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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헤맬 때 몸이 하는 말들

인생을 생생히 느끼는 게 행복

by 카르멘

“길을 잃어버렸어요”


이상황에 필요한 건 뭘까?

구글 지도앱? 네이버 길찾기? 네비게이션 업데이트? 아니면 112?


내가 밟고 있는 땅위의 길을 헤매고 있을 때 도움을 줄 도구는 많다.


그런데 만약 내가 지표가 없는 마음의 길을 헤매고 있다면?


심리학 책 읽기, 멘탈 상담 받아보기, 또는 지인과의 대화? 아니면 119?


나는 보통 마음이 헤맬 때, 그러니까 분명 내마음인데 내맘대로 되지 않을 때,


나자신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가급적 마음을 안 쓰려고 노력한다.


이미 너덜너덜하고 상태 안좋은 마음을 굳이 고치려 하지 않는다.


보통 우울증에 걸린사람에게도 “힘내라”는 말이 금기어이듯


이미 마음을 써서 마음이 상한 상태라면, 관절을 덜 쓰는게 관절병에 상책이듯, 마음도 덜 쓰는게 상책이다.


그런데 애초에 내맘대로 안되는 내마음이 “이제 쓰지말자” 다짐하면 안써질 리가 있는가?


결국은 마음을 쓰지 않아도 할수 있는 행위를 함으로써 마음을 잠시 차단해야 한다.


그게 바로 몸쓰기다.


나는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운동량이 많아지는 편인데 몸을 쓰는 동안 마음을 쓸 일이 없고, 몸을 쓰고나면 몸뿐 아닌 마음도 가벼워졌다.


여기 나와 같은 생각의 저자가 쓴 글이 있다.



마음이 헤맬 때 몸이 하는 말들

(저자 : 디아)


행복과 고통은 단지 그 순간에 어떤 신체감각이 우세한가의 문제다


생명과학에 따르면 행복과 고통은 단지 그 순간에 어떤 신체 감각이 우세한가의 문제다.

우리는 외부세계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몸에서 일어나는 감각에 반응할 뿐이다.

사람들은 실직해서 이혼해서 전쟁이 일어나서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다.

사람들을 비참하게 만드는 유일한 것은 몸에서 일어나는 불쾌한 감각이다.


결국, 인생을 생생하게 느끼는 것이 행복이다


몸의 감각이 왜 중요할까?


많은 예술가, 과학자, 심리학자는 이야기한다.


'인생을 생생하게 느끼는 것이 행복이다.‘


행복감은 머리나 생각 속에 있지 않다. 몸의 감각과 그 경험 속에 있다.


사람들에게 언제 행복한가? 하고 물어보면 그 대답에는 거의 몸 감각이 들어있다.


행복에 대한 센서가 살아있는, 더 생생하게 살고자 하는 몸에서 나온다.


행복감은 몸을 훑고 지나가는 감각이다.


몸감각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은 식물이 햇볕 쪽으로 온몸을 향하듯이,


행복한 감정을 일으키는 쪽으로 몸을 돌려가며 산다.


기대하지 말고 그저 하라


바가바드 기타(인도 고대서사시로 이뤄진 경전)에서 말한다.


무언가를 기대하는 마음을 가질 때 몸은 무거워진다.


어딘가에 불필요한 긴장이 들어간다.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 결국 특별히 잘하려는 마음도 군더더기.


혹시 핫한 몸 되기를 원하는가?


핫한 몸 되기에는 남녀 차별이 없지만 화폐의 차별은 있다.


부자들의 몸은 핫하고, 핫한 몸은 화폐 가치가 높다.


몸은 스스로 액수를 진열한다. 그 흐름이 몸속까지 향하고 있다.


의료서비스와 보험 체계 등은 화폐 액수에 따라 등급이 정밀하게 나뉘어있다.


돈은 몸 안팎을 지배하며 몸을 옴짝달싹 못하게 한다.


몸은 타자의 눈으로, 건강은 타자의 손에서 관리된다.


몸은 자발성을 잃었다.



삶의 의욕은 신장이 챙긴다


오장(五臟)은 각기 저장하는 바가 있다.


심장은 정신상태의 총괄(mental)을 맡고, 폐는 마음을 잘 다스리는(mind) 관리를 한다.


생기(soul)가 잘 도는지는 간이 살피고,

생각(think)이 지나치지 않은지는 비장이 보며,

삶의 의욕(will)이 있는지는 신장이 챙긴다.


이처럼 장부는 몸의 순환을, 그리고 마음의 순환에도 역할을 한다.


몸은 철따라 일한다. 하지만 도시인은 철-不知


몸은 철 따라 일한다. 더우면 땀을 내어 열을 식힌다.


추우면 몸을 떨어서 열을 일으킨다. 여기에 자율신경계라는 이름이 붙어있는데, 이는 자연의 다른 이름.


한여름 에어컨으로 사무실을 가을로 만들면, 여름 몸은 헷갈린다.


한겨울에 히터로 봄을 만들면, 겨울 몸은 당황한다.


철에 대비한 몸의 신경계가 교란에 빠진다.


철과 몸에 박자가 꼬이면 병이 생긴다.


병까지 가지 않더라도 자연으로서의 몸은 생기를 잃는다. 얼마쯤은 죽은 거다.


도시인들은 그래서 거의 철-不知다. 철을 알지 못해서 철이 들지 못하는.


요가는 1퍼센트의 이론과 99퍼센트의 수련이다.


파바티 조이스(아쉬탕가 요가 구루guru)가 말했듯


요가는 1퍼센트의 이론과 99퍼센트의 수련이다.


수련 후 '아 , 오늘 수련하지 말았어야 했는데'라고 후회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며칠간 수련을 안 하고 '아, 오늘 수련했어야 했는데'라고 후회하는 사람만이 있을 뿐이다.


(수련해야지 후회의 질량을 1그램이라도 줄인다 )


수련과 고통의 관계


수련할 때의 고통은 예방주사와 같다.


아픔을 조금 더 주입해서 더 큰 아픔을 견디는 힘을 준다.


아파도 멈추지 말자 하는 오기가 생김 - 정신력 상승


안 아프게 해야겠다 하는 반성 - 과거의 반성


안 아프려면 뭘 고쳐야 하나 연구 - 미래계획


아프면 이런 마음이구나 하는 심정 - 공감도 증가


즉, 아픔은 사람을 사람답게, 나답게 살도록 이끌어준다


(여기에 플러스 한다면,

수련실에서 날라 다니는 옆동료가 탈의실에서 온갖 고충과 고통을 말하며 탈의할 때 느낀다.

'아 나만 그런거 아니구나' 하는 안도 - 동지애 증가)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


하루키의 미래 묘비명


하루키는 자기 묘비명에

< 작가 그리고 러너,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 라고 쓸거라 한다.




내 마음이 길을 잃었을때 할 수 있는 걸 다시 한번 정리해 본다.


그저 걷기


그저 운동하기


그저 걸어서 운동하러 가기


그저 걸어서 운동하러 갔다가 다시 걸어 돌아오기


내몸의 신장, 비장, 간이 제기능을 하고 폐와 심장이 튼튼해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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