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남은 Jul 29. 2022

008

01. 집에 또 도마뱀이 나왔다.

지난번에는 어찌어찌 창문 밖으로 잘 쫓아냈는데, 이번에는 이놈이 에어컨 뒤로 들어가 버리는 바람에, 어찌할 수가 없게 됐다.

솔직히 난 도마뱀이 귀엽게 보이기도 하고, 집에 돌아다니든 말든, 상관없는데, 여자친구가 질색한다.

도마뱀이 나온 방에선 잘 수 없다며, 잡을 때까지 거실에서 자겠단다.



02. 내가 느끼기에 도쿄는 집 짓는 공사가 많다.

마을 안 대충 세어봐도 다섯 곳 정도 되는 것 같다.

우리 집 앞 길 건너에도 새 건물을 짓고 있다.

공사는 보통 출근시간대 이후, 퇴근시간대 전까지, 사람들이 집에 없을 시간에 하긴 하는데, 난 매일 재택이라, 소음 피해를 그대로 받고 있다.



03. 삼십 대 중반이 되고, 건강 염려증이 생겼다.

며칠 소화도 잘 안되고, 위가 자주 아프다 보니, 혹시나 하는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서, 결국 위내시경을 했다.

한국에서 한 번도 해본 적 없었다.

가려던 병원이 주말에는 수면내시경을 안 해서, 그냥 비수면으로 했다.

후기들이 다 고생했다는 말들만 있어서, 걱정했는데, 그냥 할만했다.

결과도 위염이 있긴 있는데.. 정도였다.

예전엔 괜히 일본에서 병원 가기 불안했었는데, 요즘 이래저래 자주 가는 것 같다.



04. 덥다.

작년 여름보다 더운 것 같다.

햇빛이 살을 찌르는 듯 따갑다.

도쿄의 더위, 최근 제대로 만끽 중이다.



05. 최근 여자친구의 불만은 옷이다.

일본에서 파는 옷은 마음에 드는 게 없단다.

내가 봐도 한국에서 파는 옷이 더 이쁘긴 한 것 같다.

가끔 이곳에서 한국 옷 팝업스토어가 열리면 불티나게 팔린단다.



06. 만화 원피스가 다시 재밌어졌다.

최근화가 기념될만할 것 같아서, 원피스가 실린 만화 잡지를 샀다.



07. 여름휴가 기간에 한국에 가볼까 했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입국 때,  PCR 검사 결과가 필요하다고 해서 포기했다.

갔다가 못 들어오면 세상만사 다 복잡해질 테니, 더 참고, 오가기 더 안전할 때 가야겠다.



08. 아베 전 총리가 죽었다.

피살 사건이 일어나고, 범인이 한국인이라는 거짓 뉴스가 잠깐 퍼졌다가 사라졌다.

순간 일본이 혐한 분위기에 휩싸이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범인은 일본인이었고, 당연히 혐한이 심해지거나 그러진 않았다.

그래도 조심해야 할 것들은 있었다.

핸드폰으로 한국 포탈에서 아베 전 총리 뉴스를 보다 보면, 눈 하트 이모티콘들이 너무 많아서, 주변 일본 사람들이 볼까 봐 얼른 화면을 바꿔야 했다.



09. 최근, 일본에서 직장 다니는 유투버가 자신의 월급명세서를 공개한 영상을 봤다.

보면서 저 정도로 급여가 낮진 않은데, 싶으면서 지방과 도쿄의 차이 같기도 하다.



10. 월드컵을 어떻게 볼까 고민하다가, ABEMA라는 인터넷 채널에서 월드컵 중계를 무료로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매거진의 이전글 007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