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방위비 분담금과 지수중학교
어제 공식적으로 발표된 한미 방위비 분담금 뉴스를 들으며 분단 조국의 현실과 미국이라는 나라의 실체, 그리고 지금 이 땅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생각으로 하루 종일 암울했다.
올해부터 5년간 매년 우리나라가 부담해야 할 방위비 분담금은 기준 연도 대비 13.9% 인상된 1,183,300,000,000원(1조 천팔백삼십억)이다.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물론 여기에는 한미 연합사에 근무하는 한국인들의 인건비가 약 48%가 포함된 금액 이기는 하지만 그것을 뺀다 하더라도 어머 어마한 금액이 분명하다.
지난 세기,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이 땅을 찢고 군대를 파견하고 전쟁을 일으킨 그 고통과 아픔이 세기가 바뀐 지금도 여전히 우리의 삶을 누르고 있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답답하고 분하다. 그 와중에 이런 세력들에 빌붙어 자신의 영달과 혈족들의 안위를 위해 민족과 국가를 배신하고 온갖 협잡과 부정을 자행했던 무리들, 그 후손들이 여전히 우리 민중들의 삶을 유린하고 있으니……
한미 방위비 분담금이 얼마나 큰돈인지 간단한 비교를 해 본다면 2021년 경상남도 교육청 예산 중 시설 사업비 규모가 약 3천3백억 정도인데 이는 경남도내 학교의 신규 건축 및 모든 학교의 시설에 쓰이는 돈의 총액이다. 분담금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만약 분담금으로 경남 도내 학교의 시설 투자에 사용한다면 코로나 상황의 등교 제한은 남의 나라 이야기가 될 것이다. 교실 한 칸에 20명 내외로 인원수를 줄이는 것은 현재의 학교로는 불가능하지만 1조의 돈을 시설투자에만 집중한다면 학급 당 인원을 20명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애당초 불가능한 가정이지만 …)
이런 가정을 하고 이야기를 하는 내가 참 한심하다. 뉴스를 보니 미국은 자신들이 받는 돈을 너무나 당당하게 받는다. 아마도 지켜준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듯하다. 우리가 요청했는가? 참말로 불쾌하다. 조선의 명, 청 관계 그리고 조선말의 대 일본 관계가 이러했다. 하기야 신라와 당도 비슷한 관계였다. 이 땅의 전통인가? 아니면 이 땅의 운명인가?
내가 근무하는 학교는 지난 2018년까지 폐교를 운운하던 시골 작은 학교다. 모든 시설이 노후화되고 낙후되어 있다. 가장 최근에 학교 시설에 투자한 것이 2010년이다. 11년째 학교는 겨우 현상유지만 하고 있는 셈이다. 그 흔한 공간 개선은 꿈도 꿀 수 없다. 공간 개선을 시도해 볼 여유 공간이 전혀 없다. 도 교육청에 오는 공간 개선 공모에 응해 볼 조건이 처음부터 되지 못한다. 교사들이 쉴 휴게 공간조차도 없다. 생각해보면 학교가 침체하는 이유가 여기에도 있다.
선생님들과 내가 온 힘을 다해 새롭고 다양한 교육을 해도 외견상 학교는 퇴락의 흔적이 역력하다. 시설 개선을 요청하면 지역 교육청은 돈이 없다며 도 교육청에 문의하라 한다. 도 교육청에 이야기하면 뚜렷한 근거가 없다, 돈이 없다는 소리뿐이다. 아이들이 많아지면 시설 투자가 될 것이라고 한다. 현재의 분위기라면 아이들이 많아지기 전에 학교가 문을 닫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이 타결된 뉴스를 보며 나는 퇴락한 우리 학교를 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