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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민 Mar 05. 2022

리더의 역할, 팀원의 역할

아이 보며 애니 보기 19 - 씽2게더(2022)


똑같은 더라 일로  때와 놀러  때의 느낌은 천지차이다. 라스베이거스가 그랬다. 일하러 갔을 때는 호텔과 전시회장만 왔다 갔다 하느라 정신이 아니었다. 놀러 갔을 때는? 먹고 노느라 제정신이 아니었다. 천당 아래 분당이 아니라 천당 아래 라스베이거스.


라스베이거스가 자랑하는 쇼를 보러 갔었다. 태양의 서커스 '오쇼' 공연을 보며, 물개처럼 박수를 쳤다. 어떻게 저렇게 정교하게, 합을 맞춰 공연을 연출할  있을까 하며 탄성을 질렀다. 시간이  난 과거의 일임에도 여전히 이국에서  관광머릿속에 쉬이 잊혀지지 않는 인상을 긴, 멋진 퍼포먼스였다.


코로나정점에 다다르고 지만 여전히 예전처럼 마스크 없이 객석에 앉아 자유롭게 공연을 관람하는 모습을 상상하긴 어렵다. 라스베이거스...? 는 고사하고 뮤지컬도 언제쯤 다시 맘편히 가볼  있을지 감히 기약하기 렵다.


그런 와중에 아이들과 함께 '2게더' 보고 왔다. 비록 한적한 동네 극장에서였지만, 예전 공연장에서 느꼈던 감각, 그리고 오래전 여행지의 기억까지 함께 되살아나는 느낌이 좋았다. 영화를 보고 왔는데도 혼자 어깨가 들썩인다. 구김살 없이 행복한, 동화같은 뮤지컬 애니메이션의 힘이다.




'2게더' 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가 ''(2016) 이어 제작한 후속편이지만, 독립적인 스토리라서 전작을 접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내용을 따라가는데  무리가 없다. 쇼비즈니스 업계 변방에 머물던 주인공들이 나름의 수련 과정을 거쳐 결국 목표를 성취하고 마는, 성장 스토리의 공식을 충실히 따른다. 전체 관람가 영화이니만큼 아이들의 눈높이에서도 충분히 소화 가능한 이야기다.


렇다면 어른의 입장에서는?


처음에는 우와~! 하는 마음속 환호성이 들렸. (  배경으로 등장하는 대도시의 이름은 레드 쇼어 시티이지만, 라스베이거스를 모델로 삼았다.) 그리고는 ... 필요 이상으로 진지해져 버렸다. 어라, 이건 리더와 팀에 대한 이야기이잖아...? 하면서.


버스터 문과 아이들(?)

 

버스터 문은 리더다.


비유하자면 간신히 첫 성과를 일궈낸 초기 스타트업 대표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 리더, 꿈이 크다. 지방 소도시 극장에서의 성공에 머무르지 않고, 공연의 메카인 '레드 쇼어 시티'에 진출해서 자기 작품으로 승부를 내고 싶어 한다. 그런데 가진 꿈에 비해 현재 역량은 미치지 못한다. 탐방 온 스카우터의 눈에 들지 못한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문제는 자신이 자신이 있느냐야."
"있죠!"
"그럼 싸워서 꿈을 이뤄! 배짱, 의지력, 신념. 지금 자네에겐 그게 필요해. 그게 없다면 그 스카우트 담당자 말대로 자네가 부족한 것일 수도 있지."


그런데, 버스터 문은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역시, 주인공은 리더의 자질이 있다.) 엔젤투자자(?) 나나의 조언에 힘입어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뒤돌아보고, 간절함을 바탕으로 하나씩 멤버를 모으고, 차근차근 일이 되도록 이끌어간다. (좋은 조언자를 곁에 두는 것도 리더의 복이겠다.)


리더는 '이끄는 역할(Lead)'이지만, '핵심(Core)'라는 말이  어울리는 표현이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사물의 가장 중심이 되는 부분. 일을 이루기 위한 씨앗이라고  수도 있겠다. 리더가 존재하기 때문에  리더를 둘러싸는 팀이 구성된다.


리더는 비전을 제시하고, 누구보다 강렬하게  목표를 향한다. 다른 팀원은 대신할  없는, 대체불가한 부분이다. 2게더  버스터  극단도 리더인 버스터 문의 강한 의지와 추진력이 없었다면, 일을 굴러가게 만들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데, 버스터 문만 있었다면 이들이 성공할 수 있었을까?


팀원이 있어야 리더도 있다.


팀에서는 다양한 재능이 결합하며 시너지를 낸. 버스터 문의 목표, '대도시 레드우드 시티에서의 공연' 성공할 가능성은 초기에는 희박했다. 그런데 함께 같은 목표를 바라보고 가는 극단의 구성원들이  희박한 목표의 성공률을 계속 높여갔고, 어느 순간 ‘해볼 만한’ 상태로 바꿔갔.


