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평소처럼 길을 가고 있는데 갑자기 TV 어디선가 뵌 듯한 분이 다가오더니 불쑥 시민 인터뷰를 하겠다며 ‘북한 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르시나요?’ 라고 묻습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분이라면 어떻게 대답하시겠어요?
아마 처음엔 다소 얼떨떨할 수 있습니다. '이 사람이 나한테 대체 왜 이러나?' 싶은 마음이 들지도 모르죠. 누군가에게는 ‘혹시, 우주여행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 있나요?’ 만큼 뜻밖의 질문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심층 설문조사를 한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는 단어들은 아마도 아래와 같은 키워드 정도일 겁니다.
‘미사일’은 오랜 기간동안 사람들 머릿속에 북한 하면 떠오르는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네이버든 유튜브든, 검색창은 사람들의 현재 관심사를 대변하는 또 하나의 창입니다. 검색창에서 ‘북한’을 치면 ‘북한 미사일’, ‘북한 핵실험’ 등이 자동완성 검색어 상위에 늘 자리 잡고 있습니다.
최근 수 년간 북한은 동해로 서해로 거의 매달같이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뉴스에서는 ‘북한의 도발’이라며 늘 마찬가지로 떠들썩하게 미사일 발사 장면을 싣습니다. 물론, 대다수의 보통 사람들은 뉴스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미사일이 발사되는 날에도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살아갑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더이상 이목을 끄는 뉴스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아침에 종이 신문을 펼쳐보는 사람을 찾기도 쉽지 않은 세상이니까요.
게다가 미사일 발사 빈도도 적지 않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잦은 자극에는 점점 무뎌지기 마련입니다. 처음 뉴스를 들었을 때에는 ‘북한이 미사일을 쐈다고? 설마 전쟁나는 것은 아니겠지?’하는 마음에 슬쩍 귀를 기울여보기도 했겠지만, 곧 으레 일어나는 일상적인 일, 더 이상 ‘새롭지 않은’ 뉴스로서 북한 미사일 이슈를 대하게 됩니다.
실제로 2016년 이후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꽤나 빈번하게 일어나는 이벤트가 되었습니다. 2022년에는 약 40여 회 이상, 2023년에도 약 20여 회 이상 해상으로의 미사일 발사가 이뤄졌습니다. 어떤 때는 한 달 새에도 몇 번씩 미사일 발사 뉴스가 들리니 사람들은 전에 들었던 뉴스를 마치 다시 듣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마치 북한이 양치기 소년이라도 된 것처럼, 일반인들에게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은 더이상 바쁜 일상의 흐름에 끼어들 만한 뉴스가 되지 못합니다. 여러 차례의 미사일 발사도 잘해야 ‘어? 이번엔 좀 많이 쐈나 보네?’ 정도의 느낌밖에 주지 못하게 된 세상입니다.
축구하면 손흥민, 노래하면 BTS, 예능하면 유재석이 조건반사적으로 떠오르는 것처럼, 많은 한국인들에게 ‘북한’ 하면 가장 떠오르는 사람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일 것입니다.
2011년 12월 아버지인 김정일이 사망하면서 권력을 승계받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어느덧 10여 년 이상 국내외 언론에 다양한 모습으로 노출되고 있습니다. 자연스레 인지도도 높아졌습니다. 손흥민과 BTS, 블랙핑크, 싸이 등과 더불어 전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Korean’ 중에서도 꽤 높은 순위에 올라 있을 겁니다.
하지만 한반도의 정치적 급변사태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는 ‘김정은 사망’ 정도의 뉴스가 아닌 이상 한국인들은 김정은의 존재는 알고 있되, 크게 관심을 갖고 살지는 않습니다. (‘김정은 사망설’은 지난 2020년 정치권을 중심으로 확산된 적이 있습니다. 이때 북한에 관한 언론보도 수치는 일시적으로 급증세를 보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갖고 있는 김정은에 대한 이미지는 사실 매우 피상적인 수준에 그칩니다. 김정은의 존재야 계속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접해 온지라 얼굴을 보면 바로 인지할 정도로 익숙하지만, 그가 내 삶에 직접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얼마 전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일본의 전 총리 아베 신조와 비슷한 맥락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나라 대통령도 아니고 일본의 총리나 북한의 국무위원장이나 내 일상에 직접 영향을 주는 건 별로 없어 보이니까요.
