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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래 Apr 04. 2024

시골집 임대해 한번 살아봐?

시골집 임대해 살면 왜 심심하지? 내 거가 아니기 때문!

“시골에 조그만 집 하나 만들고 싶은데 가장 쉬운 방법이 뭐예요?”


자주 받는 질문이다. 시골에 집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은? 있다. 간단하다. 아버지한테 물려받으면 된다. 부자들은 대부분 물려받아 쉽게 자기 집을 만든다. 조그만 시골집이야 부자하고 거리가 멀지만, 아무튼 물려받는 게 최고 쉬운 방법이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그런 행운은 없다. 내 노력으로 번 내 돈으로 해야 한다. 그렇다면 가장 쉬운 방법이 무엇일까?



임대하면 부담은 없지! 마음에 안 들면 보증금 받아 나오면 되고!


임대해 사는 방법이다. 물론 크고 좋은 집을 임대하려면 돈이 많이 든다. 여기서 말하는 쉬운 방법이란 적게 드는 것을 이야기하는 건 아니다. 골치가 덜 아프고 경제적인 리스크를 줄여 할 수 있는 방법을 말한다.

   

집을 확인해 보고 쓸만한 집인지, 내가 원하는 집인지, 전세인지 월세인지를 알아보고 계약하고 이사해 살면 된다. 집을 잘 지었는지 못 지었는지 따질 것도 없고, 혹 살면서 고장 나고 문제가 생겨도 큰 부담이 없다. 때 되면 전세금이 보증금 돌려받고 나오면 된다.


이것을 돌려받지 못할 상황이라면 고민을 해봐야 한다.


집주인이 은행이나 개인한테 돈을 빌리고 근저당을 과도하게 설정해 줬다면 위험할 수 있다. 빌린 돈을 못 갚아 경매라도 넘어간다면 문제가 된다. 이럴 땐 전세권 설정이나 전세보증보험 가입 등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시골집을 임대하는데 그런 걱정을 해야 할 정도라면 문제가 있다.




시골집은 쉽고 싸게 빌려 쓸 수 있다 생각하지만... "한번 해봐!"


시골에 임대할 집을 찾는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있다.     


하나는 빌릴 수 있는 집이 많을 것이란 생각이다. 하지만 빌려 살림할 만한 집은 많지 않다. 한달살기나 일년살기식으로 임대하거나 펜션처럼 단기 숙박을 할 수 있는 집들은 많아도 장기간 살림할 수 있게 임대하는 집은 드물다.


또 하나 착각은 임대료가 쌀 것이란 생각을 한다. 물론 고쳐서 사용할 집이라면 주인이 알아서 고쳐 쓰라며 거저 줄 수도 있지만, 수리하다 보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다.


중소도시 원룸 생각하고 보증금 300만 원에 월 40만 원 정도 되는 시골집을 구하러 다니는 사람들도 많다. 도시 원룸과 달리 마당을 쓸 수 있겠다 생각하지만 그렇게 싼 비용으로 구할 수 있는 집은 드물다.

     

며칠 머물다 가는 펜션이나 한 달 살기 식의 집들은 구할 수 있겠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다.


설령 집을 임대해 살더라도 명심할 것이 있다. 내 땅도 아니고 내 집도 아닌 남의 집을 임대해 살면 기회비용, 기회시간을 버리는 꼴이 될 수도 있다. 살면 손해란 얘기다.




내 거가 아닌 남의 집 임대해 살면 심심하고 따분한 이유는? 할 일이 없기 때문!


제주도에 살며 자신의 집을 한 달 살기, 일 년 살기로 임대하는 지인이 있다. 한 달이나 일 년을 재미나게 살겠다며 찾지만 실제 알차게 보내고 가는 사람은 드물다 한다. 주변 여행을 하며 좋은 음식점과 카페를 찾아 맛난 음식도 먹고 커피를 마시며 재미난 시간을 보낼 계획이었지만 곧 따분함을 느낀다. 가장 큰 이유는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남의 집이나 내 집이나 할 일이 없어 따분하기는 마찬가지라 생각할 수 있지만 아니다. 내 땅이고 내 집이라면 할 일이 많다. 마당에 꽃도 심고 나무도 심는다. 집을 고칠 수도 있다. 심심할 틈이 없다.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르다. 그런 일 하기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내 땅에 내 집이라면 뭔가 할 일이 생기고 만들어서라도 하려 한다.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내 노력을 들이고 시간을 투자해 가꾸고 만들어 놓은 것들은 당장은 아니라도 언젠가 부가가치로 돌아온다. 새로운 상품이 만들어지고 비즈니스가 될 수도 있다. 임대해 산다면 이런 기회비용과 시간을 버린다는 것을 꼭 명심해야 한다.


시골집을 임대해 카페를 하는 젊은 부부가 있다. 손님을 맞으려니 마당도 예쁘게 가꾸고 집도 잘 꾸민다.

    

“작은 땅이라도 내 땅을 만들어서 해! 그게 남는 거여!”


말을 해줘도 처음에는 알아듣지 못했다. 살면서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차렸다. 그제야 “내 것이 아니다 보니 마당에 나무 심고 꽃 심는 것도 아깝다”라고 말한다.


봄이 왔다. 마당에 새싹들이 돋아나고 정원 나무들은 꽃을 피운다. 너무 웃자라 보기 싫은 나무는 가지치기를 해줘야 하고 빽빽이 돋아난 새싹들은 솎아 다른 곳으로 옮겨 심어야겠다고 생각한다.


날을 잡고 시간을 만들어 가지치기도 하고 새싹들도 옮겨 심는다. 한쪽에는 텃밭을 만들고 시장에 가서 채소들 몇 종류를 사다 심는다. 올 한 해 식탁이 풍성해질 것을 기대한다.


임대해 사는 남의 땅이고 집이라면 나의 소중한 노동을 그렇게 투자할 수 있을까? 차라리 심심하고 따분하게 사는 게 낫다 생각할 것이다.


공돈이라도 생기면 화원에서 즐겁게 꽃나무 사는 것보다, 읍내에 나가 막걸리나 마시는 것이 낫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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