버스터 문이 처음 기획한 아이디어는 과거의 성공에 기반한 것이었다.  수준 높은 관객들이 있는 대도시에서는 ‘촌스럽다며보기 좋게 퇴짜를 맞았다. 그때 매일같이 엉뚱한 상상  이야기를 내놓곤 했던 군터가 없었다면, 그의 대담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극의 방향을 대폭 전환시킨 극본을 써내려가지 않았, 성공은 없었다 (군터는 CSO?)


직원인 미스 크롤리의 역할 역시 중요했다. 버스터 문이 현장에서 공연 준비를 감독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을 , 미스 크롤리는 훌륭하게, 아니  이상으로 그의 역할을 대신해서 맡아 주었다. 다루기 어려운 낙하산 배우 캐릭터인 포르샤를  조련했음은 물론이다. (미스 크롤리는 COO?)


군터와 미스 크롤리 외에도 든 팀원들이 공연을 성공으로 이끄는데 빠져서는   캐릭터들이었다. 로지타와 조니, 미나와 다리우스는  공연에서 주인공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애쉬는 공연 공의 키였덩 유명 가수 클레이의 섭외를 성공시키는 결정적 역할을 맡았다. 범위를   넓히자면 댄서 누시(조니의 훈련을 도왔다), 알폰소(미나의 마음을 훔침으로써 공연에 몰입할  있도록 만들었다), 빅대디(공연을 무사히 치르도록 경호를 서며 빌런의 공격을 막았다)  조연급 캐릭터들의 공도 무시할 수 없다.


  비중은 달랐지만, 버스터 문을 중심으로 구성된 극단 구성원들은 모두 각자의 재능을 최대한 활용했다. 팀원들은 팀에 필요한 역할을 때맞춰 수행해 냄으로써 공연이 실패로 이어지는 것을 막고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는  성공했다.


그런데 여기서 한 명이라도 빠졌다면? 무조건 실패다. 그래서 '팀보다 위대한 개인은 없다'는 말이 있는지도.


Team!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여기에 얼마간의 운이 더해졌을 , 동화가 현실이 된다. 리더와 구성원이 함께 같은 목표를 설정하고, 팀을 이루고, 꾸준히 합을 맞춰간다.  과정에서 신뢰가 쌓인다.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존재할  있겠지만, 성공의 이유는 결국 단순하다.


모두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가지 요소가 갖춰졌을 , 비로소 팀워크는 빛을 한다.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기회가 빼꼼 고개를 드러낸다.


물론 그럼에도 성공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영화에서처럼 예상치 못한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구원의 손길이 나타날 확률은 현실에서는 낮으니까. 모두가 버스터 문처럼 '주인공 버프' 받는 것은 아니니까.  


그러나, 두렵다고 시도하지 않으면, 자신의 운을 시험할 기회없다.


영화 말미에 등장하는 U2 노래 '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 가사처럼, 살아가면서, 일을 하면서 끝내 원하는 것을 찾지 못할 있다. 아무리 절실추구해도, 아무리 좋은 멤버들을 만나도, 결국 모두 원하는 지향점까지 닿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바라며 분투하는 , 그리고 같은 목표를 향해 동료들과  어깨 맞대고 함께 나아가는 삶을 살아보는 ,  과정의 의미 역시 충분히 가치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삽입된 U2 노래의 의미도 그럴 것이고. 


영화  로지타의 말처럼 어쩌면 인생 자체가 '밑져야 본전'인데.


Sing 2 OST - 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




학교에서, 직장에서, 집에서  '' 일원으로 살아왔다. 공연장 배우들처럼  순간 딱딱 맞는 합을 보여줬다고는 못하겠지만, 지금까진 그럭저럭 어찌어찌, '빵꾸' 내지 않으면서 지냈다. 때론 리더가 되기도, 때론 팀원이 되기도 하면서.


아이 옆에서 같이 영화를 며, 곰곰이 생각해본다. 내가 속해있는 여러 팀들, 공동체의 성공을 위해 지금 내가 해야  일은 무엇일까? 나는 어떤 목표를, 미래를 간절히 원하고 을까? 애니   보고 나서 인생관 세계관이 송두리째 달라지지는 않지만, 어째   쉽게 엉덩이가 들썩이는  같기도 하다.


그래서?


게으름 피우지 않고 나라의 '리더'를 뽑는 사전투표 완료했다는 말. 'Team Korea'의 일원으로서. 


(뭐지... 이번 글 마무리 망한 듯.)


씽2게더 (2022, 이미지: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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