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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르멘 Mar 06. 2024

안녕?

내일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


이번 글은, 2월에서 3월로 넘어가며 느끼는 마음을 스스로에게 보내는 편지로 담아보고자 합니다.



<오늘의 내가, 내일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


3월, 시작과 변화의 달에 착륙했어.


3월의 첫 월요일 아침 출근한 너에게 박수를 보내.


지난 3일간의 휴일은 어땠니?

휴일이라고 부르지만, 엄마로서의 업무가 과중했나봐.

걱정과 고단함이 혼재되어 여유가 없는 너의 뒷모습이 보인다.

일요일 끝자락에 네가 한 말 기억하니?


"빨리 출근하고 싶다"


빨리 월요일이 되어서 육아 전일제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했던말, 웃프지만 진심이었을 거야.


3월이 과도기이기 때문일까.


오늘부터 아이는 새로운 반, 새로운 친구, 새로운 선생님과 적응해야 하잖아.

너는 그런 아이의 시작에 최대한 문제가 없게 준비하고 싶고,

첫 출근하는 도우미선생님도 신경쓰느라 여유가 없었지?

그리고 조금 더 당겨진 너의 출근시간 때문에 유독 아침이 여유가 없었을 거야.


그러니 아이는 아이대로, 너는 너대로 스트레스 반응이 일어난 건 당연해.


하필 일요일부터 아이의 컨디션이 별로라서 더 걱정이 됐지?


참, 인생 계획대로 안된다? 그치?


몸도 마음도 피곤할거야.

간밤에 갑자기 깬 아이 때문에 잠을 푹 자지 못했고, 또 여러 비상상황을 가정해서 준비해야 하는건 너니까.


오늘 간신히 9시 출근도장을 찍고, 한숨 돌렸니?


긴박했던 아침 일정을 소화해내고, 또다른 일터인 회사에 오니, 새로운 이슈들이 쏟아졌지.


머리로는 부조리한 상황, 비합리적인 업무지시임을 알고있지만, 아마 너는 잔잔한 호수였을 거야.

욱-하고 반응할 힘이 없었을테니까.

그건 참, 다행이다 그치?

이미 바닥난 호수에 돌을 던진다 한들, 파동이 크진 않으니까.


그렇게 너는 너의 호수를 소진시키고 월요일을 맞이했어.

하지만 걱정하지마, 너의 호수는 다시 차오를거거든.


너는 육아와 직장의 큰파도, 작은파도를 넘나들면서  꽤나 회복탄력성 내공이 높은 서퍼surfer가 됐거든.


퇴근후에 소아과도 가야하고 내일의 아이와 너를 또 준비해야 하잖아.


육아하는 직장인은 파업이 안돼, 알지?


출근해서 후배가 너에게 메신저를 보냈더라.


"과장님, 안녕하세요? 굿모닝! "


이 한마디에 바로 반응하지 못했던 건 왜일까.

오늘따라 '안녕'이란 단어가 유독 네 마음에 박히는 거야.


안녕이라..

내가 안녕한가?

안녕이란, 아무 탈 없이 편안함,을 부르는 단어야.


탈이 없다.

결론적으론 맞아.


아이는 기침과 콧물을 달고 있지만 약을 먹고 어린이집에 갔고,

너는 도우미선생님과 근무조건을 세팅하고 아이를 등원시킨 후 8시59분 회사 앞에 차를 던져놓고(?)

9시에 지문을 찍었으니 정상출근이지.


어쨌든 모든 과정을 끝냈어.

아이의 새학기도, 도우미선생님과의 첫만남도, 너의 3월 첫 출근도.

휴일동안 체력도 정신력도 고갈된 상태이지만 너는 너의 하루를 또 시작했어.

그리고 너는 분명히 오늘 하루도 잘 마무리할거야.


아마 너는 아이와 함께 9시도 되기 전에 곯아떨어진 듯 해.

원래 하고자 했던 너만의 계획이 있었지만, 그걸 못한게 못내 아쉽긴 하지만 잊지마.


넌 사람이야, 신이 아니야.

그러니 괜찮아.

내일의 너가 있잖아. 혹시나 내일도 힘들다면, 모레는 해낼거야.


기억해.

오늘의 네가 안녕 해야, 내일의 너도 안녕할 수 있어.  


오늘 후배에게 '안녕합니다'라고 말했잖아?

후배한테 '안녕하다'고 말한 거지만, 그건 너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거든.  


회사에서 누군가는 매일 '안녕 못해'를 입에 달고 살잖아.

그는 그 스스로 매일 안녕하지 못한, 삶을 살고있는 거야.

그렇게 살고 싶진 않잖아?


계획대로 되지 않은 일이 많아서 피로하고, 지쳤지만 너는 너의 하루를 지켜냈어.


너의 안녕을 지켜낸 거지.


이제 3월이다.


3월은 2월보다 달이 길어.

그만큼 희로애락도 시행착오도 많을 거야.


그런데 있잖아.  


너는 완벽을 수행해야 하는 로봇이 아니야.


그누구도 너에게 그런 완벽함을 요구하지 않아.


나는 항상 너의 편이야.


그리고 나는 너를 오롯이 믿어.


그건 네가 해낸 결과에 상관없이, 노력하는 너를 언제나 믿는다는 뜻이야.


무엇보다 나는 네가 오늘도, 내일도 안녕하길 바래.


우리, 안녕하자?


안녕!

(feat.마그네슘 챙겨먹자 눈떨리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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