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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래 Aug 10. 2024

하루살이 관찰 일기

왜 죽고 죽였을까? 모르겠다!

#하나, 참회     


마당에 풀을 뽑는데 눈앞을 불규칙하게 날아다니는 작은 점 하나가 계속 신경을 건드린다.

풀을 정조준 하던 호미를 놓고 표적을 바꾼다.

점을 정조준한다.     

표적이 방아쇠 감각에 들어오는 순간, 장갑 낀 양손을 두드린다.

명중이다.

     

“얘가 하루만 산다고?”     


하루만 사는 생명인데 순간을 못 참고 사살했다.

36,500일 내내 살 수도 있는 내가 그 짧은 생명을 죽이다니...

     

#둘, 용기     


하루만 산다는 놈이 배짱도 좋다.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독이 올라 악을 쓰며 36,500일을 살고자 하는 천적의 눈앞을 어지럽히다니 감히!

하루의 짧은 생도 그리 장렬히 사는 생명도 있구나!

     

#셋, 의심


겨우 하루만 사는 놈이 36,500일이나 사는 천적의 신경을 어지럽힌 이유가 뭘까?

무슨 큰 의미가 있을까?

나라를 구하는 것도, 부모형제를 구하는 것도, 애인을 구하는 것도, 친구를 구하는 것도 아니었을 텐데...

난 도통 모르겠다.

그 죽음의 의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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