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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래진 Jan 15. 2021

무계획이 희계획

일곱 번째 이주 : 계획

완벽한 인간은 없고, 누구나 결점은 있다.

나만 하더라도 정말 많은 결점이 있는데, 특히 '계획력'과 '실행력'이 매우 부족하다. 학창 시절의 방학 숙제는 개학 일주일 전에 시작했고, 기록하는 습관을 위해 구입한 다이어리는 언제나 첫 장만 쓴 채 연도별로 수집했다.


가끔, 나와 같은 부류와 정확히 반대인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다. 그들은 눈을 반짝이며 자신의 원대한 계획을 확신에 찬 눈빛으로 이야기한다. 빛나는 그들의 확신은 나에겐 자책을 불러왔고, 결국 그들을 따라 계획을 세우게 만들었다. 그러나 뱁새는 황새를 따라갈 수 없는 법. 그들을 따라 세운 계획은 언제나 무너졌고, 더 깊은 자책의 시간이 이어졌다. 그렇게 그들과의 격차만큼 가랑이는 찢어졌지만, 엉금엉금 기어가다 보니 이제는 뱁새만의 '계획 방법론'을 터득했다.


이름하야 '무계획이 희계획'. 계획을 세우지 않는 것이 계획인 방법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계획이 아예 없다기보다는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이 없는 것에 가깝다. 항상 실행의 문턱에서 좌절했던 이유는 목표가 구체적인 경우가 많았기에, 그 원인을 없애버린 셈이다. 그렇게 목적지로 가는 길을 정하지 않고, 목적지 부근을 향해 천천히 걷고 있다.


목적지 부근에서 이루고 싶은 것

1. 나만의 브랜드 만들기

2. 조용한 곳에서 여유롭게 살기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계획하고 실행하는 삶을 사는 건 나에겐 꿈같은 일이다. 그저 내가 이루고 싶은 것에 대해 고민하고, 지금의 행동이 목표와 연관이 있는지 생각해보기만 해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하지 않는가. 옆길로 새고 있더라도 언젠가는 목적지 부근에 갈 터이니, 나처럼 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이들이 새해 벽두부터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글쓰기 모임 <이주>

이 주에 한 편씩 생각을 글로 옮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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