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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Son May 07. 2024

최고의 피드백, 'Helpful'

주체적 변화를 위한 3가지 컨설팅 Tips

현장조사를 통해 발견한 Insight를 초기의 요청에 맞춰 제언 형태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고민은 항상 '주체성'의 중앙선을 넘어서고 있지는 않은가 였습니다.

관련해 현장 조사에 특화된 제 전문성을 활용하려면 우선 넘어야 하는 첫 번째 관문은 '이슈의 현상 전환'입니다. 

예를 들면 ROC(Reason of creativity)는 AI 타로 앱 서비스를 글로벌로 키우고자 하는 기업에게 '우리는 왜 기도하는가', 이 전 세계에서 확인되는 인간 현상을 이해하는 게 목표에 다가가기 위한 앞으로의 내부 결정에 중요한 발견을 할 수 있는 질문임을 납득시키려 시도합니다. 


사람들의 일상 속 이를 이해하기 위한 관찰 및 경청하는 과정에서 실제 기업 내 고민인 


- 어떤 주제의 콘텐츠 기획을 할 것인가? = 기도 주제

- 어떤 대표 캐릭터를 제작할 것인가? = 기도 대상

- 연관 콘텐츠 노출 알고리즘의 기준 = 기도 빈도 및 연관성

- 메인 페이지 디자인 요소 및 인터페이스 변화의 = 기도 시 몰입 과정


기준 정보에 대한 구체적인 단서들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모든 변화의 완료는 절대적으로 기업 내부의 변화를 향한 동기와 의지에 기대야 하는 것도 사실이기에 항상 이 내부에서의 엔진이 얼마나 지속적으로 부서 별로 집중해서 움직이게 하는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이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입장과 상황, 실행이 프로젝트의 성공과 실패, 심지어는 완료 가능성까지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 현상 전환의 질문 작성 Tip: 
관련 현상 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verb를 찾아 이를 기준으로 질문을 재구성합니다.
- 혼술 하는 여성에게 어떻게 하면 우리 술을... = 왜 여성들은 혼자 술을 마실까?


두 번째 관문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에 대한 상호 인정'입니다. 

프로젝트 기간만 잠시 관심을 쏟고 떠나는 외부자로서의 조사자는 매일 해당 업계 및 시장에서의 경쟁과 생존 앞에 수많은 시도를 해 온 기업 내부의 전문가들 앞에서는 그저 많은 것이 부족할 뿐입니다. 아는 척 애써봐야 금방 들통날 걸 알기에, 빠른 프로젝트의 앞, 뒤 맥락 파악을 위해 스스로의 한계를 인정하고 공유하는 건 당연하게도 많은 두려움을 동반합니다. 


하지만 더 큰 어려움은 이후 의뢰한 기업 내부의 솔직한 태도 여부에서 마주하기도 합니다. 미팅에 참여한 이해관계자분들 사이에는 정치적 입장, Ego, 외부자를 향한 경계심으로 쉬이 저와 같은 결정을 내리지 못합니다. 변화를 필요로 하는 주체가 스스로의 상황을 솔직하게 공유하지 못하면 계약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 있기에 개별적이건, 다른 업무적 지원이건 각 주체가 스스로의 인정 앞에 당당해질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 파악하려 애써야 하고 실제로 협조해야 합니다. 

* ‘논쟁’의 전략적 활용 Tip:
조직 내 사회적 침묵은 프로젝트 과정의 단순함으로 확인됩니다. 아이디어가 잘 만들어진 듯 보여도 실제로 무슨 의미인지 알아내는 질문이 멈추면 안 됩니다. 그래서 내부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해 암묵적 타협의 연결고리들을 끊어내는 토론을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 번째 관문은 '외부자를 향한 기대의 변화'에 있습니다. 

위에 언급한 두 가지 고민들의 앞에 놓여있는 보다 근본적인 고민은 숙제를 받아 답안지를 제시하는 역할이 아닌 대화의 시작과 끝에 함께 할 존재감을 전하는 데 있습니다. 광고 업계와 같이 100페이지가 넘는 연간 캠페인 제안서를 들고 가 컨펌을 기다리는 수동적 역할이 아니라 이슈가 되는 상황에서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질문하고 의견을 내는 역할임을 전하는 건 그 자체로 두렵지만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처음의 ‘캠페인 아이디어를 주세요’에서 ‘도수 20도에 가까운 과일향 맥주 브랜드가 어떤 타깃을 대상으로, 어떤 메시지로 접근해야 할지 감도 안 와요’로 질문의 질감이 변화하는 데에는 꽤나 고통스러운 과정을 요구된 바 있습니다. 변화가 빨라진 시장이기에 그에 맞는 업의 변화를 꾀했으나 정작 변화를 필요로 하는 기업 내부에는 그 체감이 예상보다 천천히 일부에게만 다가감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 기회의 확장 Tip:
초기 프로젝트에서 요구하던 결과물 외에 Appendix를 매우 구체적으로 정리해 다른 기대를 품을 수 있음을 간접적으로 전했습니다. 이후에도 작은 프로젝트들로 기대의 범위를 넓히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임했습니다. 



프로젝트의 완료는 외부자로서의 역할의 한계를 인정하는 용기를 충분히 내었음을 의미하고 이 모든 관문을 내가 아닌 상대가 주체적으로 넘어서게 도운 성과가 있었음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보다 본격화된 기업 내부의 주체적 대응으로 외부에서 관찰해 정리한 insight가 자연스럽게 활용되고 실행 계획에 입혀져 더 이상 제 존재에 대한 관심이 이전 같지 않을 때, 그때 저는 비로소 ‘helpful’이라는 피드백을 받곤 합니다. 


이는 단순 만족을 넘어 실제로 비즈니스와 관계에서 지속 가능한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뻔해 보이는 단어가 그래서 제게는 매우 값지다 할 수 있습니다. 이 경험이 여러분에게도 영감을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조직에서도 비슷한 접근 방식을 시도해 보셨다면, 그 경험을 공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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