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덥다. 마음속으로 태양은 이미 내게 수차례의 난도질을 당했다. 어제는 냉장고에 넣어둔 물통과 캔맥주를 번갈아 껴안고서야 겨우 잠들었다. 가을이 온 것 같다며 감미롭게 바람을 느끼던 때가 바로 지난주였는데. 41도 더위에 뇌도 작동을 멈췄는지 책 속의 등장인물 이름들이 너무 헷갈린다. 미스미, 미즈키, 쓰요시, 요사나이... 누가 누구인 건지 하나도 모르겠다. 활자만 죽 겉핥는 독서로써 시간도 함께 난도질한다. 죽어라 죽어. 얼른 지나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