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갔는데 안 가면 아쉬운 곳, 알려드립니다.
J의 기록
제주도의 가장 큰 장점은 잠깐 운전하는 것 만으로 온갖 장소에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온갖 장소다. 멀리 간다면 2시간까지도 걸리긴 하겠지만, 보통 10-30분 내외로 카페, 식당은 물론 눈이 돌아가다 못해 가끔 기절할 것 같은 자연이 펼쳐진다.
말만 하면 미안하니, 꼭 들리면 좋을 몇 가지 장소를 추천해보려고 한다. (이미 유명한 곳일 수 있음 주의)
참고로 나는 자연 자연하고, 인구밀도가 낮으며, 하나의 명확한 컨셉이 있는 곳을 좋아한다. 다 적자니 에세이가 끝나지 않을 것 같아 카테고리를 적당히 추려 한 가지씩 꼽아보았다.
1. 제주 돌문화공원
제주에 짧게 여행을 가더라도 빼놓지 않고 들리는 곳이다. 날씨 상황과 관계없이 여러 번 가도 좋을 곳이지만, 시작은 맑은 날씨와 하는 것을 추천한다.
드넓게 펼쳐진 들판, 무성한 나무와 수풀, 그리고 여느 미술관 못지않은 모습을 뽐내는 전시관까지. 매번 감탄하게 되는 장소다.
최근에 부츠가 비치되어 인공 연못 중간으로 걸어 들어갈 수 있는 작은 액티비티(?)까지 있어 멋진 사진까지 얻을 수 있는 곳이 되었다. 바람이 세지 않는 날, 고요한 인공 연못 중앙에 서서 뒤로 돌아 바라보는 오름 전경은 정말 황홀하니 놓치지 마시기를!
2. 제주도립미술관
제주에서 몇 년간 거주했던 분의 추천으로 처음 갔으나, 돌문화 공원과 마찬가지로 한 번씩은 꼭 방문하게 되는 제주도립미술관. 도립으로 운영되는 만큼 전시의 수준도 높은 편이다.
꼭 전시를 보지 않더라도 여느 유명 미술관 못지않은 멋진 미술관 건물을 돌아보며 주변 산책로를 걷는 것만으로도 가볼 만한 가치가 있다.
언제 가도 낮은 인구밀도도 흡족한 포인트! 넓은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소도 있으니, 렌트한 차가 전기차라면 충전하는 3-40분의 시간 동안 가볍게 둘러보기를 추천한다.
3. 카페 닐스
제주에는 내놓으라 하는 인기 카페들이 즐비하지만, 그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카페를 고르라면 단연 카페 닐스다. 내 주변에는 꽤 알려진 것 같은 카페인데 공간이 꽤 넓은 편이라 그런지 붐빈 적은 거의 없다.
책을 가지고 가지 않아도 비치된 흥미로운 책도 많고 탁 트인 창문으로 제주도의 평화로운 분위기를 즐기며 느긋한 시간을 보내기에 그만이다.
4. 길섶 나그네 식당
승마장을 가던 길에 범상치 않은 비주얼로 내 시선을 끌었던 길섶 나그네 식당. 한창 채식 지향을 하던 중에 채식 메뉴를 찾아갔다. 그런데 웬걸. 진짜 맛있다. 말했다시피 내 입맛은 무던하기 그지없지만 내가 먹는 동안 로컬로 보이는 어르신들이 오고 가는 것을 보면 로컬 맛집이 틀림없다. 날이 추워지는 요즘 뜨끈한 들깨수제비가 그리워진다.
5.베카신 (aka. 또카신)
B와 내가 여러 번 언급한 선흘리의 보물, 베카신. 프랑스 영화의 제목을 가져다 만든 것 같은 독특한 어감의 카페이자 디저트 가게다. 동시에 사장님의 센스가 묻어나는 식료품과 소품도 판매하는 소품샵이기도 하다.
여기서 먹어야 할 것은 너무 많다. 그러니 가능하면 여러 번 가던지, 한번 갔을 때 가능한 많이 사서 한 번씩 맛보라고 말하고 싶다. 베스트는 휘낭시에, 까눌레, 케이크, 아니 사실 전부 다 맛있었다. 특히 나는 케이크는 물려서 두입 이상 잘 먹지 않는데 베카신의 꾸덕꾸덕한 케이크는 잘도 퍼먹었다.
우리가 매일 빅씨스 운동을 했음에도 몸무게가 변화하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가 아니었을까. 휴. 그립다.
누군가 제주를 방문한다면, 이 추천리스트를 한 번쯤 참고해서 둘러보기를! 후회하지 않을 거다. 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