어떤 이에게 김정은은 북한에서 10년 이상을 군림해 온 냉혹한 독재자로서의 이미지일 것이고, 평양냉면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멀다고 하면 안 되갔구나’ 라고 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짧게나마 유행어(?)를 만든 젊은 북한 지도자로서의 이미지일 수도 있습니다.
북한과 쌍둥이처럼 떠오르는 또 다른 키워드는 ‘통일’일 것입니다. 초중고 정규 교육과정에서 ‘남한과 북한의 통일’은 우리에게 당면한 국가적, 민족적 과제로서 늘 언급되어 왔으니까요. 하지만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배우던 학창 시절에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통일’은 너무나 먼 이야기입니다. 어쩌면 남북 통일보다는 휴대폰 충전기 규격 통일이 더 와닿을 수 있겠네요.
말로야 들어 왔지만, 통일이 갖는 의미가 여전히 피부로 와닿지 않는 환경에서, ‘통일’을 떠올렸을 때 연달아 떠오르는 키워드는 정부부처인 통일부 정도입니다. 2022년 초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을 때의 일입니다. 정권 이양을 위한 인수위원회가 꾸려지는 시점에 언론 일각에서 ‘통일부 폐지’에 대한 논의가 흘러나왔습니다. 선거 과정에서 폐지 논의가 불거졌던 여성부와 함께 통일부 역시 폐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겁니다. 지난 2021년 7월, 당시 야당이던 국민의 힘 이준석 대표가 이야기한 ‘통일부 폐지론’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이야기였습니다.
당시 인수위는 공식적으로 통일부 존치를 재확인한 바 있습니다. 이어서 정권 교체에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이 통일부 장관으로 선임되며 폐지 논란은 일단락됐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일부의 존치 여부에 대해 이명박 정부 시기 이후 꾸준히 정치권과 언론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통일부는 우리나라 헌법에 분명히 명시되어 있는 ‘통일’이라는 국가적 목표를 다루는 특임부처인데도 말입니다. 이는 ‘통일’이라는 국가적 목표에 대한 시민들의 시각이 과거와는 달라지고 있고, 이런 흐름이 정치권에도 자연스럽게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로 시계를 돌려보면, 길게는 1980년대까지도 북한은 좋든 싫든 지금보다는 더 개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였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이산가족 상봉'입니다. 이 흐름의 시작은 KBS가 만든, 남한 국내 혹은 남한과 해외의 이산가족을 찾아 주는 프로그램이었어요. 방송으로 촉발된 흐름이 결국 최초의 남북 이산가족 상봉으로까지 이어졌죠. 1953년 휴전 이후 30년 남짓 흐른 당시 시점에서는 여전히 이념과 전쟁으로 인해 헤어진 피붙이들 생각에 힘겨워하는 실향민들이 많았고, 이웃에도 조금만 찾아보면 이북 출신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때로부터도 다시 한 세대를 훌쩍 넘는 40여 년의 시간이 더 흐른 지금, 북한은 더이상 사람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그리고 싱가폴과 하노이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연달아 치러졌던 2018년은 아마도 예외적인 시기였을 것입니다.
이후 남북관계가 냉각되면서 북한은 또다시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빠르게 잊혀지고 있습니다. 웬만한 정치 덕후나 군사안보 덕후가 아닌 이상, 북한은 개인의 삶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키워드로 느껴질 거예요. 학업이나 직장과 관련되지 않았다면 앞서 이야기한 '미사일, 핵무기, 김정은' 이상으로 북한에 대한 관심을 갖는 경우는 더욱 드물 거고요.
남북한은 1948년 단독정부 수립에 이어 6.25 전쟁을 겪으며 분단의 고착화라는 유쾌하지 않은 상황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후 70여 년이라는 시간동안 각자 별도의 정치체제를 유지하며 서로 다른 사회로 살아 왔습니다. 비슷하게 분단을 겪었던 동독-서독이나 중국-대만과는 달리 남북 양측간 교류는 사실상 단절됐고, 오랜 기간 대치상태를 유지했죠.
