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남편을 잃은 고객을 위해 기도해 준 '더치브로스' 직원

by 강센느

수십 년간 커피 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해 온 스타벅스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미국 서부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더치브로스(Dutch Bros)입니다.


JciOCpI35OkMUSNE5fprUA-WDQU.jpg


1992년 오리건에서 푸드 트럭 형태로 시작한 이 브랜드는, 최근 5년간 매출과 점포 수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기록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2019년 약 4억 5천만 달러였던 연 매출은 2023년 기준 1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매장 수는 600개를 넘어서며 스타벅스 못지않은 전국적 확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MZ세대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어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이처럼 더치브로스가 급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제품의 맛이나 가격 경쟁력이 아니라 '사람'에 있습니다.


img.webp


2016년 워싱턴주 밴쿠버의 한 더치브로스 매장에서 있었던 일은 더치브로스가 어떻게 오늘날 스타벅스보다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남편을 잃고 슬픔에 잠긴 여성 고객이 드라이브 스루에 나타났을 때, 그 모습을 본 더치브로스 직원들은 주문을 멈추고 그녀의 손을 잡고 함께 기도했습니다. 이 따뜻한 장면은 한 고객의 SNS에 공유되며 수십만 명의 공감을 얻었고, 더치브로스라는 브랜드에 ‘진심’이라는 단어를 덧씌우게 만들었습니다.


이처럼 더치브로스는 단순히 커피만 파는 브랜드가 아닙니다. 그들의 진정한 차별점은 ‘고객-직원 관계 경험’이며, 그 경험의 중심에는 바로 직원의 태도가 있습니다. 실제로 더치브로스는 채용 과정부터 고객 응대 방식까지, ‘밝은 에너지’와 ‘긍정적인 태도’를 최우선으로 삼고 있으며 이러한 브랜드 철학이 직원들 사이에서 내재화될 수 있도록 환경을 설계하고 직원들을 트레이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 덕분에 고객들은 어느 더치브로스 매장에 방문해도 직원들과 친구가 된 것처럼 유쾌한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044.jpg


스타벅스가 고객으로 하여금 어느 매장에 방문해도 동일한 맛과 퀄리티의 커피를 경험할 수 있게 하여 성공했던 것과 달리 더치브로스는 맛이 아니라 직원의 유쾌하고 사려 깊은 태도를 동일하게 유지하는 것으로 성공한 것입니다. (더치브로스의 음료가 맛이 없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더치브로스의 음료는 다양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여 자신에게 알맞은 맛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브랜딩은 로고나 슬로건, 광고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특히 오프라인 공간에서 전개되는 브랜드의 경우 브랜드 인상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은 결국 사람, 그중에서도 ‘직원의 태도’입니다. 더치브로스의 사례는 그것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와 이미지는 결국 직원의 말 한마디, 표정 하나에서 실현되고, 그것이 고객의 브랜드에 대한 인상으로 남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연유로 진정성 있는 브랜드 경험을 만들고자 한다면, 브랜딩 전략에 있어 ‘직원의 태도’를 핵심 자산으로 바라보고 설계/관리해야 합니다. 제품은 복제될 수 있지만 사람과의 경험은 대체 불가하기 때문이죠.



keyword
화, 목 연재
이전 22화'재규어'의 리브랜딩은 정말 실패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