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이번 겨울은 춥지 않다.
작년 겨울도 이 정도였을지 모르지만.
02. 역 가까운 곳에 자전거 주차장이 있다.
150엔에 24시간 자전거를 주차할 수 있다.
출근길, 자전거 타면 걷는 것보다 10분 정도 더 빠르다.
03. 퇴근길, 주차해 놓은 자전거 바구니에 누군가 쓰레기를 버려놨다.
04.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다녀왔다.
어트랙션을 7개나 탔다.
J인 여자친구의 계획 덕분이다.
물론 많이 돌아다닌 만큼, 다음날 계단을 오르내리기 힘들 정도로 무릎이 아팠지만.
05. 나라 공원에 다녀왔다.
사슴, 정말 많이 돌아다닌다.
길거리에서 사슴 먹이로 주라고 10개짜리 묶음 전병을 판다.
공원 입구쯤에 돌아다니는 사슴들은 이미 많이 먹어서 그런지 전병에 큰 반응이 없다.
공원 안쪽으로 더 들어가다 보면 굶주린 사슴들이 많다.
06. 4월 1일, 월요일, 말끔한 정장이 몸에 익숙지 않아 보이는 신입사원들 때문에 출근길 전철에 어색과 풋내가 가득하다.
07. 매년 벚꽃 구경 시즌이 되면 이노카시라(井の頭) 공원에 가보게 된다.
작년에는 비가 내린 흐린 날에 가서, 실패.
재작년에는 너무 늦게 가서 이미 벚꽃이 제법 져버려서 실패.
올해는 만개 때보다 이틀 정도 빨리 왔는지, 벚꽃이 풍성하지 않았다.
실망한 여자친구가 내년에는 이노카시라 공원에 안 올 거란다.
08. 네모필라 꽃밭이 있는 공원을 발견했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 중에 벚꽃 구경할 만한 곳을 찾다가, 우연히 알아냈다.
비교적 유명한 곳은 아니라서, 별 기대 없이 따라온 여자친구가 어떻게 알았냐며, 칭찬해 줬다.
벚꽃은 이미 져가지만, 그루 수가 많아 바람에 꽃잎 날리는 풍경이 나쁘지 않았다.
늦게 피우는 겹벚꽃은 아직 풍성해 볼만했다.
이미 웬만한 곳을 다 가본, 도쿄 생활 4년 차 짬밥은 되어야 찾아와 볼 수 있는 곳이다.
09. 드럭 스토어가 아닌 일반 약국에서는 처방전 없이 약을 살 수 없다.
주말에 이비인후과를 가보니 대기시간만 2시간이다.
2시간은 좀 아니다 싶어, 고민했다.
아, 내과에서도 감기 진료해 주지.
내과에서도 2시간 기다려 진료를 받았다.
진료는 목구멍에 손전등 비쳐보는 걸로 끝났다.
자꾸 코로나 검사하겠냐고 묻는데, 내가 알기로 꽤 비싼 걸로 알고 있다.
거절했다.
처방전 받아 약국에서 약을 탔다.
감기가 좀 심하게 걸렸다.
10. 기침이 심해 마스크 하고 다닌다.
빈자리 잡기 힘든 야마노테에서 아픈 몸을 이리저리 휘저으며 어렵사리 앉았다.
기침을 내뱉자 옆에 앉아있던 아줌마가 그 귀한 자리를 포기하고 저 멀리 어딘가로 가버리신다.
마스크 착용했으니 더라도 당당하게 목에 걸걸한 기침을 남김없이 뱉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