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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윤맘 May 06. 2022

딸이 아침이면 나에게 하는 질문

에게 어쩜 이리 예쁘고 천사 같은 아이가 있을까 생각한다. 나의 딸.


딸이 내게 아침마다 하는 질문에 대한 이야가를 하기 위해선 이 아이를 임신했을 때부터의 역사를 지 않을 수 없다.

임신 기간동안 엄마 힘들지 말라고 입덧도 별로 없었고 그 어떤 이벤트(보통 엄마들 사이에서 쓰이는 말로, 경부길이가 짧아졌다거나 아이가 거꾸로 있다거나 등등 병원에서 조심하라고 당부하는 일들)도 없었다.

뱃속에서 보여준 옆모습

심지어 딸을 임신했을 때 임산부 단축 근무가 시행되어 10시 출근 5시 퇴근을 한달가량 할  있었다. 업무에도 변화가 있었는데, 현장에 가서 인터뷰를 하고 직접 취재를 해야 하는 일이 아닌  회사 사무실에서 이슈성 위주의 기사를 쓰는 일을 맡았다.

 

자의반 타의반이었지만 10년 기자생활도 찰복이 임신과 함께(태명이 찰복) 그만둘 수 있었다. 사실 일이 힘들긴 했어도 늘 직업에 대해 자부심이 있었기에 더 하고 싶었지만 아이 출산 후 양가 부모님 도움을 받을 수 없었고, 매일 마감 압박에 시달리며 야근을 밥먹듯이 하는 일은 아이를 키우며 하기엔 나에게도 아이에게도 또 남편에게도 많은 희생과 고단함을 주는 일이었다. 그런데 그즈음 회사에서 직원 정리하는 일이 생겼고 자연스래 임신한 나도 거기에 속하게됐다. (텍스트로 적으니 뭔가 갑자기 울컥하네ㅋ)  


암튼 10년간 매일 해오던 일을 찰복이 덕에 그만 두게 된 것.(부정적 의미의 때문이 아닌 긍정적의미의 덕분이라 표현하고 싶다.)  덕에 나는 정말 평온한 일상을 보냈다. 느즈막히 일어나서 바쁘다는 이유로 보지 못했던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집으로 초대해 음식을 대접했다.  캘리그라피와 요가, 수채화그리기 등 배우고 싶던 것도 구청과 문화센터 등에서 저렴하게 배웠다.


행복하게 열달을 보냈고 선선한 바람이 불던 9월 초 만났다. (유도분만도 성공!)


그렇게 뱃속부터 효도를 한 그 아이는 이제 5살이 되었고, 요즘 아침에 일어나면 나의 건강을 살피는 아이가 됐다.


"엄마 오늘도 어깨 아파?"

"엄마 약 먹었나?"


남들이 보면 내가 무슨 중한 병에 걸린 줄 알 정도로, 세심하게 챙긴다. 사실 그저 둘째 안아주고 돌보느라 담이 자주 와서 어깨가 결리고 둘째 출산 후 심해진 치질에 불편한 정도인데 우리 딸은 이리도 엄마의 건강에 신경을 쓰고 있다. (솔직히 이런 점은 남편보다 낫다 ㅋ)


K-장녀는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태어나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아이를 보고 있노라면 의젓하고 생각이 깊다. 가끔은 너무 남 생각을 많이 하는 모습을 보이기에 혹여 잘 해야한다는 부담감 때문이진 않을까 하고 걱정이 될 때도 있다. 그럴때면 딸에게 음이 어떤지 물어보는데, 매번 돌아오는 대답은 "그냥 마음이 그렇게 돼"이다.


아침마다 엄마에게 괜찮냐고 아프지 않느냐고 물어볼 때도 "엄마 괜찮아 그러니까 걱정 안해도 돼" 라고 하는데도 궁금하고 알고 싶고 신경이 쓰이나보다.


그저 이 아이의 심성이고 기질인가 싶다. 그러기에 더욱 나에겐 보물같고 천사같고 이런 딸이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고마운 딸. 보고만 있어도 행복이 뭔지, 사랑이 뭔지 알게 해준 딸. 엄마로서의 인생을 새로이 살게 해준 나의 우주.


22. 5. 5

100번째 어린이날. 훗날 이 컸을 때 네가 이랬노라고 이때 엄마의 마음이 이랬다고 보여주고픈 날.

딸이 놀이터에서 만든 꽃케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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