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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우진 Jul 25. 2020

블루의 시작_슬리에마(Sliema)

레몬 블루 몰타

몰타의 수도, 유네스코 문화유산의 도시,

발레타(Valletta)를 뒤로 하고 향한 곳은

슬리에마(Sliema)라는 동네다.


이번엔 배를 타고 간다.

슬리에마의 위치 상

버스보다는 통통배 (Ferry)를 탐이 합리적이다.

제법 큰 배지만 통통통 소리가 나는 것 같아서

이동하는 내내 '통통배'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 환청이었을 수도...)


슬리에마는 번화가라 들었다.

서울의 강남역이나 명동 같은.

명품 거리도 있고, 팬시한 카페도 있고

뭐 그런...



발레타 선착장에서 슬리에마까지

15분 정도 걸린 듯한데

슬리에마에 도착해 보니

부산 해운대와 비슷한 느낌이 팍~~

발레타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의 도시라 그런지

레몬색으로 고풍고풍 했는데

슬리에마는 모던모던 하다.



쌍쌍바로 온 커플 여행자에겐

슬리에마가 딱 좋은 놀이터일 수는 있겠지만

사진 찍을 욕심으로 혼자 여행 온 내 입장에선

서울의 거리가 더 예쁘고 화려한데

굳이 몰타까지 와서 슬리에마를 촬영할 필요가

뭐 있겠나 싶어서, 카메라를 잠시 내려놓았다.



해변을 따라 다음 목적지인

센트 줄리안 (St Julian's)로 뚜벅뚜벅 걸어간다.


버스 타고 가기에는 매우 가깝고

7월 지중해의 햇빛과 잡담하며 걷기엔

조금 먼 거리, 그래도 걷는 방법밖에는 없다.


몰타는 영국의 지배를 받으면서

자동차가 좌측통행을 하기에

애초부터 렌터카는 염두에 두지 않았다.

나는 이미 스코틀랜드에서

좌측통행 운전을 해봤지만

몰타는 도로 폭이 너무너무 좁아서

초행길의 여행자에게 운전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변을 걸어가는데 해수욕장이 보인다.

모래는 없고 바위 투성인데

사람들은 잘도 해수욕을 한다.


'발바닥이 뜨겁지 않을까?'

'탈의실이 안 보이는데...

 처음부터 수영복만 입고 돌아다니나?'


영양가 하나 없는 생각을 하며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는데

문득 파란색, 블루가 눈에 들어온다.



블루...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이 보인다.

블루(Blue)는 '고독'이라는 의미라 들었다.

그래서 피카소가 겪은 암울한 시기를

블루 시대라 한다고 알고 있다.


불에 달군 화살을 맞으면 이런 느낌일지,

지중해의 햇살은 화살처럼 내게 꽂히는데

블루 블루 바다를 보니 마음이 청량하다.



잠시 뒷골목으로 들어가 본다.

여행 중에 가끔 하는 행동이다.

사전 정보 없이 아무 골목이나

쑥~~ 들어가 본다.

의외의 장면을 촬영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골목길을 걸으면

마치 도시의 속살을 보는 느낌이다.

그런데... 슬리에마의 뒷골목은...

해변가와 분위기가 정말 다르다.



어쩐지 중세 시대에 지어졌을 듯한 건물,

지어진 이후로

단 한 번도 수리하지 않은 듯한 느낌.

애잔하다.

바닷가를 바라보는 호텔과 집들은

부산의 해운대처럼 고급고급 하던데

그 뒷골목은... 허름하다.



발레타에서처럼 여기서도 발코니가 눈에 띈다.

서기 8백 년대, 아랍의 지배를 받은 적이 있다더니

그 문화가 지금까지 계속 존재하는구나,

작은 섬나라의 역사가 참으로 기구하다 싶다.

(고려, 조선시대 때 외세의 침략은  많았으나

 식민지였던 때는 일제시대뿐이었으니

 대한민국은 참 대단하다 싶다)



골목을 나와 계속 센트 줄리안으로 가다가

초록초록한 바닷물이 보이는

작은 비치(beach)에 도착한다.

이 지역의 이름은 발루타 베이 (Balluta Bay)


Church of Our lady of Mt. Carmel


이곳의 주요 포인트는

성모 마리아의 발현을 기리는  

Church of Our lady of Mt. Carmel라는

성당이다.


1251년 7월 16일 화요일,

수도회의 존속을 간절하게 기원하고 있는

잉글랜드 가르멜 수도회의 총장

성 시몬 스톡 앞에

성모 마리아가 발현하여

갈색 망토(스카풀라)를 건네 주며

"...이 옷을 입는 사람은

 누구나 구원받을 것이다..." 라며

영원한 구원을 얻게 되리라고 말씀하셨다 한다.


이 일을 기념하는 성당이

Church of Our lady of Mt. Carmel 인데...

내가 가톨릭 신자라 하나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아 보기만 하니

솔직히 감흥이 없다.


성당을 둘러보고 가면 좋겠으나

이는 계획에 없던 일,

나중에 다시 오기로 하고
이번엔 계속 가던 길을 간다.


이 날의 BEST 사진 (필자의 생각)


센트 줄라안에 다 와가는 길에,

레몬 색과 블루가 계속 떠오른다.

오늘의 사진은

슬리에마 해변 풍경이 가장 나은 것 같다.




***여행팁톡(Tip Talk)***

[발레타-슬리에마 페리]

- 어른 왕복 2.8 유로

- 단, 20시 이후엔 요금이 더 높아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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