북한에 대해 많은 한국인들은 꽤 이중적인 감정을 갖습니다. 헌법상 북한은 대한민국이 회복해야 할 미수복지역이고, 북한정권은 북한지역을 불법 점령하고 있는 반국가단체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북한은 1991년 남북한 UN 동시가입을 통해 국제사회가 인정한, 한반도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주권국가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1980년대 들어 남북간의 경제적 격차가 커지고 1990년대 미-소 냉전구도가 와해되는 과정에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북한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되자, 남한 사람들 중에는 북한을 '언제든 과거처럼 남침할 위협이 있는 적'이지만 동시에 '도와줘야 하는 같은 민족'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크게 늘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북한의 존재가 우리에게 썩 가깝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대다수 사람들에게 북한은 ‘존재는 알고 있지만, 내 일상과는 그다지 관련이 없는’ 곳으로, 통일은 ‘학교 다닐 때부터 해야 한다고 듣기는 했지만, 내 인생과는 큰 상관이 없는’, 고담준론에 가까운 이야기로 느껴질 테니까요.
그렇다면 북한은 우리가 이 땅에 사는 내내
잊고 신경끄고 살아도 괜찮은 키워드일까요?
전세계적으로 화제를 일으켰던 논픽션 베스트셀러 <총, 균, 쇠>를 쓴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생리학과 지리학적 통찰을 바탕으로 문명의 발달 과정에서 지리적, 환경적 특징이 갖는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조금 더 쉽게 설명하자면, ‘입지’의 중요성이죠.
한반도는 얼마전까지도 너도나도 앞다퉈 얘기했던 메타버스같은 가상의 공간이 아닌, 우리가 발딛고 살아가는 지리적 공간입니다. 수천년간 위치가 바뀌지 않았고, 앞으로도 수많은 후손 세대가 삶을 살아가며 터전으로 삼을 곳이에요. 이민이라도 떠날 생각이 아니라면, 한반도라는 공간 안에서 계속 일상을 영위하려고 생각하고 있다면 북한에 대해서 한번쯤 곰곰이 생각을 정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이민을 떠나더라도, 자신의 가족과 친구들이 살아가는 모국에 대한 관심을 끊어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각잡고 심각하게 생각하자면 북한은 우리에겐 ‘사느냐 죽느냐’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고, 조금 가볍게 보더라도 우리의 일상에 꽤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평범한 우리들의 삶을 생각해 봅니다. 사람들이 바라는 삶은 생각보다 심플합니다. 본인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하며 살고 싶고, 경제적인 부를 일구고 싶고, 평안하게 마음을 유지하고 싶어합니다. 자식들이 잘되길 바라고, 가족들과 친구들과 행복하게 살고 싶어하는 것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들의 소망과 북한은 결코 별개의 이야기로 나뉘지 않습니다. 여전히 포성이 울리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떠올려 봅니다. 우크라이나 시민들 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전쟁을 겪으리라 상상했을까요? 21세기를 맞은 지도 이미 20여 년이 훌쩍 지난 지금에서 말입니다.
외국으로부터의 침략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느냐, 그리고 무엇보다 그러한 위험을 사전에 어떻게 성공적으로 제거할 수 있느냐의 문제는 그 속에서 살고 있는 개인의 삶과 절대로 분리될 수 없습니다. 그 사실을 우리는 지금도 계속 소셜 미디어를 통해 올라오고 있는 우크라이나 관련 보도들을 보며 간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죠.
‘에이, 그래도 설마 북한이랑 전쟁이라도 나려고요. 70년간 별 일 없이 살아왔는데’ 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전쟁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의 생존에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전쟁과 같은 이벤트 외에도, 우리의 일상은 지금 이 순간에도 알게 모르게 북한이라는 물리적 존재로 인한 영향을 받는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마치 영화 '매트릭스'에서처럼, 미처 우리가 깨닫고 있지 못할 뿐이죠.
북한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까요? 아직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북한을 연구하는 많은 학자들도 솔직히 잘 모릅니다. (물론 지구상 어딘가에 정확히 한반도의 미래를 예측하고 계신 분도 있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제가 공부하는 과정에서 만났던 여러 분들은 그랬습니다.)
