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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우진 Feb 29. 2020

커피 잔 닮은 공간 , 제주 서귀포 '왈종 미술관'

제주 공간 여행

*미술관 홍보 글 아닙니다.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커피 잔을 닮은 미술관이 있다.

제주도 서귀포시, 바다가 보이는 얕은 언덕에 자리 잡은

'왈종 미술관'이 그곳이다. 



건물 외경이 커피 잔을 닮았다는 건 

순전히 개인적인 느낌인데, 

값비싸고 우아한 전통 잔이라기보다 

깔끔한 머그(Mug) 잔처럼 보인다.   


'왈종 미술관'의 건축주 이왈종 작가는

조선시대 '백자(白瓷)'를 주제로 삼아  

약 300평의 찻잔 모양으로 

왈종 미술관을 지었다고 했다.


머그잔이나 백자나 모두  

직선과 곡선이 공존하는 물체. 

그것을 닮은 왈종미술관 역시 

곡선과 직선이 함께 한다. 




미술관 전시 공간의 첫인상은 

직선으로만 이뤄진 다각형의 '미로'였다.

벽면 사이로 몇몇 작품이 보이는데 

그 작품을 따라 모퉁이를 돌아 들어가면 

무엇이 보일지 궁금해진다.




왈종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에는

이왈종 작가의 삶이 고스란히 스며있다. 

새, 꽃, 골프 등을 주제로 한 작품들로

어떻게 생각하면

참 팔자 좋구나 싶기도 하지만 

그런 삶을 일궈내기까지의 노력과 고통,

그리고 편안함을 즐기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킨 능력에 더욱 관심이 간다. 




전시 공간에서는 곡선도 보인다.

유연하게 감아도는 벽체가 

마치 커피 잔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조선시대 백자가 아니라 

정말 나의 상상대로 커피 잔을 본따

미술관을 지었다 한다면, 

그 잔은 유리잔이었을 것 같다. 


서귀포 바다 향기와 함께 들어오는 빛이

유리잔에 담긴 은은한 커피색처럼 

전시장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기 때문이다.   




테라스에 놓인 조형물은 

커피 잔 손잡이의 장식물이라고 상상해본다. 

저 멀리 보이는 바다로 날아가고 싶은 듯한 자세. 

작은 조형물 하나에도 

이왈종 작가의 철학이 담긴 듯하다. 



'뜨인돌' 출판사 간(刊),  

<건축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들>에서는 

   '어떤 집단의 마음에 스며들어 있는 심적인 풍경, 

    매일매일 벌어지는 일상생활 안에서 펼쳐지는

    심적인 풍경을 건축물의 안과 밖에

    만들어 낼 수 있다.' 고 한다.  

<김광현, 건축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들, p520>


제주 서귀포 왈종 미술관에는 

건축주 이왈종 작가 일상의 

심적인 풍경뿐만 아니라 

어느 관람객의 마음속에 들어 있는

심적인 풍경도 담겨 있었다. 




*왈종 미술관

http://walartmuseum.or.kr/services/

관람시간 : 10시~18시

휴관일 : 매년 1월 1일 

관람료 : 기본 성인 5천 원, 청소년/어린이 3천 원 



*사진은 모두 '19년 4월에 촬영했습니다. 

 어느 겨울날에 다시 방문하려 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가

 지금은 마음만 제주로 향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쓴 '20년 2월은 코로나19 사태로 

온 국민이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무서워서가 아니라 

마음의 여유가 없어 제주로 가지 못했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제주도 여행자가 늘어나길 기원하며 

왈종 미술관에도 많은 발길이 이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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