霧中一考 안개 중 한 생각
霧粒滿虛空 (무립만허공) 안개 알갱이 허공에 가득하니,
萬物現不審 (만물현불심) 만물이 흐릿하다.
無一無分別*(무일무분별) 분별없는 것이 하나도 없으니,
日日遠無心 (일일원무심) 나날이 무심은 멀어지는구나.
2021년 3월 8일 아침. 안개가 자욱한 아침이다. 학교 건물이 안갯속에 깊이 잠들어있다. 모든 것이 흐릿하다. 하지만 어느 하나 분별없는 것은 없다. 모두 제각각 본성을 가지고 각자의 자리에 있다. 만물의 진리가 여기에 있을 것인데, 다만 어리석고 어두워서 보지 못하고 깨닫지 못할 뿐이다. 무심은 마음이 없음이 아니라 번뇌나 집착이 없는 상태를 뜻한다. 마조도일은 무심선의 宗師로서 그의 문하에 백장회해, 남전보원, 서당지장의 3 대사가 무심선을 발전시킨다.
* 팔대산인의 題畵西瓜(제화서과) 중 한 구절을 차운함. 이 시의 의경이 곧 마조도일 홍주선(홍주는 중국의 지명이다. 홍주의 개원사에서 그의 선풍을 널리 알렸는데 그리하여 마조도일의 선풍을 홍주선이라 부른다.)을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