매일같이 북한을 들여다보는 연구자들이 그런 걸 모르면 어떻게 하냐고요? 수많은 경영학자와 경제학자, 애널리스트들이 주가흐름을 맞추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어떨까요? 사회과학 영역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납니다. 1991년 당시 소련의 붕괴를 예측한 서방 전문가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냉전이 종식된 직후, 그후로도 30여 년 넘게 북한이 체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 전문가들은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여전히 북한 체제가 (겉으로나마) 건재한 것을 보면, 한 국가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는 데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하지만 북한의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적어도 북한이 ‘내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는 것은 가능합니다. 어쩌면 그러한 짧은 단상들이 이어져 나와 내 공동체의 삶을 조금이나마 변화시킬 수도 있는 촉진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평소에 우리가 깊이 생각해보진 않지만, 늘 근처에 있는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달이죠. 낮에는 보이지 않고 밤에나 가끔 눈에 보이는 정도지만, 달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습니다. 조수간만의 차를 일으켜 낚시에 영향을 주는 정도라고 평가한다면 달이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지구의 유일한 위성인 달은 중력으로 지구의 자전축을 잡아줘 일정하게 지구가 일정한 기후변화를 규칙적으로 만들어줍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에 사계절이 있는 것도 어찌보면 달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이란 건 어쩌면 우리가 매일 보고 있는 달의 그것과 비슷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연재를 통해 북한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씩 풀어가보려 합니다.
북한으로 인한 남한의 안보 위협과 같은 전통적 담론도 물론 중요하죠. 하지만 그건 그나마 언론을 통해 매달 (다소 수동적으로나마) 접하고 있는 영역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소개하고자 하는 내용은 그보다는 조금 더 우리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영역에 초점을 맞추고자 합니다.
예컨대 한국 사회를 하나의 거대한 시스템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1940년대 남북 분단으로 인한 영향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은 상태에서 형성됐습니다. 시스템상의 주요 변수인 북한을 고려하며 생각해본다면,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한국 사회라는 시스템이 어떤 맥락에서 작동하는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야구나 축구를 재미있게 즐기려면 관련 규칙을 이해해야 하는 것처럼, 한국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한국 사회가 왜 이런 형태로 판이 짜여졌는지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북한의 사례를 통해 기업에서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인사이트 역시 얻을 수 있습니다. 인류사에서 가장 큰 사회과학 실험이라고들 하는 '사회주의' 시스템이 역사적으로 어떤 결과를 냈는지 살펴보면, 현대 기업 운영에도 적잖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때론 지나치게 과장되기도, 때론 정반대로 폄하되기도 하는 북한의 전반적인 기술 역량에 대해서도 좀 더 담백하게 정리해 볼 기회를 가져보고자 합니다.
아울러 현재와 같은 남북관계가 형성되게 된 역사적 맥락, 그리고 북한을 반면교사의 거울로 삼아 한국 사회를 바라보는 다양한 상상력의 결과물들도 몇 가지 소개할 생각입니다.
앞으로 연재할 내용이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이 북한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히고, 자신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받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미사일과 핵무기, 김정은과 통일부 외에 더욱 다채로운 키워드들을 머릿속에 담아두는 시간을 갖게 된다면, 그 키워드들이 어느 순간 씨줄과 날줄이 되어 엮이며 지금보다는 조금 더 다양한 관점에서 삶의 방향을 구체화시키는 또다른 아이디어의 출발점으로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상상하지 않는 것과 한번이라도 상상해보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인간은 상상해보지 않은 것은 절대로 현실로 구체화시킬 수 없는 존재이니까요.
그동안 살아오며 뉴스나 짧은 영상 등으로 전해오는 북한이라는 키워드를 큰 관심 없이 흘려 접해온 독자라면, 북한이라는 존재가 어떻게 한반도에 살고 있는 나와 우리들의 삶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차분히 생각해볼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한번쯤 북한이라는 키워드가 내 일상에 어떻게 파고드는 지를 짚어볼 수 있다면 앞으로의 시리즈가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아주 조금, 겨우 한 뼘 남짓이라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