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이 그리워지는 순간

서로 크는 이야기

by 난나J

아이를 키우기 전엔 몰랐다.

나 혼자만의 시간이 이렇게 소중해질 줄은...


아이가 하나가 있을 때는 몰랐다.

아이가 둘이 됐을 때 시간이 이렇게 없어질 줄은...


'서'와 '로'가 생기면서 나에게 가장 줄어든 것은

마음의 여유와 시간이다.

어쩌면 내가 온전히 가질 수 있는 시간이라는 것은

마음의 여유와도 비례한다.

무엇을 하든 방해받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아무 마음의 거리낌 없이 보낼 수 있는 시간.

아이를 키우게 되면 바로 그런 종류의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진다.

그런데 인간에게 자유라는 것은 주어지는

그 자체만으로도 마음의 안정과 평화를 주는데,

그것이 박탈되었다고 여겨질 때는 말할 수 없는 답답함과 심리적 부당함을 호소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가지고 있던 자상함, 배려심, 여유로움 등 내가 가지고 있던 마음의 긍정적인 부분들을

하나씩 야금야금 빼앗아가게 되고, 이로 인해 마음의 여유는 점점 설 자리를 잃게 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의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 또한 엄마의 그 '시간'이다.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하여 함께 놀아줄 '시간', 온전히 자신만을 바라보며 사랑해줄 '시간' 말이다.

아이들을 온전히 사랑해주고 싶지만, 나 자신도 온전히 사랑해주고 싶은 나란 사람은 그 둘 사이에서 갈팡질팡 길을 잃고 만다. 아이들에게 온 정신을 쏟다가도 나 자신이 사라지는 것 같은 불안감을 가지곤 하고 또다시 나에 대한 고민에 깊이 빠지다가도 아이들을 놓을 수 없다는 생각에 머릿속 고민은 허공 속을 맴도는 것이다. 아마 이건 나뿐만이 아닌 모든 엄마들의 공통된 고민이기도 할 터이다.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갖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내 마음을 들여다보기 위한 시간.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이라고 여겨질 만한 것들이 무엇인지 난 하나씩 찾기 시작했다. 가장 저렙(?)으로 시도한 방법은 나를 위한 무언가를 사는 것이었다. 신발, 옷, 가방, 나를 꾸밀 수 있는 무엇인가를 사는 행위. 그건 가장 손쉬우면서도 빠른 방법이긴 하지만 그 자체가 주는 만족감은 소비하는 그 순간, 무엇인가를 사고 신어보고 입어보는 그 순간에 한정되는 경우가 많다는 한계가 있다. 두 번째는 나만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다. 어떤 이유나 목적이 있어서가 아닌, 그냥 아이들과 신랑과 떨어져 나 혼자만의 시간을 온전히 가지는 것. 그것은 꽤나 효과가 있는 방법이긴 했다. 혼자서 멍을 때리든, 책을 보든, 드라마를 보든, 잠을 자든, 산책을 하든... 나 혼자 나를 위한 행위를 한다는 시도 자체가 주는 해방감이 크다. 그리고 같은 공간에 있을 땐 아무리 벗어나려고 해도 벗어나 지지 않는 아이들에게서 잠시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음에도 심리적으로 조금이나마 더 떨어질 수 있게 된다는 장점도 있다. 그렇지만 관성적으로 아이들이 궁금하고 신경이 쓰여 자꾸만 묻게 되거나, 또 보고 싶어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자석 같은 이끌림은 피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이건 개인차가 있겠지만. 물론 나의 경우다) 그런 고민 끝에 가지게 된 세 번째 방법은 나를 돌아보는 글쓰기를 해보는 것이다. 이건 물리적으로 너희와 떨어지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고, 또 내가 말보다 편해하는 글을 통해 내 생각을 적어보고, 또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글이 가지고 있는 치유의 힘을 통해 내가 느끼는 우울이나, 회의감 등을 긍정적 감정으로 바꾸어낼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매일 하나씩, 일기를 쓰듯 무슨 내용이건 이렇게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생각들을 끄집어내 보겠다고 다짐했고, 3일째 그렇게 실행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아직까진 나쁘지 않다.


5살이 된 요즘의 '서'는 혼자서 하는 놀이보다는 누군가와 함께 상호작용하는 놀이에 더 흥미가 있다. 그러다 보니 가끔은 혼자 있고 싶은, 혼자의 시간이 필요한 내게 끊임없이 함께 놀자는 시그널을 보낸다. 그런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지 못한 나는, 그런 '서'의 마음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못하다. 그리고 이제 막 12개월이 된 '로'는 엄마가 주방에 있건, 세탁실에 있건, 화장실 변기에 앉아있건, 샤워기 물줄기 아래 있건(!) 따라다니는 통에 혼자 있고 싶다는 생각은 더욱 굴뚝같은데, 그 욕구가 해소되지 못하니 더욱 답답함을 호소하게 된다. 이건 어쩌면 가장 기본적인 욕구, 생리적 욕구만큼이나 중요한 '자유'에의 욕구를 충족시켜준다면 생각보다 간단히 해결될 문제인지도 모르겠다. 나의 욕구가 충족되면, 아이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줘야겠다는 엄마로서의 욕구를 나 역시 충족시키려 할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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