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을 할 것인가?
점심시간 식사를 하러 회사 밖을 나가면 아직도 거리에서 전단지를 나눠주시는 분들이 계시다. 보통 나이 대는 50대 후반에서 60대까지 연세가 어느 정도 있어 보이는 분들이 많다. 때론 너무 70대 가까운 노인 같은 분도 음식점 전단지를 돌리고 계셔서 미안한 마음에 받아 들 때가 있다. 그때마다 내 마음은 불편하다.
가끔 대기업 본사 건물을 들어설 때면 로비에서 가만히 서서 인사를 하시는 분들이 있다. 그 사람의 업무가 정확히 무언 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볼 때는 인사하고 가끔 묻는 질문에 장소를 안내하는 게 그분 업무의 전부처럼 보이기도 한다. 회사에서 왜 그런 일을 사람에게 맡길까 의문이 들 때가 있다. 그때마다 내 마음은 불편하다.
외국에서 도심을 걷다 보면 팻말을 들고 서있는 사람이 있다. 어떤 곳으로 가라는 화살표 모양의 표지판을 들고 오후 2~3시간 이상을 같은 자리에 서 있는 경우다. 저 사람을 얼마를 받고 일하는지, 왜 하고 많은 홍보 활동 중에 저런 광고를 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골똘히 그 사람을 쳐다볼 때가 있다. 그때도 내 마음은 불편했다.
과거 나는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다니는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한 적이 있었다. 전화를 받는 사람이 혹여 관심을 보이면, 장비를 끌고 가서 무료 시연을 하고 계약을 하는 것이 내게 주어진 목표였다. 그 일을 하면서 나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당시 적지 않은 연봉을 받고 다니기는 했지만, 내가 하는 일이 그리 가치 있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 때 내 마음은 매우 불편했다.
가끔은 인간이 하지 않았으면 하는 일이 있다. 물론 저소득층에게는 그런 일이라도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의문을 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일을 하는 사람이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느끼면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다. 그 생각이 틀렸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기계로 그 모든 일을 대신할 수 없고, 사회가 움직이려면 그 누군가는 그런 일을 해야 하니 말이다.
그런데 내 희망사항인지는 모르겠으나 일을 만드는 것은 사람이니, 가능하면 사람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일을 만들어 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 일을 통해 그 사람이 행복을 느끼고, 그 일을 마치고 집에 갔을 때 인생의 의미를 충만하게 느낄 수 있 수 있으면 좋겠다. 일을 만들어 내는 기업이, 정부가, 그리고 개인 사업자들이 자신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가치 있는 일을 맡겼으면 좋겠다.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을 아웃소싱, 하청, 아르바이트라는 이름으로 저임금 구조로 생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인생이 짧은데, 그 인생을 가치 있게 살 수 있도록 해 주는 일이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하는 사업과 고용의 본질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