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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제가 잘 살았다는 거겠지요?

25년 2월이 되어서야 쓰는 프리랜서의 마감일기

by 프리케터 진
내가 시를 써도 되는가, 쓸 수 있는가 고민했다.
그러다 질문을 바꾸어 보았다.
내가 시를 쓰지 않고 살 수 있는가.
답은 '살 수 없다' 였다.
그래서 쓴다.
by 이은규 시인


― 올해 당신의 아이덴티티를 찾았나요?


24년 초 스스로에게 물어봤다.
너는 어떤 것을 사랑하고
어떻게 살고 싶고
어떤 모습이 되고 싶어?

올해의 끝에는 우리 주변에 어떤 사람이 있을까?
그리고 너는 어떤 취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되어있을 것 같아?


그때의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자유를 사랑해 글을 사랑하고 그림을 사랑해.

나다운 나로 살고 싶어 누군가의 무엇이 아닌 '나' 말이야.

월 천 수익을 달성해서 주변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걸 해주고 싶어.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일해보고 싶어. 작년보다는 더 자유도 높게 내가 정해서 일해보고 스케줄링해보고 싶어.

올해의 끝에 내 주변에는 내가 되고 싶은 사업가, 프리랜서 사람들이 잔뜩 있을 거야. 내 옆에는 항상 자신의 일을 사랑해서 목타하는 사람들이 가득하겠지.

나는 와인을 즐겨마시고 클래식과 재즈를 좋아하는 취향을 가지고 싶어. 깔끔한 공간에서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틀고 책을 읽으면서. 누군가가 도움을 요청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존재하고 싶어.


2025.2.17

지금 그런 사람이 되었어? 네 곁에는 좋은 사람이 가득하니?


그런 사람들이 가득해

나와 이야기 통하는 사람들이 많아

그 사람들은 항상 뭐에 안된다 보다는 해보면 되지 라는 말을 먼저 하고 의견도 섣불리 내뱉지 않아.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한다는 느낌이야.

나는 칵테일도 취향이 어느 정도 생겼고 와인도 달달한 것보다는 드라이한 걸 좋아함을 알았어

클래식을 좋아하고 운동을 하면서 하루를 여는게 가장 완벽한 하루를 만드는 방법이란 것도 알게 되었어.

나는 내 스케줄을 내가 관리하면서 외주를 열심히 했어.

한편으로는 외주로는 체력과 시간의 한계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프리랜서의 불안정함도 배웠어.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생활은 참 아름답다.

다시 뒤를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만 가고 싶을 만큼.



― 더 나아진 게 있지 않더라도 나아가는 힘


24년 초반에 썼던 월천병이라는 글을 기억하시나요?

제가 가지고 있던 부동산에 대한 투자 실패는 아직도 여전히 저에게는 큰 문제로 남아있어요.

거의 1년 반을 지금은 공실로 견딘 건데. 이번에는 임차인이 있던 건물도 25년 초에 갑자기 폐업하며 조기 계약 종료를 말씀해 주셨고, 1년 계약이었던 광고주도 중간에 투자자들의 압박으로 방향성이 바뀌어 제 생일 주간에 프리랜서 계약을 조기 종료 통보해 오기도 했어요

아직도 건물 투자 실패로 매도는 잘 되지 않으면서 공실로 고정비가 나가고 있는 상태인 거죠.


그렇지만 부읽남 유튜브에서 말하기를 힘들어 죽겠다는 소리가 절로 나와야 부자의 길로 잘 가는 중이라고 해요.

"이러다가 내가 죽는 게 아닌가? (과로든, 투자 실패든)"

라는 생각이 들면 부자가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하네요.

다행히 24년도에는 목표로 했던 바를 어느 정도 달성해서 시드를 모았고 24년 말부터 25년 초까지 미국주식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어요.

더 똑똑하게 제 미래를 준비해갈 힘을 얻은 거에요.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지금의 이 부동산 투자 실패가 나중에 저에게 전화위복이 될지 어떻게 알겠어요.

더 나아진 게 있지 않더라도 책임지고 꾸준히 나아가는 힘이 저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직하게 계속 앞으로도 나아가다 보면 되겠지 하는 생각을 해요.


고정지출이 너무나 큰 상황에서 고정적인 수입이 없는 프리랜서의 길로 무작정 뛰어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했다. 애썼다고 말해주고 싶은 한 해였습니다. - 비유하자면.. 운 좋게 살아남은 불나방. -


첫 글과 마지막 글에서만 돈에 관한 무거움이 느껴지고 그 사이에 있는 수 많은 글에서 부채로 인한 우울이 느껴지지 않았다면 제가 잘 살았다는 거겠지요?

저의 프리랜서 독립 첫 1년의 기록을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간적 자유 100%, 시간적 자유 80%를 꿈꾸면서 소중한 사람과 웃기 위해 달리는 8년 차 마케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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