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랜딩의 의미 : 가치를 생각하다
실무자에게 리브랜딩 작업은 기존에 하고 있던 업무에 업무가 더 추가되는 다소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 스케줄이 잘 짜여 있지 않으면 중간에 뭘 했는지 뭘 더 해야 하는지 혼란이 올 수도 있다. 스케줄표에는 진행 기간, 진행 단계, 진행 내용, 진행 방법, 작업 담당 세분화, 필요 예산, 도움 부서 등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은 가급적 처음부터 세세하게 적어 놓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그 항목이 다음에 불필요하더라도 처음에는 뭐든 다 기록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진행 단계는 크게 4가지로 나누었는데, 브랜딩에 관련한 다른 글들을 많이 참고하여 정했다.
1단계 : 자료 조사와 분석(research)
2단계 : 브랜드 전략 수립(concept)
3단계 : 브랜드 설계(plan)
4단계 : 브랜드 경험(experience)
1단계, 자료 조사와 분석에서는 로고 리뉴얼 사례와 리브랜딩의 성공, 실패 사례를 찾아보고 성공과 실패 원인을 분석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이때 우리의 고객이 생각하는 브랜드에 관한 생각과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컨셉의 접점이 어느 정도 되는지 알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2단계, 브랜드 전략 수립에서는 브랜드가 가진 컨셉을 좀 더 면밀히 파악하고 비슷한 브랜드 컨셉을 가진 브랜드나 폭넓게는 연관 업종의 브랜드에서 진행하고 있는 브랜딩 사례를 찾아보았다. 그리고 우리가 진정으로 보여주고 싶은 브랜드 가치는 무엇인 지 오래 고민했다. 사실 이 단계에서는 전사적으로 브랜딩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리브랜딩의 범위를 정하자> 부분에서 [전략 카테고리]로 내용만 정리했다. 여기서 작은 회사에서 디자이너로서 할 수 있는 리브랜딩의 한계를 많이 느꼈던 것 같다. 3단계, 브랜드 설계에서는 컨셉을 고려하여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장 및 구체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 로고의 베이직 시스템을 만들고 어플리케이션 리스트를 작성하여 디자인 체계를 확고히 하고자 했다. 마지막으로 4단계, 브랜드 경험 단계는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부분에 우선적하여 집중하였다. 이 부분 역시 <리브랜딩의 범위를 정하자> 부분에서 [시각 카테고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염두에 둬서 넣었던 부분이 ‘직원 명함’이다. 직원들도 내부 고객이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변경되는 브랜드 로고와 컨셉을 직원들에게 가장 빠르고 자연스럽게 인지시킬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했었다. 그래서 늘 소지하고 다니는 명함을 바뀐 로고와 컨셉을 느낄 수 있는 색상을 활용하여 새롭게 디자인하여 빠르게 교체해 주자고 생각했다.
이러한 단계를 큰 틀로 잡고 각각의 단계에서 해야 할 일들과 내용을 구체적인 타임라인 안에 작성한다. 어쩌면 실제 작업을 하는 시간보다 스케줄을 작성하는 일이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 하지만 스케줄을 작성하는 일을 시간 낭비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또 일을 진행하면서 변동되는 사항들 때문에 스케줄을 다시 조정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는 점을 유연하게 받아들이기는 것도 필요하다.
스케줄의 큰 틀을 책의 목차라고 생각해보자. 책을 만들 때 어떤 내용을 쓸 것인지 주제를 정하고 난 다음 목차를 정리한 후 글을 쓰면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고 더 잘 쓸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마감 기간을 정하는 것과 그렇지 않았을 때의 집중도와 작업 속도 차이는 제법 난다. 이렇듯 스케줄을 작성하는 것은 중요한 과정 중 하나이다. 또 구체적이면 구체적일수록 좋다. 작업의 방향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수정이 필요한지, 빠르게 체크할 수 있어야 어느 시점에 혼란이 오더라도 재정비해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