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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좋은 옷을 입고가지 마세요

질투, 인간이 가지는 최고의 악의에 대해.

다소 도발적인 제목으로 시작하게 되었네요. 사실 저는 타인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을 참 싫어합니다.남에게 말하기 전에 항상 절 보거든요. 저사람 참 못 생겼다 싶다가도, '내가 이렇게 생겼는데 남 얼굴로 뭐라 할 자격이 있나..' 는 생각을 하면 조용히 하게 됩니다. (거울은 거짓말을 잘 안하더라고요. 거짓말좀 해줬으면 좋겠습니다만.)


이런 제가 제목을 저렇게 한 데에는 살아보니 이게 맞는 것 같다는 확신이 들어서입니다. 읽는 분들께 팁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고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회사를 '돈을 벌기'위해 다닙니다. 인류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오늘도 출근한다는 사람은 없겠죠. 돈을 벌러 나오다 보니, 회사를 나온 순간부터 모든 것이 경쟁입니다. 회사는 다른 회사와 경쟁합니다. 우리도 동료와 경쟁합니다. 저 친구의 쓰임새보다 나의 쓰임새가 더 좋음을 끊임없이 증명하는 과정이죠.


자신을 증명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간단하게는, 그냥 남보다 잘하면 됩니다. 그러나 비극적이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보다 빠른 방법을 선호합니다.


남을 깎아내리는 거죠.

실력이 없어도, 성과가 없어도 쉽고 편한 방법입니다. 회사안의 뒷담화는 대부분 이렇게 시작됩니다.


이 현상은 사실 선악의 개념보다는 본능에 가까워 보입니다. 사람은 자존감을 유지하고 싶어합니다. 현명한 사람은 자신의 강점을 닦고 노력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상대방을 낮춤으로서 자존감을 유지합니다.


여기까지 동의하신다면 제목이 와 닿으실겁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들보다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시계와 차를 자랑하고 싶어합니다. 인스타그램은 이러한 욕망의 전형입니다. 사진의 함축성으로 강렬하게 보는이의 욕망을 자극합니다.

'내가 이렇게 좋은데 다녀왔다'

'내 차가 이렇게 멋지다'

'내 몸매가 이렇게 좋다'

'난 부자다' ...

셀럽으로 쉽고 빠르게 등극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개인의 사생활이야 누가 뭐라고 하겠냐만 이게 (타인의 관심과 평가가 지속되는) 회사로 오게 되면 다른 양상이 됩니다.

 

기본적으로 타인을 인정하는데 인색한 우리 본성때문에, 우리는 본능적으로 상대방의 깎아내릴 지점을 찾게 됩니다. 업무를 못한다면 당연히 물어 뜯습니다. 특이한 취향이 있다면 역시 공격대상입니다. 저는 책상 위에 조그마한 어항을 놓았다고 다른 직원을 뒷담화 하는 사람도 봤습니다. 어항의 물고기가 본인 근무하는데 얼마나 큰 방해가 된다고 저러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사람이 사람 싫어하는데는 논리가 우선하지 않습니다.


사회생활 경험상, 이렇게 공격할 포인트로 매우 잘 활용되는 것이 바로 '(돈) 있어 보이는 티' 였습니다.

자신의 비싼 옷, 좋은 시계, 차를 회사 동료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은 십분 이해합니다. 동료들은 겉으로는 시계와 옷을 아낌없이 칭찬하며 부러워해 줍니다. 본심으로도 진정 축하해주고 부러워하는 (인격자) 동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보다는, 마음 한 구석에 생채기로 저장해 두는 동료들이 훨씬 많을 겁니다.


'아 나도 갖고싶은데, 박대리 나랑 연봉차이도 별로 안나는데 벌써 저런 옷을 입네? 부럽다'


마음속에 난 생채기를 치유하는 정상적인 방법은, "열심히 일해서 돈벌어서 너도 사!" 겠죠. 하지만 사람들은 그러지 않습니다. 대신 비난할 거리를 찾습니다. 그래야 자신의 마음이 나아지거든요.


회사의 임원이나 IR 담당자 등 '전략적으로 있는 척을 해야 하는 자리'라면 최대한 부티를 내고 출근해야겠습니다만, 그렇지 않다면 회사 동료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말리고 싶습니다. 한발짝 더 나간다면, 친구들이나 친척에게도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질투는 있으니까요. 신정과 추석때 친척 모임때 벌어지는 '자랑 배틀'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회사에서의 자랑은 실력과 성과로 보여주면 됩니다. 불필요한 질투를 유발하는 것 만큼 손해도 없습니다. 깨끗하지만 수수하고 검소한 모습으로, 회사에서는 자신을 낮추세요. 언젠가는 그게 당신의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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