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po grande 역, A Padaria Portuguesa
2024년 11월 10일 일요일.
오늘은 계획했던 리스본 근교 여행을 하기로 한 날이다. 이제 내일이면 이곳을 떠나 다음 도시(나자레)로 몸을 옮겨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리스본 근교 여행지로 유명한 도시 '오비두스 Óbidos'를 가보기로 했다! 사실 나자레에서 오비두스를 갈 방법도 있긴 한데, 나자레에서 머무는 시간이 비교적 짧았기 때문에 할 게 없는 지금 오비두스로 떠나기로 했다.
오비두스는 포르투갈 레이리아 현*에 위치한 도시로, 이름의 뜻은 '성채'이다. 그리고 리스본 근교라고 했지만 리스본과 오비두스 간 거리가 아예 없진 않았다. 캄포 그란데 Campo Grande라고 하는 정류장에서 고속버스를 약 1시간 40분 정도 타고 가면 도착할 수 있었다.
*레이리아 현은 포르투갈 중부에 있는 지역으로, 이곳에는 오비두스 말고도 나자레, 레이리아, 폼발 등의 도시가 소속해 있다.
사실 이곳에 가는 이유는 딱 하나였다. 바로, 이 지역이 포르투갈 특산품 중 하나인 체리주 '진지냐 ginjinha(혹은 진자 ginja)'의 본고장이라는 사실! 며칠 전에 숙소에서 웰컴드링크로 한 번 맛봤었지만, 왠지 로컬한 곳에서 한 번 더 보고 즐기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오비두스 브랜드 가이드>
https://www.cm-obidos.pt/viver/comunicacao-e-imagem/galeria
글을 쓰다가 오비두스 공식 웹사이트랑 도시 브랜드 가이드를 찾았다. 아직 자세히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맨 처음에 왜 저렇게 'O'자를 만들어놓았을까 궁금했다. 그리고 로고타입도 생각보다 현대적인 인상이라 놀랐다. 브랜드 색깔은 (다음 블로그 글에서 올릴 사진에서 볼 수 있을) 오비두스 풍경 속 지붕색과 닮아있어서 납득이 갔다.
아, 그리고 숙소랑 Campo Grande 역까지도 거리가 좀 있어서, 이날은 역까지 '볼트 Bolt' 택시를 타고 이동하기로 맘먹었다.
볼트는 에스토니아에서 설립한 다국적 이동수단(모빌리티) 서비스 회사이다. 택시뿐만 아니라 킥보드 같은 개인형 이동장치 등 다양한 '탈 것' 서비스도 운영하고, 'Bolt Food'라 해서 음식 배달 서비스로도 확장한 것 같다. 여행 준비할 때 검색한 결과 포르투갈 여행할 때 이걸 이용하는 게 좋다고 들어서 (택시비가 저렴하다고 했음), 여행 오기 전에 미리 볼트 어플을 깔아 왔다.
참고: 볼트 웹사이트 https://bolt.eu/en/
오후 12시 반쯤에 어플로 택시를 불렀고, 머지않아 택시가 도착했다. 약 20분 동안 캄포 그란데 역으로 달리는 택시 안에서, 나는 창밖 풍경을 구경했다.
그리고 가다가 문득 볼트 첫 탑승 프로모 코드를 안 썼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만약 이걸 읽는 독자 중 리스본에서 볼트 택시를 조만간 처음으로 이용할 사람이 있다면... 아마도 쓸 수 있는 할인 프로모 코드가 있을 거다(없다면... 2024.11월 기준으로 있긴 있었다) 나는 이걸 전날밤에 알아본 후 '내일 써야지~'라고 맘먹고 잠들었는데, 어쩌다 보니 깜박했다ㅎㅎ.
