분석한다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차라리 글로 써 주시는 것이 낫습니다.


영어를 second language로 구사하는 분들은 다들 정확한 소통을 할 정도로 영어 구사 실력이 되지 않으시는 분들이 더 많다는 것을 우리가 간과하고 있습니다.


그건, 유럽 사람도 마찬가지고, 중국, 홍콩, 인도 사람이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도 한국 사람보다는 영어를 다들 잘합니다. 일반화해서 죄송하지만 외국에서 거주하고 해외 유학을 어릴 때 가서 영어를 배운 분들이 아니면 영어 잘하는 거 불가능은 아니나, 보기 쉽지 않습니다.


인도, 필리핀 사람들 발음 가지고 지적하시는 분들 계시는데, 제가 진짜 말씀드리고 싶은 건, 그분들이 대체적으로 한국분들보다 영어 잘하십니다. 오히려 영미권 국가 사람들은 인도, 필리핀 발음은 한 번에 알아들어도 한국 사람 영어 발음은 알아듣기 힘들다고 공통적으로 말합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니라 인도, 필리핀 분들이 영어를 더 잘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미국 영어, 영국 영어 호주 영어 다 어렵지 않게 구사합니다. 그분들도 제 발음에 어떤 이견도 없이 소통이 잘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필리핀, 인도권 분들 만나 영어로 소통을 할 땐 필리핀 발음, 인도 발음을 하여 영어를 구사합니다.


종종, 미국 영어 나왔다, 영국 영어 나왔다, 인도 영어, 필리핀 영어, 등 번갈아가며 발음합니다.


상대와 같은 언어 화법을 구사하는 저를 보시고 발음이 저쪽인가 보다 하시는데 아닙니다.

그저 청자를 배려하며 화법을 구사하는 것뿐입니다.

한국분들이 영미권 발음 알아듣기 힘들어하시듯, 타국가 분들도 영미권 발음 알아듣기 힘드실 수 있기 때문에 더 알아듣기 쉬운 언어로 메세지를 전달드리는 것 뿐입니다.


20살에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를 갔을 때 필리핀 분들이 영어를 너무 잘해서 감동받고 그곳에서 영어를 배우면 잘 배울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어서 유학을 결정했습니다.

확신이 없었다면 영미권으로 유학을 갔을 겁니다.


대학에서 일어, 독어, 프랑스, 중국어를 배울 때도 독일 교수님이 독어 너무 잘한다고 독일 가서 유학하지 그러냐고 조언을 해주셨지만 전 필리핀에 남았습니다. 영어를 잘하는 것이 더 중요했으니까요. 그렇게 저의 영어는 영미권 분들이 들어도 미국에서 온 교포라고 생각될 정도로 잘한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교포로 오해받은 경험도 있습니다.


20대후반에 몸담던 커뮤니티에서 만나 계속 영어로 말을 걸고 대화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저는 이 친구가 한국말을 못해서 영어를 한다고 생각했고) 시간이 지나고 순간 제가 한국말을 하자 깜짝 놀라면서 누나 한국 사람이었냐고 묻는겁니다.미국 교포들이 많은 곳이기에 저도 미국 교포 3세로 알았답니다. 지금 그 친구는 스탠포드 대학을 졸업하고 실리콘 벨리에서 일하고 있는데 보고싶네요.



제가 필리핀에서 유학할 당시, 너무 좋아하는 한국 선배가 수마 쿰 라우데로 졸업하셨고 전 과목 1.0을 받으신 분이 계셨는데, 저에게 이런 조언을 해 주셨고 저는 그 말을 지금까지도 언어를 하는 제1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언어는 발음이 중요한 게 아니야. 소통을 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거지. '


지금 생각해도 너무나 멋진 말입니다.



세계화되었고 한국의 위상이 많이 높아진 지금, 한국분들도 다문화를 포용하고 그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말씀 드리려고 영어 이야기가 나왔네요.


언어는 소통을 위한 도구일 뿐이라는 것.


영미권 발음처럼 유창하게 구사 할 필요는 없지만, 정확한 의사표현을 배울 필요는 있는 것 같습니다.




























keyword
월, 수, 금 연재
이전 17화17. Connecting the d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