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엄마가 공부하는지 아니?

서로 크는 이야기

by 난나J

안녕 서로야?

엄만 요즘 벼락치기 공부중이야.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서는 알 거고, 로는.... 아마 모르고 있겠지?

어린이집도, 유치원도 아직 가지 못하고 있는 서는 요즘 매일 '심심해~~~~'를 달고 지내고 있지.

그런 너의 입장에서 무엇인가를 해내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엄마가... 조금은 불만일 수도 있을 것 같아.

아니 아마도 많~~이 그럴 거야.

넌 엄마랑 더 많이 살도 비비고 싶어 하고, 엄마랑 가고 싶은 곳도 많고, 또 하고 싶은 일도 많거든.

그런 것들을 뒤로한 채 엄마가 '공부해야 하잖아~~~' 하고 얘기할 때마다 너의 실망하는 표정을 엄마도

쉽게 읽어낼 수가 있거든. 그래서 늘 미안한 마음이 들어.

그런데 문제는 엄마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공부하고 있지 못하다는 거야.


10년 넘게 하던 일을 뒤로하고 엄마가 처음 대학원에 갔을 때만 해도, 내겐 너희들이 없었어.

그러다 대학원을 다니며, 일을 하던 시기에 첫째 서가 생기고,

임신한 몸을 이끌고 낮에는 일을, 저녁엔 대학원에 출퇴근하기도 했었지.

대학원 마지막 학기에는 논문을 쓴다고 첫째를 시어머니께 맡기고

'impossible'을 'I'm possible'로 바꾸어 졸업에 성공하기도 했어.

내가 하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이 충만한 시기기도 했지... 아 아득하다~~

그런데 아이가 둘이 되고 보니, 엄만 너희를 누군가에 마음 놓고 맡기는 것부터 쉽지가 않다.

어른 하나에 아이 둘이라는 건, 엄마인 나도 쉽지 않은 일이란 것을 아니

섣불리 봐 달라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거든...


하지만 무언가를 해내기 위해서는, 제삼자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에서

그 도움을 받지 않겠다는 것은, 내가 무엇인가를 해낼 수 없다는 뜻이기에.

이번엔 전적으로 맡기진 않으면서 너희 할머니께 우리 집에 오셔서 너희를 좀 봐달라는 부탁을 드리게 된 거야.

물론 그런 엄마의 계획이 (늘 그렇듯) 엄마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진 않았지만. 하하.


서가 유치원에 가기도 전에 로가 어린이집에 갈 수 있게 되었지.

그래서 벌써 4주째 어린이집을 오가게 되면서 사실 제대로 공부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어.

그래서 엄마는 너희의 눈을 피해 공부방에 숨다시피 해서 들어와서는,

공부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 그런데 무엇인가를 다시 하려고 하니.

할 수 없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솔직히 스트레스가 되고 있어.


그런데 서로야.

엄만 너희를 참 많이 사랑하는 것 같아.


엄마가 하던 일을 잠시 놓고, 다른 일을 해보겠다고

이렇게 힘든 공부에 뛰어든 것도 사실은 너희 때문이거든.

나는 내가 하던 일을 지금도 여전히, 많이 사랑하는 사람인데.

그 일보다 훨씬 더 소중하고 사랑하는 '서로'라는 보물이 생겨난 거야.

그래서 조금 덜 사랑하는 쪽을 희생하기로 마음먹었던 거지.

그리고 너희를 조금 더 많이 보고, 사랑하면서 엄마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공부를 시작했단다.

그게 바로 지금의 나란다.


사실 해야하는 것을 두고, 물리적인 시간과 형편이 허락지 않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는 엄마에게 처음에 많은 무력감을 주었어.

"내가 마음먹어도 안 되는 일이 있구나, 난 지금은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게 없구나..." 하고 절망했었지.

그런데 그런 시기가 오래 지나고 생각해보니, 때로는 그런 일들이 찾아올 수 있거든?

인생에서 내가 어쩌지 못하는 것들 말이야.

그런 일들에 하나하나 다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면

엄마는 행복해질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봄에서 여름, 가을에서 겨울로 자연스럽게 계절이 바뀌듯,

엄마의 계절에도 겨울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봄이 돌아올 텐데,

엄마는 그 시간을 불평하기보다는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는 생각을 한 거지.

"내가 겨울이 너무 싫다고 해서 그 겨울이 오지 않는 것은 아니잖아.

결국에 봄이 올 것을 알기에 나의 겨울도 즐겨보자!"

한 겨울인데 자꾸 여름날에 가능한 수영을 하자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겨울에 할 수 있는 눈싸움이나 스케이트 타기 등,, 그 시절에 할 수 있는 행복한 일을 찾아보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을 바꾸자 바꾸자... 마음속으로 계속 생각을 바꾸려고 노력한 거야.

그런데 이게 은근히 효과가 있더라고.


마음이 생각하는 대로 쉽게 움직이진 않지만, 1미리씩 아주 조금씩.

그렇게 반복하다 보면 내 마음이 조금씩 움직여주더라고.


지금도 엄마가 더 놀아주길 바라는 우리 서로야!

엄마가 왜 공부하는지 아니?


그건 너희와 앞으로 지금보다 더 오랜 시간

함께 놀고, 웃고, 울고 싶어서라는 걸 한 번은 얘기해주고 싶었어.

본격적인 공부는 너희 둘 다 유치원, 어린이집을 다 가게 되는 내년부터나 가능하겠지.

엄마 그땐 좀 더 열심히 해야 하니... 엄마를 잘 부탁해.

너희랑도 충분히 놀고, 틈틈이 공부하고....

그럴 수 있도록 열심히 체력을 길러볼게. 엄마가 육아도 공부도 일도 해보니까,

체력이. 건강이 제일 중요하더라고. 뻔한 말 같지만 정말 중요한 말이다!?


아....얘기하고 나니 슬슬 눈이 감긴다...

어쩌지? 오늘 공부 다 했네 ㅠㅠ


서로야,

어(제도)오(늘도)내(일도)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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