13시 약 10분 전에 캄포 그란데 근처에 도착했다. 아마 기사님이 어디 내려줄지 물어보셨던 것 같은데, 나는 이 근처 지리를 잘 몰라서 그냥 아무렇게나 대답했었다(사실 기억이 잘 안남). 근데 택시를 잘 타고 내리긴 했는데, 주위를 잘 주시 안 하고 그냥 두리번거리다가 쌩하고 달리던 다른 차에 치일 뻔했다ㅋㅋ.
위 사진에 있는 스타디움 오른쪽으로 쭉 걸어가다 보면 캄포 그란데 고속터미널 정류장과 메트로 역을 모두 만날 수 있었다.
아무튼 그렇게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고속버스 정류장이라고 하지만 뭔가 고속버스보다는 마을버스 정류장 같은 느낌의 장소였다. 정류장 위치를 알리는 버스 안내표 기둥 하나랑 그 옆에 나무 벤치가 몇 개 있고 사람들이 앉아 있어서 그렇게 느껴졌다. 근데 여기 와서 다음 버스가 무려 1시간 30분 뒤인 14:30분 차라고 한 걸 알아 버렸다. 버스 시간이 붕 떠버린 관계로, 이곳에 머무르는 대신 근처에 갈 만한 곳을 찾아봤다. 당시 에그타르트가 좀 당겼기 때문에, 구글맵으로 카페를 한 곳 찾은 후 그곳을 가기로 결정했다.
빵집을 가는 길은 오르막길의 연속이었다. 오른쪽에는 큰 도로가 있어 차들이 드문드문 지나갔고, 도보는 왼쪽으로 크게 나선을 그리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빵집에 가까워질수록 나는 생각했다. '여기 완전 아파트단지 상가에 있는 곳인가 본데?' 왜냐면 주위에 길쭉한 직육면체 블록처럼 생긴 아파트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심지어 목적지 근처에 도달했을 때는.. 미용실도 봤다. 이게 편견이긴 하지만, 난 포르투갈에 이런 식의 주거 형태가 있을 줄 몰랐다! 그리고 애초에 이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잘 찾아보고 오지 않았기 때문에 놀라움은 배로 증가했다.
아무튼 빵집에 도착했다. 햇살이 쨍쨍하게 내리쬐고 있는 날씨. 카페 바깥의 테라스에 앉으면 몸이 익을 것 같아서 카페 안으로 들어갔다.
https://maps.app.goo.gl/BrpvJTJYyCwUAmDG6
빵집 안에도 앉을 만한 탁자들이 꽤 있었고, 출입문에서 바로 직진하면 과자와 빵이 있는 투명한 진열대가 있었다. 타이밍을 잘 재서 주문하려고 계산대 앞으로 갔다.
그리고 주문을 했다. 에그타르트를 사기로 결정하고 왔으니 같이 마실 음료도 고르려고 했는데, 진열대 윗면에도, 그 너머로 보이는 벽면 위쪽에도 음료 메뉴에 관한 안내가 붙어있지 않았다(새로 출시한 음료 홍보물 하나가 바로 눈앞에 있었던 것 같긴 한데, 난 그거 말고 다른 옵션을 더 보고 싶었다). 그래서 직원에게 음료 메뉴판을 달라고 했는데 없다고 했다. 답변을 듣고 조금 당황했다. '왜지? 베이커린데? 카펜데?' 함튼 어찌어찌해서 사과 주스를 같이 달라고 했다.
<사족: 여기 2010년에 세워진 프랜차이즈 제과점 브랜드이다>
글을 쓰면서 알게 된 사실 2... 구글맵 검색하다가 같은 이름을 가진 상점이 수두룩해서 찾아봤더니... 이곳이 바로 포르투갈 뚜레쥬르?(아닐 수 있음)
시간을 무사히 때우고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짧은 여정을 마치고 정류장으로 돌아왔다.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 중에 화구통을 매고 있는 스타일리시한 여성을 봤는데 '미대생일까?' 싶었다. 이윽고 버스가 왔다.
그렇게 오비두스행 버스를 탔다.
(다음 편으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